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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오페라] 로열오페라하우스 공연실황② ‘마술피리’ 연극배우 이상의 연기력을 보여준 로데리크 윌리암스

발행일 : 2018-02-20 11:35:09

로열오페라하우스 공연실황② ‘마술피리(The Magic Flute)’가 2월 1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상영됐다. 전날 로열오페라하우스 공연실황① ‘잠자는 숲 속의 미녀(The sleeping beauty)’에 이어 로열오페라하우스(ROH) 제작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제작진은 마법과 과학, 위험과 모험이 포함된 ‘마술피리’를 이번 프로덕션에서 판타지와 매직이 강조했다고 밝히고 있는데, 영상을 통해서는 그럴 수 있다는 추측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그만큼 실감 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마술피리’ 공연사진. 사진=ROH. PHOTO TRISTRAM KENTON 제공 <‘마술피리’ 공연사진. 사진=ROH. PHOTO TRISTRAM KENTON 제공>

◇ 거대한 인형극, 놀이동산 느낌의 무대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는 우리나라 관객들이 무척 좋아하는 오페라이다. 이번 프로덕션은 거대한 인형극을 연상하게 만들기도 하고, 놀이동산 느낌의 무대를 선보기도 해 기존에 여러 차례 관람한 관객에게도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로열오페라하우스의 ‘마술피리’는 ‘잠자는 숲 속의 미녀’와 마찬가지로 정면을 전체적으로 바라보거나, 특정 인물을 클로즈업 한 장면이 주를 이룬다. 영상이 만들 수 있는 입체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마술피리’ 공연사진. 사진=ROH. PHOTO TRISTRAM KENTON 제공 <‘마술피리’ 공연사진. 사진=ROH. PHOTO TRISTRAM KENTON 제공>

영화적인 카메라 액팅이 뒷받침됐으면 인형극 속으로 놀이동산 속으로 들어간 느낌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제대로 잘 표현됐다면 실제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봤을 때보다 실감 나게 즐길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스포츠 경기가 주는 현장감에 관람객들은 경기장을 찾는데, 밀접해서 따라가는 카메라가 만드는 생동감에 중계로 보는 게 더 좋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두 가지를 모두 추구하는 사람은 현장에 가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통해 중계를 시청하면서 직접 경기를 관람하는 경우도 있다.

‘마술피리’ 공연사진. 사진=ROH. PHOTO TRISTRAM KENTON 제공 <‘마술피리’ 공연사진. 사진=ROH. PHOTO TRISTRAM KENTON 제공>

‘마술피리’는 현장감은 엄청났을 것이라고 예상되는데, 영상은 그 모든 것을 담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정말 생동감 있는 영상이 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 이유이다.

화려한 무대라는 것은 알 수 있는데 영상을 통해 입체감과 생동감이 더욱 빛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는 점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영상으로 관람하는 관객들에게는 무척 아쉬운 점이다. 최고의 공연일 수는 있지만 최고의 공연실황 영상은 아니라는 점은 앞으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마술피리’ 공연사진. 사진=ROH. PHOTO TRISTRAM KENTON 제공 <‘마술피리’ 공연사진. 사진=ROH. PHOTO TRISTRAM KENTON 제공>

◇ 연극배우 이상의 연기력을 보여준 로데리크 윌리암스, 뮤지컬 느낌으로 감미롭게 아리아를 소화한 시오반 스탁

‘마술피리’에서 파파게노 역의 로데리크 윌리암스의 연기력은 정말 탁월했다. 아리아를 소화하는 실력 못지않게 그의 뛰어난 연기는 연극배우 이상이라고 생각됐다. 전체적으로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것도 훌륭했고, 디테일을 표현할 때 잠시 멈추거나 리액션을 적절하게 펼치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다.

문화적 사대주의에 젖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웬만한 내한 공연의 출연진들보다 우리나라 성악가들의 노래 실력이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할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안타까운 점은 노래만 했지 연기를 하지 않는 성악가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로데리크 윌리암스의 연기는 더욱 감동적으로 느껴진다.

‘마술피리’ 공연사진. 사진=ROH. PHOTO TRISTRAM KENTON 제공 <‘마술피리’ 공연사진. 사진=ROH. PHOTO TRISTRAM KENTON 제공>

파미나 역의 시오반 스탁은 부드럽고 감미롭게 아리아 소화했다. 그녀의 노래는 오페라적 감동과 함께 뮤지컬 느낌을 줬는데, 오페라를 살리면서도 뉘앙스를 뮤지컬 적으로 이끌어 오페라 속 스토리텔링, 드라마를 더욱 살리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런 점 또한 대부분의 우리나라 성악가들로부터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세계 유수의 콩쿠르를 모두 휩쓸지만 그 이후에는 세계 최고로 인정받는 경우가 드문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볼 때, ‘마술피리’에서 로데리크 윌리암스의 연기력과 시오반 스탁의 정서 형성력은 벤치마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마술피리’ 공연사진. 사진=ROH. PHOTO TRISTRAM KENTON 제공 <‘마술피리’ 공연사진. 사진=ROH. PHOTO TRISTRAM KENTON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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