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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연극] ‘그 카페 그 테이블’ 2018 팀 작당모의 창단공연, 연극과 무용, 음악의 절묘한 컬래버레이션

발행일 : 2018-11-03 11:07:36

2018 팀 작당모의 창단공연 <그 카페 그 테이블>이 11월 2일부터 4일까지 씨어터 아뮤스에서 공연된다. 예문지, 김민성, 이현희, 장재희가 출연한 이번 작품은, 팀 작당모의, 댄뮤아트가 제작하고, 가람기획, 가면액터스스튜디오가 기획하고. 작/연출 김세한, 안무 박준희, 조안무 박하영, 작곡 김예나, 반유니섹스, 기획총괄 조혜림, 조명 전상준, 홍보 박나영 오혜진이 함께 했다.
 
연극과 무용, 음악의 절묘한 컬래버레이션이 돋보인 이번 작품은, 시작부터 중요한 시각적이면서 상징적인 암시를 전달하는 등 내면 심리를 보여주기 위한 디테일이 살아있다. 몰입한 배역에서 바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커튼콜에서도 절제된 울먹임을 드러낸 이현희의 모습은, 실제로 극중 배역 그대로의 모습이라고 느껴졌다.

‘그 카페 그 테이블’ 공연사진. 사진=팀 작당모의 제공 <‘그 카페 그 테이블’ 공연사진. 사진=팀 작당모의 제공>

◇ 특이하게 보이려고 했다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정말 중요한 암시적 상징을 보여준 공연의 시작!
 
<그 카페 그 테이블>은 불안감을 조성하는 음악이 시작 전부터 공연장을 감싼다. 공연 안내 및 주의사항 멘트도 없이 배우 이현희가 무대로 바로 등장하면서 공연은 시작된다.
 
관객은 마음의 준비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극 안으로 바로 들어가게 된다. 공연 전 음악을 들으며 느꼈던 불안감이 당혹감, 공포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 카페 그 테이블’ 공연사진. 사진=팀 작당모의 제공 <‘그 카페 그 테이블’ 공연사진. 사진=팀 작당모의 제공>

창단공연에 남다른 이미지를 주기 위해 설정한 시작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공연을 다 보고 나면 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의 정서를 관객이 직접 느낄 수 있게 만든 암시적 상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리플리 증후군은 여러 가지 형태가 있는데 의식적이고 자발적인 리플리 증후군이 아닌, 의식을 현재 상황을 견딜 수 없어 무의식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점을 이미지적으로 압축해 표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다른 영화나 연극에서의 리플리 증후군과 다른 형태의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것을 알려준 것이다.

‘그 카페 그 테이블’ 공연사진. 사진=팀 작당모의 제공 <‘그 카페 그 테이블’ 공연사진. 사진=팀 작당모의 제공>

◇ 대사 못지않게 안무와 움직임이 중요한 작품! 팀 작당모의의 색깔을 보여주다!
 
‘팀 작당모의’는 ‘관객을 모시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들이 있어야 한다’를 활동 모토로 삼아 배우, 작가, 안무가, 작곡가 등 다양한 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프로젝트팀이다. <그 카페 그 테이블>은 대사로만 이뤄진 연극이 아니다. 무용극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시간이 있는데, 이런 영역 융합은 팀 작당모의의 색깔을 보여준다.
 
배우는 말없이 움직임만으로 내면과 정서를 전달하기도 하고, 흰색 옷과 검은색 옷으로 상황과 내면을 드러내기도 한다. 공포와 서스펜스 또한 대사와 함께 움직임으로 표현하는데, 김세한 연출과 박준희 안무의 시너지를 느낄 수 있다.

‘그 카페 그 테이블’ 공연사진. 사진=팀 작당모의 제공 <‘그 카페 그 테이블’ 공연사진. 사진=팀 작당모의 제공>

예를 들어, 몸을 웅크리는 동작을 할 때 이현희와 김민성은 자신을 가장 작고 동그랗게 보이도록 표현했다. 만약 단순히 작게 보이게 하려고 하면서 주먹을 세게 쥐고 팔꿈치를 옆으로 삐져나오게 표현했으면 불만과 분노가 표출됐을 것인데, 가장 작게 유선형으로 몸을 움츠리면서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 숨고 싶은 마음, 줄어든 자존감과 존재감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비언어적 표현으로 정서를 만드는데 연출과 안무, 배우가 힘을 합한 것이다.
 
◇ 인간 내면 심리에 관심이 많은 작가! 직접 연출하면서 감정의 디테일을 살리다!
 
“아마 이 꿈은 악몽일 거야”라는 남자의 대사에 “아마 이 삶도 악몽일 거야”라고 여자가 답하는 대사가 두 번 반복되는 시간이 있는데, 죽음의 상황과 현실의 고통, 꿈의 환영에 대해 연출은 관객이 생각할 여지를 남긴다.

‘그 카페 그 테이블’ 공연사진. 사진=팀 작당모의 제공 <‘그 카페 그 테이블’ 공연사진. 사진=팀 작당모의 제공>

따뜻한 아메리카노만 먹는 남자에게 블루베리 스무디를 먹으라고 권하는 장면은 상황이기도 하지만 심리적인 제안으로 볼 수도 있다. 스토리텔링에 비어있는 공간인 미싱 링크(missing link)에 대한 언급도 있고, ‘나도 그렇다’라는 자기개방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건과 행동 자체에 집중해 이야기를 펼치기보다는,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내면 심리에 감독은 의미를 더 많이 둔다는 점이 주목된다. 인간 내면 심리에 관심이 많았던 작가는 <그 카페 그 테이블>을 직접 연출하면서 감정의 디테일을 잘 살리려고 노력했다는 점이 공연 곳곳에서 보인다.

‘그 카페 그 테이블’ 공연사진. 사진=팀 작당모의 제공 <‘그 카페 그 테이블’ 공연사진. 사진=팀 작당모의 제공>

모든 배우가 연기와 움직임에서 뛰어난 연기력과 표현력을 보여줬다. 특히 이현희는 감정이 변화하는 극중 캐릭터를 과하거나 모자람이 없이,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조절했고 움직임의 디테일 또한 훌륭했다.
 
첫 공연에서 극이 끝난 후 배역에서 바로 빠져나오지 못할 정도로 몰입한 이현희는 커튼콜에서도 울먹이며 인사를 했는데, 대놓고 마구 울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울음을 철저하게 숨기지도 못하는 모습은 실제로 극중 배역 그대로의 모습이라고 느껴졌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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