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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국악] ‘엔통이의 동요나라’ 국립국악관현악단 어린이 음악회, 6살의 마음을 진지하게 들여다보다

발행일 : 2018-05-03 13:03:01

국립국악관현악단 <엔통이의 동요나라>가 5월 2일부터 12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놀이 동요와 명작 동요를 함께 부를 수 있는 어린이 음악회이자, 국악 동요 뮤지컬로 공연 내내 어린이 관객들의 큰 호응과 참여, 집중이 이어진다는 점이 주목되는 작품이다.
 
음악적인 재미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6살의 마음을 진지하게 들여다봄으로써 마음의 성장통을 겪는 아이들의 고민과 갈등을 공유하고 이해하고 해소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의의도 크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엔통이의 동요나라’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국악관현악단 ‘엔통이의 동요나라’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 재미있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놀이동요, 같이 온 엄마, 아빠, 선생님과도 함께 부를 수 있는 명작동요
 
<엔통이의 동요나라>의 배우들은 공연 시작 전부터 아이들과 놀아줬다. 무대 콘셉트는 놀이방으로 알록달록할 볼풀, 화려한 색채로 채워져 동심을 자극했는데, 북반구 기준으로 볼 때 초승달은 낭만적인 정서를 만들었다.
 
공연을 보러 온 느낌도 들지만 동시에 놀이방에 놀러 온 느낌도 드는 시간이었는데, 연주자들은 파빨노녹색의 고깔모자 또는 보타이를 착용해 이벤트를 하며 같이 놀아주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엔통이의 동요나라’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국악관현악단 ‘엔통이의 동요나라’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태평소 연주자 김형석은 연주하면서 안무를 함께 하는 장면을 몰입해 펼친 후 동료 연주자들과 함께 민망해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연주자들은 무표정하게 연주를 하지 않고 표정과 동작 등 무대 위 배우로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엔통이의 동요나라>는 국악기들의 연주가 충분히 재미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만든 시간이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악기 엔통이가 없다면 노래하고 춤출 수 없다고 안내해 그런 느낌을 더욱 가지게 만들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엔통이의 동요나라’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국악관현악단 ‘엔통이의 동요나라’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전래동요인 ‘자장가’를 비롯해 창작동요 등 많은 명작동요를 들을 수 있었는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우리 집에 왜 왔니’는 놀이동요로 사용됐고, ‘숨바꼭질’에서는 관객인 아이들도 참여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최근 유튜브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상어가족’ 또한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비눗방울 이벤트는 인상적이었는데, 무대가 아닌 관객석에서 비눗방울 이벤트가 펼쳐졌다는 점이 더욱 흥미롭고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엔통이의 동요나라>의 동요 따라 부르기는 싱어롱(singalong) 공연을 유달리 좋아하는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엔통이의 동요나라’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국악관현악단 ‘엔통이의 동요나라’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 6살의 마음을 진지하게 들여다본 이야기
 
<엔통이의 동요나라> 5월 2일, 첫 공연에는 단체 관람객 많았다. 6살인 주인공과 비슷한 나이의 유치원 학생들이 관객석에 많았는데, 자신의 이야기 혹은 주변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어린이도 많았을 것이다.
 
‘예전엔 다 나만 봤는데, 이젠 나에게 관심이 없는 부모’에 대해 주인공인 구교은(심유진 분)은 속상한 마음을 표현하는데, 이런 마음을 현재도 가지고 있거나 가진 적이 있는 관객은 크게 공감했을 것이다. 동생이 없더라도 더 어릴 적보다 엄마, 아빠가 나에게 관심이 없다고 느끼는 관객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엔통이의 동요나라’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국악관현악단 ‘엔통이의 동요나라’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교은이는 엔통이들에 대해 알지 못했었지만, 엔통이들은 교은이를 알고 있고 교은이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려줬는데, 나는 몰라도 누군가 나를 알고 있고 나에게 관심이 있다는 점은 감정이입해 관람한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위안을 줄 것이다.
 
◇ 다양함을 담아낸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컬래버레이션
 
<엔통이의 동요나라>는 작곡 및 음악감독 함현상, 구성 및 연출 정종임, 극본 이가현으로 만들어졌는데, 국립무용단 정현숙 단원이 안무자로 참여했고, 국립창극단 이시웅(아빠 역), 서정금(엄마 역)이 배우로 참여했다. 귀여운 인형 캐릭터를 표현한 지석민(엔통이 역), 심소라(까르르 엔통이 역), 서어진(까칠이 엔통이 역)은 객원 배우로 참여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엔통이의 동요나라’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국악관현악단 ‘엔통이의 동요나라’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엔통이의 동요나라>는 출연진과 제작진의 면모를 볼 때 다양함을 담아낸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컬래버레이션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25현 가야금(한향희, 송희선), 거문고(이현경), 대아쟁(정재은), 해금(김영미, 지현경), 눈을 감으면 바람 소리가 들린다는 대금(장광수), 소금(박경민), 피리(김민아), 태평소(김형석), 장구와 꽹과리 등 타악(연제호, 김태형), 건반(손다혜) 등의 연주자는 지휘자 없이 화음을 맞추는 조화를 보여줬다.
 
각자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악기는 동요를 국악기로 연주할 때의 매력을 잘 알려줬는데, 작곡가 함현상이 <엔통이의 동요나라>를 위해 새롭게 작사, 작곡한 동요도 인상적이었다. 국악 기반 동요도 많이 만들어지고 많이 전파되기를 바란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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