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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클래식] ‘대학오케스트라축제’(2) 크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지휘 정치용)

발행일 : 2018-11-01 15:51:03

<2018 예술의전당 대학오케스트라축제> 두 번째 시간인 한국예술종합학교의 <크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KNUA Symphony Orchestra)>는 예술감독이자 상임지휘자인 정치용 지휘, 클라리네티스트 채재일 협연으로 10월 3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됐다.
 
크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현악기의 살아있는 연주, 자신의 소리를 내면서도 조화를 맞춘 관악기와 타악기의 앙상블이 인상적이었다. 채재일의 연주와 움직임은 연주에 몰입하게 만들면서 호기심 또한 자극했다.

‘크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크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 드뷔시 <야상곡 제2번 “축제”>, 현악기의 살아있는 연주, 자신의 소리를 내면서도 조화를 맞춘 관악기와 타악기의 앙상블!
 
크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드뷔시의 <야상곡 제2번 “축제”>를 들으며 보이고 들리는 첫 느낌은 바이올린, 첼로를 비롯한 현악기 연주자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연주를 한다는 것이었다. 팀워크를 맞춰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경직돼 있지 않으면서도, 팀워크를 맞춘 음악은 살아있었다.
 
오케스트라에서 일반적으로 전체적인 정서를 이끄는 파트가 현악 파트라면, 오케스트라의 성패를 좌우하는 파트는 관악 파트와 타악 파트이다. 현악 파트는 대부분의 오케스트라가 일정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관악 파트와 현악 파트는 천지 차이를 보인다. 기성 오케스트라도 마찬가지이다.

‘크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크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그런 점을 고려할 때, 크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관악 파트, 타악 파트 연주자들은 절제를 최우선으로 하지도 않으며 자신의 소리를 내는데, 소리로 다른 악기들을 위협하지도 않고 무척 조화롭게 공존한다는 점이 돋보였다.
 
자유로움을 발휘하면서도 전체 팀워크를 맞춰 멋진 소리를 낼 수 있는 기본을 갖춘 실력 있는 연주자들이라고 생각됐다. 정치용은 단원들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포용하는 지휘자라고 느껴진다.

‘크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크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 베버 <클라리넷 5중주 Bb장조 Op.34>(현악오케스트라 버전), 많은 연주자들이 있던 공간과 공기를 채운 클라리네티스트 채재일!
 
<크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두 번째 곡은 베버의 <클라리넷 5중주 Bb장조 Op.34>(현악오케스트라 버전)로 채재일이 협연했다. 웅장한 연주곡 뒤 실내악 느낌의 연주에서 많은 연주자들이 있던 공간과 공기를 채운 사람은 채재일이었다.
 
채재일은 클라리넷을 애지중지 다룬다고 보였는데, 정말 배려하면서 클라리넷과 커플 댄스를 추는 것 같은 뉘앙스로 연주했다. 연주를 하는 움직임은 소리를 내는 동작임과 동시에 채재일이 곡을 해석하고 그 순간의 감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라고 느껴졌다.

‘크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크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 연주하면서 협연자가 가질 수 있는 움직임을 표현하지 못할 때 채재일은, 본인의 감성에 따라 생각과 마음속에서 움직이며 연주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연주도 무척 잘하고, 호기심도 자극하는 아티스트이다.
 
채재일의 클라리넷을 모션 캡처해서 움직임의 궤적을 그림으로 그린다면 어떤 그림이 나올지 궁금하다. 그 그림에서 채재일의 연주와 감성이 얼마나 느껴질지도 궁금하다.
 
채재일은 앙코르곡으로 바흐의 <프렐류드 1번>을 클라리넷용 편곡해 들려줬는데, 무대 끝에서 걸어오면서 연주하기 시작해, 첼로와 제1바이올린, 제2바이올린, 비올라가 하나씩 연주에 함께 하는 점을 알게 했다.

‘크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크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 브람스 <교향곡 제3번 F장조 Op.90>,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음을 풍성하게 연주하다
 
인터미션 후 이어진 곡은 브람스의 <교향곡 제3번 F장조 Op.90>이었다. 정치용과 크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속도감과 박진감을 추구하기보다는,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음을 풍성하게 표현하는 연주를 했다.
 
앙코르곡은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제6번>이 연주됐다. 변화무쌍한 연주가 끝난 후 정치용은 연주 파트별로 무대 인사를 하게 했는데, 아직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 적이 없는 연주자들에게는 특히 관객들의 에너지를 직접 받는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미리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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