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신코리아 엔터테인먼트 주최, 제작 <2018 팬텀보이스 로즈데이 콘서트>가 5월 13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개최됐다. ‘Dear My Love’라는 부제로 펼쳐진 이번 공연은 하이바리톤 우정훈, 테너 최용호, 베이스 박요셉, 바리톤 박정훈, 테너 김용호, 가수 손정수, 소프라노 한송이가 함께 했다.
불꽃 테너로 유명한 최용호는 강력한 성량으로 높은 음역대를 소화해 듣는 즐거움을 높였는데, 그의 노래가 감동과 여운을 남기는 이유는 강한 파워 속에 내재된 목소리의 슬프고 애절한 정서라는 점이 주목됐다.

◇ 팬텀보이스 각각의 매력을 보여준 솔로곡과 여러 가지 조합의 프로그램
팬텀보이스는 주로 JTBC <팬텀싱어> 출연자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팀으로 각자의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2018 팬텀보이스 로즈데이 콘서트>에서 우정훈은 여유 있는 동작, 부드러운 목소리로 ‘New York, New York’을 감미롭게 노래를 불렀다.
김동률의 ‘오래된 노래’를 부를 때 박정훈은 의자에 앉아서 성실하게 노래를 불렀는데, 조용하게 부르면서도 분위기를 고조한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우정훈, 최용호와 같이 부른 ‘Belle’를 들으면 박정훈은 고음에서 더 호소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를 시험해 볼 순간’ from <황태자 루돌프>를 부른 김용호는 노래와 웃음에서 포인트를 잡을 줄 아는 아티스트이다. 언제 사람을 웃길 수 있고 감동받을 수 있게 하는지 아는 성악가라는 것을 이날 공연에서도 보여줬다.
이하이의 ‘한숨’을 부를 때, 가수 손정수가 노래하다가 잠깐의 간주에 입술을 파르르 떨 정도로 몰입해서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손정수는 감정 전달력 좋았다.

로이킴의 ‘북두칠성’을 부를 때 박요셉은 순수청년이라는 별명처럼 정제된 목소리로 힐링을 선사했다. 마이크를 사용해 다른 사람들과 같이 노래를 부를 때에도 테너와 바리톤의 음역을 따라가지 않고, 베이스만의 매력을 유지한다는 점은 팬텀보이스의 균형감과 다양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했다.
<2018 팬텀보이스 로즈데이 콘서트>에서는 세 명, 네 명의 조합, 전체 멤버의 참여 등 다양한 시도로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들을 수 있었는데, TV로 볼 때와는 또 다른 라이브의 감동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 불꽃 테너 최용호 목소리에 담긴 슬프고 애절한 정서
불꽃 테너 최용호는 에너지의 끝이 없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파워풀한 가창력을 발휘했다. 그런데 흥미로웠던 점은 직접 라이브로 들어본 최용호 목소리의 울림에는 슬픔이 있었던 것이다.
파워에만 집중하며 들으면 최용호의 강렬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그의 노래가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것은 고음과 성량 속에 담겨 있는 목소리의 정서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Granada’를 독창으로 부를 때 정말 멋지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표정연기와 눈빛 또한 인상적이었다. 성악가가 부를 때의 묘미, 라이브로 듣는 기쁨을 선사했는데, 손동작도 인상적이었고, 간주 사이에 무대를 자연스럽게 걸어 다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간주 시간을 시각적으로 채우기 위한 퍼포먼스라고 볼 수도 있지만, 방금 전 노래를 통해 쏟아낸 에너지를 추스르는 시간이자, 간주 이후에 더 집중하기 위해 스스로 정서를 축적해가는 준비 과정으로 보이기도 했다.

◇ 팬텀보이스가 들려준 특별한 시간 ‘트로트 메들리’
<2018 팬텀보이스 로즈데이 콘서트>의 백미는 오페라 아리아도 뮤지컬 넘버도 아닌 ‘트로트 메들리’라고 볼 수 있다. 트로트 복장으로 갈아입은 여섯 명의 남자 가수들은 복장부터 두 팀으로 나눠 트로트 배틀을 하듯 흥겨운 시간을 만들었다.
약간의 모창적 표현이 있긴 했지만 성악적 톤이 가미된 ‘트로트 메들리’는 웅장하고 강렬한 색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박수를 치며 좋아하는 관객도 많았고, 따라 부르며 흥겨워하는 관객도 많았다.
‘트로트 메들리’는 팬텀보이스가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시도의 한 예라는 점에서 의미 있게 받아들여지는데, 앞으로 어떤 새로운 공연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기대가 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