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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국악] 정동극장 창작ing 시리즈 ‘판소리 오셀로’ 서양의 이야기를 우리 시야로 풀어내다

발행일 : 2018-08-31 21:56:52

정동극장 창작ing 시리즈 <판소리 오셀로>가 8월 25일부터 9월 22일까지 정동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기녀 설비(소리꾼 박인혜, 신유진 분)가 들려주는 셰익스피어의 오셀로 이야기로, 아쟁(김성근, 김범식), 타악(정상화), 가야금(심미령), 피리(오초롱)의 라이브 연주로 진행된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임영욱 작/작사/연출, 박인혜 음악감독/작창, 유찬미 작/편곡으로 정동극장과 창작집단 희비쌍곡선이 만든 작품이다. ‘동양+여성’의 눈으로 ‘서양+남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 극중극 형식의 1인 창극이라고 볼 수도 있다.

‘판소리 오셀로’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소리 오셀로’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 처용의 이야기로 시작해, 극중극 형태의 오셀로 이야기로 들어간다
 
<판소리 오셀로>는 관객석 뒤편에서 설비 역의 소리꾼이 등장하면서 시작한다. 이방인인 처용에 대한 이야기가 먼저 펼쳐지는데, 전염병의 신인 역신이 처용의 인품에 감탄한다는 이야기는 다시 들어도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고 생각된다.
 
처용의 이야기로 시작해 극중극 형태의 오셀로 이야기로 들아가는데, 처용과 오셀로가 모두 원래 알고 있던 이야기가 아니면 <판소리 오셀로>를 전부 이해하기에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소리꾼 한 명이 1인 다역을 펼치는 판소리로, 시각적인 면의 도움을 크게 받지는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판소리 오셀로’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소리 오셀로’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우리의 이야기가 아닌 서양의 이야기를 취급한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처용과 오셀로의 공통점은 증거를 찾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현장을 직접 목격하지 않고 듣는 이야기, 추정하는 이야기, 눈에 보이지 않는 증거를 확신해 결정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른 점은 분노와 응징의 방향으로 가느냐, 이해와 용서의 방향으로 가느냐인데 정말 다른 뉘앙스의 결말을 만들어낸다. 자신의 내면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판소리 오셀로’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소리 오셀로’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소리 오셀로>는 처용에게서 오셀로를 발견한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설비가 돌길을 건너는 것은 서양과 동양을 잇고 있는 이야기를 넘나든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 기생 설비가 들려주는 이야기
 
<판소리 오셀로>는 이야기를 보여주기보다는 기생 설비가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진행된다. 1인 다역의 1인극 창극이라고 볼 수도 있고, 음악이 다양화된 판소리라고 볼 수도 있다.

‘판소리 오셀로’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소리 오셀로’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전제적인 공연의 시작과 끝은 동양적, 여성적이지만 안에 들어간 이야기는 서양적, 남성적이라는 점이 흥미로운데, 장면과 무대의 전환, 여러 등장인물의 연기와 대화를 통해 펼쳐지지 않고 단 한 명의 소리꾼에 의해 전달되기 때문에 관객에 따라 디테일까지 다 느끼는 관객이 있을 것이고 다소 추상적으로 보게 되는 관객도 있을 것이다.
 
<판소리 오셀로>가 판소리로 자리 잡으려면 오랜 기간 동안 재공연이 열려야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처용과 오셀로, 특히 오셀로의 이야기를 사전에 알지 못했던 관객이 <판소리 오셀로>만 관람하면서도 전체적인 이야기를 파악할 수 있도록 내용 전개와 연결이 더욱 친절해질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판소리 오셀로’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소리 오셀로’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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