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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클래식] ‘대학오케스트라축제’(4) 연세 심포니 오케스트라(지휘 장윤성)

발행일 : 2018-11-05 11:46:28

<2018 예술의전당 대학오케스트라축제>의 네 번째 시간으로, 연세대학교 <연세 심포니 오케스트라(Yonsei Symphony Orchestra)>가 11월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됐다. 예술감독이자 상임지휘자인 장윤성의 지휘로, 김영호가 협연했다.
 
지휘자 장윤성은 오페라 서곡, 협주곡, 교향곡을 지휘할 때 적용하는 설정과 디테일이 다른 지휘를 통해 음악적 다채로움을 전달했다. 피아니스트 김영호는 손가락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연주를 하면서도 시간을 길고 촘촘하게 사용하는 놀라움을 보여줬다.

‘연세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연세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 바그너 오페라 <리엔치> 서곡, 깔끔하고 모범적인 지휘를 보여준 장윤성!
 
바그너의 오페라 <리엔치> 서곡은, 일반적인 서곡처럼 대놓고 웅장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서정적이고 낭만적으로 감미롭지도 않게 시작했다. 불안감을 조성하며 이어가던 음악은 웅장함으로 이어졌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악기들이 촘촘하게 함께 했다.
 
금관 악기와 목관 악기는 원곡이 그런 것인지 연세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해석과 표현이 그런 것인지 다소 거칠게 느껴지기도 하고, 생생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서곡의 감정에 쌓인 채 본막을 못 본다는 아쉬움이 생겼는데, <리엔치>는 전막보다는 주로 서곡으로만 연주된다.

‘연세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연세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지휘자는 진지하게 핵심에 몰두하는 지휘를 보여줬는데, 지휘 동작은 깔끔했다.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는 모범적인 스타일로 장윤성은 지휘를 했다. 무한선율로 유명한 바그너의 감성이 장윤성의 명확한 지휘로 조화와 시너지를 냈다고 볼 수 있다.
 
◇ 생상스 <피아노 협주곡 제2번 g단조 Op.22>, 위대한 예술세계를 공유한 피아니스트 김영호!
 
생상스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 g단조 Op.22>의 협연자 피아니스트 김영호는 겸손하면서도 여유 있는 자세로 무대에 등장했다. 김영호의 연주는 음 하나하나가 모두 살아있었는데, 연주 시간 내에 정말 많은 것을 표현했다.

‘연세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연세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김영호는 주어진 시간을 길게 사용해 실력과 내면을 모두 다 표현하는 아티스트라고 느껴졌다. 다 표현하면서도 약간의 여유가 있다고 보였는데, 협연이 아닌 독주를 할 때는 어떤지 무척 기대가 됐다. 가르치는 스타일도 궁금해졌는데, 자신의 예술세계를 제자들에게 어떻게 전달하는지 연주를 들으면서 문득 호기심이 생겼다.
 
<피아노 협주곡 제2번 g단조 Op.22>를 연주하는 김영호의 손가락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랐는데, 마치 영상에서 여운을 주는 효과를 라이브로 보는 느낌이었다. 그러면서도 지휘자를 쳐다보며 디테일한 시간을 맞추기도 했는데, 입장할 때의 겸손함과 배려심은 저런 실력과 여유에서 나오는 자신감 덕분이었겠다고 생각된다.

‘연세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연세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김영호는 피아노 의자에서 일어나는 듯한 동작으로 역동적인 연주를 하기도 해 시각적 몰입감을 줬는데, 김영호와 장윤성은 서로에게 잘 맞추며 프로들끼리의 케미를 보여줬다. 피아노 솔로 연주 시간에 피아니스트 방향으로 몸을 돌린 채 정자세를 유지하며 피아노 연주를 경청하는 지휘자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김영호는 앙코르곡으로 바흐의 <프렐류드 b단조 BWV 855a>(실로티 편곡)를 연주했다. 현란한 기교와 감성을 쉬지 않고 펼치는 아티스트는 관객들 앞에 모습을 자주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음대 안에만 있기에는 너무 아쉽다고 생각된다. 피아니스트 김영호의 연주를 지금보다도 더 자주 공연장에서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연세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연세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 Op.14>, 현악 파트 연주의 아름다움을 전달하다!
 
인터미션 후에 연주된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Op.14>에서 제1악장에서는 현악 파트 연주의 아름다움을 들려줬다. 감미로우면서도 부드러움을 전달했는데, 지휘자 또한 제1부와는 다른 스타일로 지휘했다. 몸으로 리듬을 타며 열정적으로 지휘했다.
 
장윤성은 오페라 서곡, 협주곡, 교향곡을 지휘할 때 적용하는 설정과 디테일이 다른 지휘자였다. 제1부 연주 때는 모범적이고 우직한 스타일로 보였던 지휘자의 <환상교향곡 Op.14> 연주를 보며, 그의 내면에는 음악적 다채로움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졌다.

‘연세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연세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연세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선곡은 지휘자의 내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된다. 혹은 선곡에 맞출 수 있게 실력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볼 수도 있다.
 
첫 번째 앙코르곡은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제5번>이었다. 신나고 경쾌한 곡으로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곡으로 친근감을 줬다. 앙코르곡에서 지휘자는 완급 조절을 보여줬는데, 연주하는 곡마다 새로운 색다름을 보여준다는 점이 주목됐다.
 
첫 번째 앙코르곡에 이어 두 번째 앙코르곡도 시간을 끌지 않고 바로 연주됐는데, <연세 찬가> 연주에 관객석에서 일어서서 노래를 부르는 관객들도 있었다. 대학 오케스트라 공연에서만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선곡이었다. 관객들 중에 <연세 찬가>를 처음 들은 사람들은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무대와 일어서서 노래를 부르는 관객석을 번갈아 쳐다보며 신기한 눈빛을 보내기도 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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