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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스테이지] ‘니어 이스트 쿼텟’ 2018년 ECM 데뷔 앨범 발표 기념 쇼케이스

발행일 : 2018-10-01 00:01:22

<니어 이스트 쿼텟(Near East Quartet, NEQ)> 2018년 ECM 데뷔 앨범 발표 기념 쇼케이스가 9월 28일 홍대 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에서 열렸다. 리더이자 테너 색소폰, 베이스 클라리넷 연주자 손성제, 기타리스트 정수욱, 보컬과 퍼커션을 맡은 소리꾼 김보림(앨범 참여 멤버는 김율희), 드러머 서수진이 참여해 연주곡을 들려줬다.
 
앨범 발매 정식 공연은, 세종S씨어터 개관기념공연 콜라보 재즈 NEQ <진양: 보이지 않는 약속>으로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니어 이스트 쿼텟(NEQ)’. 사진=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 제공 <‘니어 이스트 쿼텟(NEQ)’. 사진=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 제공>

이번 쇼케이스에서 NEQ는 앙코르곡을 포함해 네 곡을 라이브로 연주했다. 멤버 네 명 각자의 개성을 크게 드러내지 않으면서, NEQ라는 팀을 색깔 있게 보여준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외국에서 더 알아주는 크로스오버 그룹의 미래가 기대된다.
 
◇ ‘Baram’ 징의 울림을 통해 길게 끄는 여운이 만드는 감성
 
‘Baram’은 전통에 기반을 둔 드럼, 퍼커션의 동양적 리듬 위에 춘향이 이몽룡에게 보내는 편지를 내러티브 이미지를 차용해 초현실적 사운드스케이프를 구현한 곡으로 알려져 있다.

‘니어 이스트 쿼텟(NEQ)’. 사진=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 제공 <‘니어 이스트 쿼텟(NEQ)’. 사진=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 제공>

소리가 주는 울림이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징의 울림과 호흡을 길게 끄는 연주가 일반적인 속도감과는 다른 속도로 의식을 치르는 느낌을 준다. 재즈를 기반으로 판소리가 더해졌는데, 재즈와 판소리가 배틀을 하는 경쟁구도를 가지기보다는 두 영역이 융합해 한계와 벽을 넘는다는 느낌을 전달한다.
 
◇ ‘Galggabuda’ 슬픔이 묻어있는 목소리의 김보림, 부드러우면서도 구슬프게 정서를 만드는 색소폰
 
‘Galggabuda’는 색소폰이 부드러우면서도 구슬프게 정서를 만들며 시작한다. 김보림은 슬픔이 묻어있는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데, 슬픈 감정으로 너무 깊게 들어가려고 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슬픈 감정에 젖어들게 만드는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니어 이스트 쿼텟(NEQ)’. 사진=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 제공 <‘니어 이스트 쿼텟(NEQ)’. 사진=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 제공>

판소리 춘향전에 삽입된 ‘갈까부다’ 멜로디와 색소폰의 재즈 소울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곡을 들으며 든 생각은, 노래와 가사가 없는 연주곡이었으면 어느 정도 다른 느낌이었을 것이었다.
 
전통 국악과 재즈, 어울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조합을 공존하게 만드는 NEQ의 독특함은 귀와 눈을 집중하게 만든다. 이를 두고 손성제는 현대 시대의 문화적 혼재를 음악에 반영했다고 표현했다.

‘니어 이스트 쿼텟(NEQ)’. 사진=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 제공 <‘니어 이스트 쿼텟(NEQ)’. 사진=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 제공>

동양 음악의 비움과 서양적 채움의 조화라고 NEQ는 밝히고 있는데, 이런 조화는 음을 길게 끌고 간다는 느낌을 주는 이유 중의 하나라고 여겨진다. 멈춰 있지는 않고 계속 움직이는데 움직임의 디테일을 모두 채우며 가기 때문에 속도를 내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 ‘Pa:do’ 의도적으로 리듬감 있게 만든 곡
 
의도적으로 리듬감 있게 만든 곡인 ‘Pa:do’에서 노래 없이 연주만 되는 후반부에서는 완급 조절과 강약 조절이 느껴졌다. NEQ의 다른 곡들에 비해 특별한 해석과 감상이 없이도 쉽게 와닿을 수 있는 곡인데, 손성제는 규칙적 리듬에 마음이 편해질 수도 있는 곡이라고 표현했다.

‘니어 이스트 쿼텟(NEQ)’. 사진=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 제공 <‘니어 이스트 쿼텟(NEQ)’. 사진=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 제공>

‘Pa:do’는 NEQ가 본인들의 독특한 스타일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사랑받는 스타일의 곡도 충분히 만들고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곡이다. NEQ가 본인들만의 색깔을 더욱 공고히 하고 나면, ‘Pa:do’와 같이 상대적으로 쉽게 즐길 수 있는 곡들을 더 많이 내놓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벌써부터 그렇게 하면 독창성이 떨어지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앙코르곡인 ‘Jinyang’은 소리를 하는 사람을 위해 악기가 한 발 뒤로 물러나는 겸손함을 들려주는 곡이었다. 군무를 하다 독무를 할 때 다른 무용수들이 무대에서 밖으로 나가는 게 아니라 배경이 돼 무대 위에서 같이 리듬을 타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

‘니어 이스트 쿼텟(NEQ)’. 사진=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 제공 <‘니어 이스트 쿼텟(NEQ)’. 사진=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 제공>

정수욱은 “(멤버들은) 자기가 잘하는 면을 포기하면서도 NEQ의 색깔을 같이 만든다.”라고 말했는데, ‘Jinyang’도 그런 느낌이 드는 곡이었다. NEQ의 음악을 듣거나 공연을 보면서 보이스를 담당하는 김보림의 역할이 타 악기파트에 비해 다소 제한적으로 보일 수 있고, 이 점이 그녀의 음악적 희생으로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최소한의 접근이 오히려 팀 전체의 음악적 밸런스를 더 좋게 만들어줘, 결과적으로 NEQ의 음악에 더 큰 감동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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