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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클래식] 조수미와 로베르토 알라냐의 ‘디바&디보 콘서트’ 격조 높은 아리아, 친근한 무대 매너

발행일 : 2018-06-01 18:06:05

BMW 7시리즈와 함께하는 조수미와 로베르토 알라냐의 <디바&디보 콘서트>가 5월 3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렸다. 소프라노 조수미,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 피아니스트 제프 코헨이 함께 한 이번 공연은 대부분 오페라의 아리아로 구성됐다.
 
바닥에서 위로 향하는 조명은 별다른 무대장치 없이도 천장을 더 높게 보이도록 만들었는데, 격조 높은 아리아를 부르면서도 친근한 무대 매너를 보여준 성악가들의 모습과 조화를 이뤘다.

조수미와 로베르토 알라냐의 ‘디바&디보 콘서트’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조수미와 로베르토 알라냐의 ‘디바&디보 콘서트’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 역시 조수미! 볼거리와 들을거리를 모두 선사하다
 
<디바&디보 콘서트>는 “역시 조수미!”라고 감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소프라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영역을 소화하는 콜로라투라답게 수준 높으면서도 시원시원한 가창력을 들려줬다.
 
조수미는 실제 오페라처럼 강렬한 연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의상만으로 연기를 한 것 같은 정서를 표현했는데, 빨간색 드레스를 시작으로 옥색 드레스를 거쳐 여왕 같은 의상을 입고 등장하기도 했다. 분홍색 드레스 후 앙코르곡 마지막에서의 깜짝 의상은 앙코르곡 못지않게 인상적이었다.

조수미와 로베르토 알라냐의 ‘디바&디보 콘서트’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조수미와 로베르토 알라냐의 ‘디바&디보 콘서트’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 정통 클래식을 들려주면서도 재미와 흥미를 선사한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와 피아니스트 제프 코헨
 
굵음과 맑음이 모두 담긴 목소리를 가진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는 정통 클래식을 들려주면서도 재미와 흥미를 같이 선사했다. 피아니스트 제프 코헨은 조수미가 오페라 <마농 레스코> 중 ‘웃음의 노래’를 부르는 중간에 “2절”이라고 외쳐 관객들을 웃게 만들기도 했다.
 
진지한 시간에 관객들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노력과 시도는 긍정적으로 여겨진다. 즉흥적으로 이뤄졌을 수도 있지만, 공연을 미리 시뮬레이션하면서 디테일을 챙겼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된다.

조수미와 로베르토 알라냐의 ‘디바&디보 콘서트’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조수미와 로베르토 알라냐의 ‘디바&디보 콘서트’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로베르토 알라냐의 박수를 유도하며 관객을 참여하게 만드는 무대 매너를 발휘해 관객들 환호를 받았다. 보통 박수를 치게 유도하기는 하지만 언제 박수를 멈춰야 하는지는 관객이 알아서 판단해야 하는데, 로베르토 알라냐는 마치 지휘자처럼 박수 시간의 시작과 끝을 명확하게 알려줬다.
 
등퇴장을 할 때 일반적으로 아티스트끼리 최대의 예의를 갖추는데, <디바&디보 콘서트>의 아티스트들의 등퇴장을 보면 정말 친한 사람들이라고 생각됐다. 로베르토 알라냐는 제프 코헨의 팔짱을 장난스럽게 끼면서 등장하기도 했고, 조수미를 먼저 보내고 따라가기보다는 손을 잡고 퇴장하기도 했다.

조수미와 로베르토 알라냐의 ‘디바&디보 콘서트’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조수미와 로베르토 알라냐의 ‘디바&디보 콘서트’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로베르트 알라냐의 이런 모습은 오페라에서의 연기를 연상하게 만들기도 했다. 아리아를 부를 때의 마지막 동작을 강조하는 점도 관객이 더욱 환호하게 만든다. 한 작품에서 감정선을 계속 이어오던 실제 오페라였으면 관객들은 얼마나 더 큰 환호를 하게 됐을지 상상이 된다.
 
로베르트 알라냐는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중 ‘어디로 가버렸나, 내 젊음의 찬란한 날들은’을 독창으로 부를 때는 정말 진지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디바&디보 콘서트>는 그의 입체적인 매력을 보여준 시간이라고 생각된다.
 
시간을 끌지 않고 앙코르 무대에서 여섯 곡을 불렀다는 점도 눈에 띈다. 앙코르곡에서 더욱 친숙한 곡을 선곡했는데, 조수미가 ‘그리운 금강산’을 부를 때 따라 부르고 싶었던 관객들도 많았을 것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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