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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인터뷰] 배우 이정민! 모델, 연극배우, 극단 운영, 연기 강사를 거쳐 영화 ‘안시성’으로 이제 다시 본격적인 연기를 시작하다

발행일 : 2017-07-28 14:42:36

모델로 시작해 연극배우, 극단 현존 공동 운영, 학원 사업 공동 운영, 연기 강사를 거쳐 영화 ‘안시성’으로 다시 본격적인 연기생활을 시작하는 배우가 있다. 승마와 스쿠버다이빙, 클라이밍, 요리가 취미인 배우 이정민의 변화무쌍한 삶의 여정은 그를 다양한 경험을 가진 진정한 연기자가 되도록 만들 것인가?

앳된 것 같으면서도 진지하고, 겸손하면서도 자신감과 열정이 넘치는 이정민, 다양한 활동을 통해 마치 리허설 같은 삶을 살아온 그가 영화에서, 드라마에서, 무대 공연에서 어떤 마력과 매력을 발휘할지 기대가 된다.

이정민 배우. 사진=이정민 제공 <이정민 배우. 사진=이정민 제공>

이하 이정민과의 일문일답

◇ 배우 이정민! 그는 누구이고 어떻게 자라왔는가?

-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배우 이정민입니다. 나이는 40세입니다. 취미는 승마, 스쿠버다이빙, 클라이밍(암벽등반), 요리(한식, 양식 국가자격증 보유)입니다. 그리고 경상남도 진주에서 중학교 3학년까지 살았기 때문에 경상도 사투리는 기가 막히게 잘 구사할 수 있습니다.

- 그 이후에는 다른 곳에서 산 것인가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께서 지병으로 돌아가시고 어머니께서 서울로 가서 살자고 하시면서 이사를 오게 됐습니다. 돈 한 푼 없이 올라와 방 한 칸에서 어머니, 형, 누나랑 4식구가 살게 되었고 그때 집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모들이 식당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지금의 우리 가족은 많이 힘들었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에게 어머니란 정말 평생 은혜를 갚으며 살아야 할 존재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희 삼남매를 위해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거든요. 그리고 외갓집 식구들은 전부다 고마운 가족들입니다.

아버지께서 병환 중에 있을 때도 친가 식구들보다 외가 식구들이 더 가슴 아파 하고 저희 가족을 위해 많이 애쓰고 도와주셨습니다. 그래서 저한테 외사촌들은 정말 소중한 가족입니다.

영화 ‘안시성’ 문경 합숙 기승 훈련을 마친 이정민 배우. 사진=이정민 제공 <영화 ‘안시성’ 문경 합숙 기승 훈련을 마친 이정민 배우. 사진=이정민 제공>

- 외갓집에 대한 애정과 고마움이 많네요.

얼마 전에 외할아버지께서 호상(90세)으로 돌아가시고 삼일장을 치르면서 또 한 번 외사촌분들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배우가 되겠다고 대학을 연극영화과에 지망 할 때도 항상 응원해 주시고 열심히 하라고 격력 해주셨던 외할아버지셨는데, 빨리 결혼을 해서 외손자를 보여 드리지 못한 점이 정말 가슴 아팠습니다.

연기를 시작하면서 돌아가신 아버지의 첫 꿈이 배우셨다는 소리를 이모들한테 듣고 피는 못 속인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배우에 대한 꿈을 더 키우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어렸을 때 우리를 위해 애쓰셨던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지 못했던 점, 어렸기 때문에 지금에서야 그 사랑을 느끼고 그 빈자리를 알게 되었다는 것 또한 가슴 아픈 일이라 생각됩니다.

영화 ‘안시성’ 문경 합숙 기승 훈련에서 승마감독과 기승 배우들이 제자리에서 칼로 찌르기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이정민 제공 <영화 ‘안시성’ 문경 합숙 기승 훈련에서 승마감독과 기승 배우들이 제자리에서 칼로 찌르기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이정민 제공>

◇ 이정민이 연기자가 된 계기는? 모델로 시작해서 연기자를 도전하다.

