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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발레] 대한민국발레축제(8) 윤전일 Dance Emotion ‘사랑에 미치다’ 발레, 한국무용, 현대무용의 시너지

발행일 : 2018-06-10 00:07:50

윤전일 Dance Emotion의 <사랑에 미치다>는 2018 대한민국발레축제의 공모공연으로 6월 9일과 10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불치병에 걸린 여자와 이를 모른 채 사랑에 열중하는 남자의 절절한 러브스토리를 발레, 한국무용, 현대무용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윤전일은 본인의 상상 속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로 슬픈 상상을 표출하는 감정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안무를 보면 미러링 동작을 통한 라포르 형성이 주목된다. 안무가의 의도를 알면 더 감동적인 작품이지만 몰라도 움직임을 만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작품이다.

윤전일 Dance Emotion ‘사랑에 미치다’.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윤전일 Dance Emotion ‘사랑에 미치다’.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 미러링 동작을 통한 라포르 형성
 
<사랑에 미치다>는 무대 위 어린 여자아이와 남자로 시작한다. 두 사람은 거울 동작을 통해 라포르를 형성하는데, 다른 커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서로 바라보며 앉아있기보다는 등을 대고 앉거나 같은 곳을 바라보며 앉는다. 커플무를 출 때도 두 사람이 마주보는 경우보다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눈에 띈다.
 
손을 잡을까 말까 갈등하는 마음을 표현한 디테일은 무용수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내면에 더욱 귀 기울이게 만든다. 세 커플 모두 같은 커플을 표현하고 있는데, 공통적으로 서로 거울 동작을 한다. 미러링 동작을 통한 라포르 형성과 함께 여자 주인공의 또 다른 모습은 어린아이는, 아이 특유의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사랑을 표현하는 디테일한 동작은 흥미롭다. 입술을 떼지 않고 이어지는 안무는 언제까지 이어질지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커플무에서 커넥션 된 것이 입술이라는 점이 시선을 끈다. 커플무에서 커넥션은 중요한데, 커넥션이 없으면 회전, 리프팅 등의 동작은 불가능하다.
 
무대 뒤편에 걸려있는 천의 상징성이 궁금해지는데, 어린 여자아이가 들고 나온 긴 천 또한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자유소극장 무대 3층과 2층을 잠시 무대로 활용하기도 하고, 바닥에 옆으로 누운 동작이 자주 등장한다는 점도 다른 작품과 다른 차별성이라고 볼 수 있다.

윤전일 Dance Emotion ‘사랑에 미치다’ 안무가 윤전일.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윤전일 Dance Emotion ‘사랑에 미치다’ 안무가 윤전일.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 안무가, 조안무가의 의도를 몰라도 움직임만으로도 흥미롭게 몰입할 수 있는 작품, 각 장르의 특징과 장점을 시너지로 연결한 작품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은 발레를 포함한 무용 작품은 안무가의 의도를 파악해 감동을 받을 수도 있지만, 안무가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도 움직임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사랑에 미치다>는 꽤 잘 만들어진 작품이다. 안무가의 의도를 파악하면 정서적인 면에 집중해 감정이입할 수 있고, 공연의 제목과 안무 의도를 전혀 모르더라도 무대 위 움직임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사랑에 미치다>는 발레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한국무용에서의 집중력 있는 호흡법, 현대무용에서의 자유로운 몸짓 등 각 장르의 특징과 장르를 잘 살려 시너지를 만들고 있는 작품이다.
 
<사랑에 미치다>를 만든 안무가 윤전일(발레 안무), 조안무가 정지만(한국무용 안무)의 공통점은, 자신의 것을 배타적으로 주장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장점을 살려주고 맞춰주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다. 컬래버레이션에 적합한 아티스트이자 안무가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창의적인 시너지를 내는 작품을 선보일지 기대가 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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