구로문화재단,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주최, 오행시 콘서트 ‘클래식한 11시’ <하프 앙상블>이 11월 11일 11시 오류아트홀에서 공연됐다. ‘오행시’는 ‘오류아트홀에서 행복한 시간’을 뜻하며, 24일 11시에 같은 장소에서 <현악7중주>가 ‘클래식한 11시’ 프로그램으로 이어진다.
오행시 콘서트의 또 다른 프로그램인 <행복한 국악을 만나다>는 구로문화재단, 세종문화회관 주최,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연주로 11월 15일 오류아트홀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하프 앙상블>은 코리아심포니오케스트라의 하프, 금관, 타악기 연주자로 이뤄진 ‘코리안심포니 하프앙상블’이 연주했는데, 정규 프로그램과 두 곡의 앙코르곡 연주 뒤 즉석에서 만들어진 관객과 질문과 대답 시간에 관객들이 가장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점이 주목됐다. 관객들은 듣고 싶은 욕구와 함께, 알면서 듣고 싶은 욕구가 무척 강했던 것이다.
◇ 악기군에 따른 연주, 각기 다른 매력을 선사하다
‘코리안심포니 하프앙상블’ 10명의 연주자가 <하프 앙상블>에 함께 했다. 윤혜순(하프), 박혜진(첼로), 송은지(바이올린)의 3중주로 시작해 조성호(타악기)가 합류했고, 김성중(트렘펫), 최문규(트럼펫), 정대환(트롬본), 고영석(트롬본), 김기범(호른), 박윤근(튜바) 연주자가 후반부에 같이 해 인상적인 연주를 들려줬다.
멘델스존의 ‘노래는 날개 위에’, 발프의 오페라 <집시 소녀> 중 ‘나는 대리석 궁전에 사는 꿈을 꾸었어요’,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부드러운 산들바람’은 하프와 바이올린, 첼로의 연주로 연주해 서정적인 감성을 전달했다.
피아졸라의 ‘리베로탱고’부터는 기존의 하프, 바이올린, 첼로에 타악기가 합류해 타악기가 현악기와 만났을 때 어떻게 다른 리듬과 감정을 만들어내는지 들려줬다. <하프 앙상블>은 순서대로 악기가 더해져 관객들이 귀와 감정을 점점 더 높여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금관악기들까지 모두 함께 해 10명의 연주자가 연주한 후반부는 클래식 곡과 함께 영화 <라라랜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애니메이션 영화 <이웃집 토토로>의 수록곡들이 연주돼 웅장하고 강렬한 감동을 선사했다.
◇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코리안심포니 하프앙상블의 금관악기 연주자들의 실력을 가까운 거리에서 만끽한 시간
‘코리안심포니 하프앙상블’은 특히 금관악기들의 호흡이 돋보였다. 일정 수준 이상의 오케스트라의 경우 현악기는 기본적인 연주를 충족할 수 있으나, 타악기와 관악기는 그렇지 않다.
현악기의 경우 많은 수의 악기들이 함께 소리를 내지만, 관악기의 경우 소수의 연주자가 한 악기를 소화하고 현악기보다 관악기가 연주자에 따라 만들어지는 소리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오케스트라의 수준과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관악기와 타악기, 그중에서도 관악기라고 볼 수 있다.
이번 공연에 참여한 금관악기 연주자들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단원답게 각 악기 소리를 안정적으로 내면서 다른 악기들과의 앙상블을 이뤄냈다. 연주자 개인의 역량과 팀워크가 모두 충족돼야 가능한 소리의 조합을 들려준 것이다.
오행시 콘서트의 관객 중에는 평소에 클래식 공연장을 자주 찾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오류아트홀이 집 근처이기 때문에 관람을 선택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프 앙상블>은 아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공연이었고, 모르던 사람들에게도 클래식이 아름답고 멋있다는 것을 느끼게 만든 공연이었는데, 현악기 연주자들의 서정성과 관악기 연주자들의 실력, 팀워크가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 관객들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갑자기 기획된 관객과의 질문과 대화 시간
<하프 앙상블>은 해설이 있는 클래식 공연이었다. 정규 프로그램 후 앙코르곡이 연주되고 나서, 코리안심포니 하프앙상블 단원들은 관객들의 질문을 듣고 대답하는 이벤트를 즉석에서 열었는데 공연보다 더 폭발적으로 반응이 뜨거웠다.
어린이 관객들은 하프의 현이 몇 개인지, 하프 모양이 저런 곡선인지를 묻기도 하고, 트럼펫과 트롬본이 소리를 내는 원리에 대해 묻기도 했다. 어린이들의 질문에 단원들은 진지하고 재미있게 설명을 해줬는데, 그 대답을 듣고 정작 더 크게 감탄한 사람들은 어른들이었다.
어른 관객들이 감탄하는 소리를 들으며, 어른들은 평소에도 궁금한 게 많아도 차마 묻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행시 콘서트의 관객 참여와 만족도 제고를 위한 하나의 팁이 될 수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