- 연기자가 되고 싶은 피가 끓고 있었네요. 어떻게 연기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고3때 우연히 웨딩 모델을 하는 친구 따라서 스튜디오에 놀러갔다가 대타로 웨딩 모델을 하게 될 때부터였습니다. 모델 일을 하다 보니 배우를 해보면 어떨까란 생각을 하게 되면서 도전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연기를 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거든요. 그 후 4년제 일반 대학을 포기 하고 연극영화과를 가겠다고 결심하면서 또 한 번 어머니의 가슴을 아프게 해 드렸던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저는 불효자였습니다.

- 불효자라? 연극영화과를 도전하면서 마음 아픈 시간을 겪었나 봐요.

형편도 어려운데 예술을 하겠다고 했으니 집에서 난리가 난거죠. 그 대신 저는 자수성가란 명목 하에 집에 손 안 벌리고 제가 다 알아서 하겠다고 하면서 무작정 연기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자수는 했지만 성가를 하지 못해서 그 또한 불효라고 할 수 있겠죠. 인생이 그리 호락호락 하지는 않더라고요.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연기를 위해서 무슨 일이든 노력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어머니를 안심시켜 드리고 설득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요리자격증을 따서 보여 드리면 저의 의지를 알 수 있으시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때 당시 인식이 의식주관련 직업은 망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으니까요.

영화 ‘안시성’ 문경 합숙 기승 훈련에서 기승 배우들이 양옆으로 편을 갈라 구보로 달려가면서 칼로 베는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이정민 제공 <영화 ‘안시성’ 문경 합숙 기승 훈련에서 기승 배우들이 양옆으로 편을 갈라 구보로 달려가면서 칼로 베는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이정민 제공>

- 연기를 하고 싶어서 요리 자격증을 취득하신 거네요.

요리 자격증도 하나만 있으면 요리학과 나온 학생들을 이기지 못할 거란 생각에 경쟁에 이기기 위해 요리자격증도 한식, 양식 두 개를 취득하게 됐습니다. 어머니께 배우로 성공하지 못하면 요리사라도 하겠다고 하면서 자격증을 자랑스럽게 보여 드렸거든요.

처음에는 대견해 하시면서 좋아하셨지만 그 효과는 6개월을 안가더라고요. 그러면서 이것저것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을 정도로 닥치는 대로 다 했습니다. 그래야지 대학 등록금도 내고 생활비도 벌 수 있었으니까요. 저는 놀 수가 없었습니다. 하루하루가 연기를 하기 위한 전쟁이었습니다.

◇ 매체(방송) 연기보다 연극 무대를 선택해 극단에 들어가다

- 연기가 하고 싶어서 정말 열심히 노력하며 사셨네요.

대학을 무사히 졸업하고 그 해에 빚도 다 갚았습니다. 대학 동기나 선배들은 저에게 매체(방송) 연기를 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었는데, 전 과감히 연극 무대를 선택하고 극단을 들어가서 연기를 했습니다.

그때 당시엔 무대가 너무 좋았고 연극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연극을 해야 연기력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지금 세월이 지나 생각해 보면 터무니없는 짧은 지식이었던 거죠. 연극무대와 매체 연기는 엄연히 다른 것인데 말이죠.

그때 당시에 스타니슬랍스키 배우수업이란 연기론에 푹 빠져 러시아로 유학을 가려고 했지만 형평상 가지 못 한 것이 그때 당시 많이 후회가 됐고 그래서 연기를 배우고 시작하는 제자 및 후배들에게는 무엇이든 한번쯤은 과감한 선택을 해도 된다고 말을 해 주고 싶습니다.

연극 ‘현존의 어항’ 이정민 배우(류찬 역). 사진=이정민 제공 <연극 ‘현존의 어항’ 이정민 배우(류찬 역). 사진=이정민 제공>

◇ 가장 기억에 남는 연극은 ‘현존의 어항’

- 지금까지 한 공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많은 공연을 했지만 그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작품은 연극 ‘현존의 어항’입니다. ‘현존의 어항’은 창작극이며 주인공인 젊은 예술가 류찬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갈등을 다룬 작품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남녀 간의 다양한 사랑의 방식과 성에 대한 솔직한 얘기를 풀어낸 공연입니다.

- ‘현존의 어항’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려주세요.

