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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무용] ‘쓰리 볼레로’(2) 김설진 안무가 ‘볼레로 만들기’ 볼레로의 구조에 접근하다

발행일 : 2018-10-15 09:43:53

김설진 안무가의 <볼레로 만들기>는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 국립현대무용단 레퍼토리 <쓰리 볼레로(Three Bolero)>의 작품 중 하나이다. 김보람 안무가의 <철저하게 처절하게>, 김용걸 안무가의 <볼레로>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테이프를 뜯고 붙이는 것부터 공연은 시작되는데, “볼레로를 해체하고 무너뜨리는 것이 진짜 볼레로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라는 김설진의 질문은 작품 내내 안무를 통해 계속된다. 음악과 조명의 조화를 통해 공간을 새롭게 창출해낸다는 점도 눈에 띄는 작품이다.

‘쓰리 볼레로’ 중 ‘볼레로 만들기’ 공연사진. 사진=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쓰리 볼레로’ 중 ‘볼레로 만들기’ 공연사진. 사진=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 볼레로의 구조에 접근한 김설진! 구조를 만드는 작업이 단순히 준비 작업이 아닌 그 자체로 예술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다
 
“볼레로를 해체하고 무너뜨리는 것이 진짜 볼레로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라는 질문을 통해 김설진은 일상의 사운드로 볼레로의 구조에 접근한다. 테이프를 뜯고 붙이는 것으로부터 <볼레로 만들기>는 시작하는데, 준비 작업을 하는 시간부터 안무가 시작된다. 구조를 만드는 작업부터가 안무인 것이다.
 
조명이 천장에서 내려와 안무가 펼쳐지는 공간을 한정시키기도 하는데, 이 모습은 마치 일반적으로 천장이 낮은 연습실에서 안무를 익히는 모습을 연상하게 만든다. 천장 조명이 더 위로 올라가고 무대가 밝아지면, 이제는 넓은 공연장에 와서 공연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쓰리 볼레로’ 중 ‘볼레로 만들기’ 공연사진. 사진=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쓰리 볼레로’ 중 ‘볼레로 만들기’ 공연사진. 사진=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천장 조명이 밑으로 내려왔을 때는 현재의 공간이 답답할 수도 있는 공간이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천장이 높고 바닥이 넓은 무대와 같은 공간에서 연습하기 쉽지 않기에, 실제 무대와는 다른 정서 속의 공간에서 안무하고 연습하는 현실을 표현했다고 볼 수 있는데, 그곳에서 만들어진 볼레로의 구조는 천장이 높은 공연장으로 옮기기 위해 해체되고 무너뜨려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 같은 공간에서 두 가지 구조적 작업! 안무가 펼쳐지는 공연장 + 무언가 활발한 연구실
 
<볼레로 만들기>는 김설진이 콘셉트를 잡고, 김기수, 김봉수, 서일영, 신상미, 이정민, 정종임, 정주령, 최혜원과 함께 만들고 출연한 작품이다. 무대는 안무가 펼쳐지는 공연장과 무언가 활발한 작업을 하고 있는 연구실의 두 가지 모습으로 보인다. 현재의 모습은 실시간 영상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쓰리 볼레로’ 중 ‘볼레로 만들기’ 공연사진. 사진=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쓰리 볼레로’ 중 ‘볼레로 만들기’ 공연사진. 사진=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비바람이 부는 음향 속에서 무용수들의 똑똑한 움직임이 주목을 끌기도 하고, 음악과 조명의 조화를 통해 공간을 새롭게 만든다는 점도 흥미롭다. 같은 공간에서 두 가지 다른 모습의 조화 또한 이 작품이 이질적인 요소들을 조화롭게 잘 연결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만든다.
 
<볼레로 만들기>의 무용수들은 정장에 가까운 의상을 입고 안무를 했다. 만약 자유복을 입었으면 무용수들의 조합으로 구조를 만들고 무너뜨리는 과정이, 구조라는 측면으로 보이기보다는 그냥 안무로 보였을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상 선택도 훌륭했다고 생각된다.

‘쓰리 볼레로’ 중 ‘볼레로 만들기’ 공연사진. 사진=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쓰리 볼레로’ 중 ‘볼레로 만들기’ 공연사진. 사진=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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