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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 ‘베스트셀러의 이름으로’ 폭스바겐 파사트 GT

발행일 : 2018-04-09 00:10:00
[임의택의 車車車] ‘베스트셀러의 이름으로’ 폭스바겐 파사트 GT

파사트는 골프와 더불어 폭스바겐의 주력 차종으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차다. 1973년 처음 탄생했으며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2200만대가 넘게 판매됐다. 한국에는 5세대 모델부터 본격으로 수입됐다. 폭스바겐 코리아가 설립된 이후에는 6세대가 선보였고, 2012년에는 7세대로 진화했다.

최근 등장한 8세대 ‘파사트 GT’의 의미는 남다르다. 폭스바겐의 한국 복귀 스타트를 끊는 중책을 맡았기 때문. 파사트 GT의 성패가 향후 폭스바겐의 행보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건네받은 시승차는 불과 31㎞ 밖에 주행하지 않은 상태였다. 차가 한국으로 넘어와 거의 곧바로 기자에게 전달된 셈이다.

[임의택의 車車車] ‘베스트셀러의 이름으로’ 폭스바겐 파사트 GT

가장 먼저 드러나는 구형과의 차이점은 원산지다. 한국에 들어온 7세대는 미국형이었으나, 8세대는 독일에서 만들어진 유럽형 모델이다.

휠베이스의 경우 7세대 미국형은 2803㎜, 8세대 유럽형은 2786㎜다. 7세대 유럽형보다 휠베이스가 74㎜ 늘었지만, 앞서 미국형이 판매된 우리나라에서는 줄어든 크기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앉아보면 여전히 넉넉하다. 주어진 휠베이스에서 실내공간을 잘 뽑아낸 덕분이다.

구형에서 지적되던 할로겐 헤드램프는 LED 헤드램프 적용으로 시인성과 고급감을 개선했다. 또, 529ℓ였던 트렁크 용량은 586ℓ로 넓어졌다. 이 차급에서 더 바랄 필요가 없을 정도의 크기인데, 2열 시트를 접으면 1152ℓ까지 늘어난다.

[임의택의 車車車] ‘베스트셀러의 이름으로’ 폭스바겐 파사트 GT

대시보드는 7세대 유럽형보다는 미국형의 것을 더 닮았다. 다소 평범했던 미국형의 대시보드는 날카로운 선과 면을 살리면서 훨씬 세련되고 현대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클러스터는 프리미엄 이상의 경우 디지털 방식으로 대체됐다. ‘액티브 인포 디스플레이’라는 이 장비는 12.3인치 TFT 디스플레이가 모든 정보를 전한다.

물리적인 버튼이 사라진 센터페시아는 터치식 버튼이 자리했다. 이는 최근 폭스바겐뿐 아니라 아우디, 포르쉐 등 폭스바겐 그룹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기술적 흐름이다. 그러면서도 공조장치와 시트 히팅 장치는 외부에 노출함으로써 지나친 단순화는 경계했다. 세련되고 편리하게 설계됐지만, 어색한 한글 폰트는 바꾸면 좋겠다.

[임의택의 車車車] ‘베스트셀러의 이름으로’ 폭스바겐 파사트 GT

파워트레인은 2.0ℓ 디젤 엔진과 6단 DSG를 조합했다. 7세대와 같은 유형이지만 최고출력은 140마력에서 190마력으로, 최대토크는 32.6㎏·m에서 40.8㎏·m㎏·m로 업그레이드 됐다.

디젤차의 아킬레스건인 진동과 소음은 잘 잡아냈다. 귀를 쫑긋 세우고 있어도 기분 나쁜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터보 엔진의 단점인 가속 지체 현상도 찾기 힘들다. 저회전부터 가속 페달에 대해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고, 높은 rpm도 잘 받아준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6단 기어 이상은 필요 없어 보인다.

[임의택의 車車車] ‘베스트셀러의 이름으로’ 폭스바겐 파사트 GT

7세대 미국형보다 줄어든 휠베이스는 차체 거동 면에서 플러스 요인이 됐다. 고속에서의 핸들링과 차선 변경에서 더 날렵한 느낌이 인상적이다. 승차감은 구형 CC와 미국형 파사트의 중간 정도다. 출렁임을 줄이면서도 승차감을 살리려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휠은 모두 세 가지다. 2.0 TDI와 프리미엄은 17인치이고 프레스티지는 18인치, 4모션 프레스티지는 19인치가 장착된다.

연비는 도심 13.7㎞/ℓ, 고속도로 17.2㎞/ℓ로 표기되어 있는데, 시내 주행이 많았던 이번 시승에서는 12.5㎞/ℓ를 기록했다. 정속주행 때 연비가 훨씬 좋아지는 디젤 엔진의 특성상 고속도로를 많이 달릴 경우 연비는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임의택의 車車車] ‘베스트셀러의 이름으로’ 폭스바겐 파사트 GT

안전장비의 대대적인 보강은 파사트 GT를 더욱 빛내주는 요소다. 시속 60㎞ 이하에서 차가 가다 서다를 반복할 때는 차선을 지키면서 앞차와의 간격도 유지해주는 ‘트래픽잼 어시스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 걸어가는 보행자를 발견하면 운전자에게 경고신호를 보내고, 그래도 멈추지 않으면 차가 알아서 멈추는 ‘보행자 모니터링 시스템’도 달려 있다. 2차 사고 가능성을 줄이는 ‘다중 충돌 방지 브레이크’도 돋보이는 장비다.

파사트 GT는 이전 세대의 모델을 완전히 잊게 할 만큼 많은 변신이 이뤄졌다. 단단한 독일차 감각에 넉넉한 실내공간, 좋은 연비 그리고 적당한 가격을 원하는 이들이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한 차다. 가격은 4320만~5290만원. 5월에 데뷔할 혼다 어코드, 이미 좋은 판매를 기록 중인 토요타 캠리 등과 좋은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평점(별 다섯 개 만점. ☆는 1/2)
익스테리어   ★★★★
인테리어     ★★★★☆
파워트레인    ★★★★
서스펜션      ★★★★
정숙성        ★★★★
운전재미      ★★★★
연비           ★★★★☆
값 대비 가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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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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