극중 사진작가인 류찬은 자신만의 독특한 작가주의 세계관을 가지고 작업하는 가난한 예술인입니다. 항상 가난에 힘들어 하지만 자신만의 작업스타일을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만의 예술관을 가지고 밀고 나가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미친놈입니다. 극 후반부에 여자 친구를 목 졸라 죽이고 그 시체를 사진으로 찍어내거든요. 제가 했던 여러 작품들 중에 특히 ‘현존의 어항’ 주인공인 류찬 역을 매력적으로 느꼈던 점은 현실 속에서 배우로 살아가고 있는 저와 너무 닮아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연극 ‘현존의 어항’ 이정민 배우(류찬 역). 사진=이정민 제공 <연극 ‘현존의 어항’ 이정민 배우(류찬 역). 사진=이정민 제공>

- 극 중 인물과 배우가 너무나 닮아있다?

대부분의 배우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현실과 타협 하지 않으면 생활고에 빠지기 때문에 배우들이라면 누구나 한번 이상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배우로써 브랜드를 달기까지 버티기 위해 밤이면 대리기사일과 새벽알바 등등 쉬지 않고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했던 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저의 삶과 너무 맞아 떨어지는 류찬이라는 배역을 사랑했고 그 캐릭터를 더 실감나게 잘 표현 해 낼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서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부분을 연기화할 수 있었고 무대에서 중심을 잡고 호흡을 끝까지 유지하고 끌어가는 힘도 생기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 작품에서 특이한 점은 관객이 입장을 시작 하고 공연이 끝나고 배우들이 관객에게 인사를 하기 까지 무대에 나와 있는 주인공은 퇴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한 시간 반 동안 무대에서 퇴장을 하지 않고 연기를 계속 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연기에 대한 깊이와 이해력, 작품 분석 능력을 더 좋아지게 만들어 주었던 계기가 됐습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가족들이 공연을 보러 와서 입장을 하시다가 무대에서 제가 연기를 하고 있다는 걸 모르시고 제 이름을 외쳤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얼마나 당황스럽던지... 그러다가 연기를 하고 있다는 걸 깨달으시고 더 이상은 말을 안 거시더라고요. 하하(웃음)

연극 ‘현존의 어항’ 이정민 배우(류찬 역). 사진=이정민 제공 <연극 ‘현존의 어항’ 이정민 배우(류찬 역). 사진=이정민 제공>

◇ 극단 현존을 공동 운영하고, 학원을 동업으로 개업했는데, 내게 온 시련은...

- 과감한 선택과 도전, 하셨을 것 같은데요.

제 경험상 어떻게든 적응 하고 다 먹고 살 수 있거든요. 극단에서 연극을 하다 나와서 더 큰 꿈을 꾸기 위해 대학 동문 선배이자 연출가이신 박명규 교수님과 극단 현존을 운영하게 됐습니다.

극단에서 공연도 많이 올리고 외부 작품도 꾸준히 하다 보니 나름 자신감도 붙고 연기력도 좋아졌습니다. 작은 배역부터 시작해서 주인공까지 올라서게 되었으니까요. 20대를 이렇게 열심히 보내고 30대 중반까지 연극을 꾸준히 하다 보니 문득 제자리를 맴돌기만 한다는 생각이 들게 됐습니다.

- 극단 현존을 만든 이후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의 대사 중에 “이상의 최대에 적은 현실이다.”라는 대사가 있습니다. 이 대사는 연기를 하는 배우라면 누구나 가슴에 품고 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연극과를 졸업 하고 본격적으로 극단 현존 운영과 연극배우 생활을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현실과 많이 부딪쳤고 10년 넘게 버티고 버티다가 연기를 잠깐 내려놓게 됐습니다.

연극 ‘현존의 어항’ 이정민 배우(류찬 역). 사진=이정민 제공 <연극 ‘현존의 어항’ 이정민 배우(류찬 역). 사진=이정민 제공>

◇ 신인 배우 및 지망생에 대해 연기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이정민, 연기 교육은 자신의 연기에는 어떻게 도움이 될까?

- 배우 못지않게 연기 선생님으로 유명하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제가 배우 일과 병행해서 하는 일은 H&J컴퍼니에 속해 있는 서울 숲 스튜디오에서 연기 교육과 김성평 연기트레이닝센터에서 김성평 원장님과 함께 신인 배우들 및 지망생 학생들 교육을 겸하고 있습니다.

