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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클래식] ‘대학오케스트라축제’(5) 숙명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김경희)

발행일 : 2018-11-07 13:06:45

숙명여자대학교 <숙명필하모닉 오케스트라(Sookmyung Philharmonic Orchestra)>가 11월 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됐다. <2018 예술의전당 대학오케스트라축제>의 다섯 번째 시간으로, 예술감독이자 상임지휘자인 김경희의 지휘로, 피아니스트 박수진이 협연했다.
 
지휘자 김경희는 곡 자체에서의 완급 조절, 강약 조절을 효과적으로 하면서도, 악장이 바뀔 때 쉬는 시간을 많이 두지 않고 빠르게 다음 연주로 이어가 연주자와 관객 모두 지치지 않으면서도 몰입하게 만들었다. 열정과 카리스마, 부드러움의 리더십을 모두 갖춘 멋진 지휘자라고 느껴진다.

‘숙명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숙명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 글린카, 오페라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 부드러움과 열정적 에너지를 모두 보여준 지휘자 김경희!
 
<숙명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첫 연주곡은 글린카의 오페라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이었다. 첫 음으로 빠르게 들어가며 무척 강렬하게 시작했다. 지휘자는 악장과 악수하는 대신 포옹을 하던 부드러운 모습을 뒤로하고, 열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지휘를 했다.
 
첫 곡의 선곡은 강렬한 이미지를 주는데 효과적이었는데, 창단 이후 김경희 교수의 지휘 아래 약 70회의 정기연주회를 통해 쌓인 노하우와 팀워크는 인상적인 선곡으로 인해 빛났다고 볼 수 있다.

‘숙명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숙명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 베토벤 <“환상 합창곡” c단조 Op.80>! 60여 명의 합창단, 피아니스트 박수진의 협연!
 
베토벤의 <“환상 합창곡” c단조 Op.80>은 피아니스트 박수진 교수의 협연으로 이뤄졌다. 남녀 각각 3명의 성악가와 60여 명의 합창단이 함께 했다. 여자 합창단으로만 펼쳐진 “환상 합창곡” 합창 파트는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는데, 부드러운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휘자는 합창과 협연이 같이 있는 곡을 지휘하면서도 부드러움과 카리스마를 모두 발휘했는데, 연주 후 인사 시간의 배려를 보면 각각의 아티스트에게 연주 성과를 인정해주면서도 그 성과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 마음을 같이 어루만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김경희가 지휘 실력과 카리스마뿐만 아니라 부드러운 리더십 또 한 가지고 있다는 점이 무척 돋보였다.

‘숙명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숙명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 말러 <교향곡 제5번 c#단조>! 연주 자체로 완급 조절을 하면서, 악장 사이는 많이 쉬지 않고 질주하는 지휘자 김경희!
 
말러의 <교향곡 제5번 c#단조>는 연주 시간이 긴 곡이다. 지휘자의 지휘에 따라 각 악기 파트별 강약 조절, 완급 조절이 효과적으로 이뤄져 연주에 역동감과 입체감이 부여됐다. 김경희는 명확하게 지휘하면서도 줄일 때와 쉴 때의 디테일을 잘 살렸다.
 
악장이 바뀌어도 연주를 바로 시작해 관객들이 긴장을 확 풀지 않고 감정 선을 유지하게 만들었다는 점 또한 눈에 띈다. 지휘자는 연주 자체로는 완급 조절을 하면서, 악장 사이는 많이 쉬지 않고 질주해, 연주자와 관객 모두 지치지 않으면서도 몰입하게 만들었다.

‘숙명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숙명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말러의 교향곡은 쉽게 연주할 수 있는 곡은 아닌데, 지휘자와 단원 모두 여자 연주자로 이뤄진 숙명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말러의 웅장함을 실감 나게 표현했다. 연주 후 단원들의 표정을 보면 아쉬움 없는 연주를 했다는 점이 전달됐다.
 
앙코르곡은 아르투로 마르케즈의 <단존 No.2>였다. <교향곡 제5번 c#단조>에서와 마찬가지로 김경희는 앙코르곡도 시간을 끌지 않고 바로 시작했고, 무척 선명하게 지휘했다. 귀를 막고 음악을 듣지 않으면서 온몸으로 지휘하는 김경희의 동작만 봐도 어떤 음악이 나올 것인지 어느 정도 예상이 된다는 점은 무척 흥미로웠다.

‘숙명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숙명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마지막 지휘 동작은 “아주 잘했어”라고 말하는 듯했는데, 연주를 마무리하면서 지휘자로부터 저런 비언어적 칭찬과 인정을 받으면 ‘연주할 맛’이 나겠다고 생각됐다. 지휘자의 인정과 칭찬은 연주자들에게 증폭돼 결국 그 에너지가 관객들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관객들은 행복한 여운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숙명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좋은 반응을 받으며 꾸준히 공연을 할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라고 느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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