전에 했던 활동들은 극단 현존 운영, 연기학원 원장, 하다프로덕션 대표, 서남대학교 연기교수, 뮤직비디오 연출, 대전연정국악원 연기감독 등 40이 되기까지 제가 그동안 해 왔던 일이었고 이력입니다. 이제는 이것을 대부분 내려놓고 배우로써 다시 도약을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먹고 살기 위해 현실과 타협 하고 선택한 것은 연기 교육이었습니다. 왜냐면 연기 다음으로 잘 할 수 있었던 것이 연기 교육이었고 배우를 꿈꾸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부분도 저와 잘 맞았기 때문입니다.

연기 교육을 하다 보니 욕심이 생겼고 대학 강의 및 학원 운영까지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제가 만든 교육 시스템이 한중창업지원센타에 연결이 돼 강남에 '하다프로덕션'이라는 법인회사도 설립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땐 정말 떼돈을 벌겠다는 생각에 잠을 못 이루었을 정도였으니까요(웃음). 돈 벌어서 정말 하고 싶은 연기를 할 수 있겠다는 설레는 마음에 잠도 안자고 직원들과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작업들이 즐거웠습니다.

상어암장에서 취미인 클라이밍(암벽등반)을 즐기는 이정민 배우. 사진=이정민 제공 <상어암장에서 취미인 클라이밍(암벽등반)을 즐기는 이정민 배우. 사진=이정민 제공>

- 연기보다 연기 교육이 더 즐거웠던 것인가요?

이런 과정들 전부 제가 연기를 하기 위한 간절함 때문에 가능했거든요. 정말 간절했습니다. 연기를 다시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부풀었던 희망도 ‘사드’ 문제가 붉어지면서 물거품이 돼버렸습니다. 정말 허망했죠. 미쳐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왜 자꾸 이렇게 되는 걸까? 뭐가 문제일까? 정말 고민이 됐습니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저의 능력으로 돈을 벌어서 연기를 다시 시작하고 싶었기 때문에 더 괴로웠습니다.

타협하고 선택한 교육 사업이 물질적으로 보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 4~5년이라는 과정, 시간들이 너무 아까웠습니다. 돈도 벌지 못했고 배우 생활도 못한 결과가 만들어졌으니까요. 물론 그 경험 들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지만 허탈한 건 사실이니까요.

그러다 보니 나이가 40이 되었습니다. 또 한 번의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가 저한테 찾아 왔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남자 나이 40이면 배우로써 꽃을 피우거나 왕성하게 활동을 해야 하는 나이라 생각이 되었으니까요.

저의 선택은 이왕 해 볼 거 다 해봤으니 그 경험을 살려서 연기에 다시 한 번 미쳐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연기를 교육하면서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던 건 작품을 분석하는 시야가 넓어 졌다는 것입니다. 무심코 지나 쳤던 작은 것 하나하나가 보이기 시작 했습니다.

교육을 통해 이런 자극이 하나씩 생길 때마다 연기에 대한 갈증은 더 증폭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연기를 쉬면서 했던 많은 경험들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한 것이니까요. 과거의 선택에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앞으로의 선택도 후회 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부터가 저의 제 2의 인생이니까요.

상어암장에서 취미인 클라이밍(암벽등반)을 즐기는 이정민 배우. 사진=이정민 제공 <상어암장에서 취미인 클라이밍(암벽등반)을 즐기는 이정민 배우. 사진=이정민 제공>

◇ 30대 중반에 시작한 승마와 다이빙, 40이 되면서 기회가 되다

- 돌파구를 찾기 위해 어떤 선택과 도전을 하셨나요?

돈을 쓰는걸 아까워하지 않았습니다. 쓴 만큼 또 벌면 된다. 결심했습니다. 사실 제가 자신한테 쓰는 걸 인색해 하는 편이거든요. 그러면서 30대 중반부터 시작하게 된 운동이 승마와 스쿠버 다이빙이었습니다.

시작한지 3년이 지나고 어느 정도 승마를 몸에 익혀 놓으니 40살 되는 올해 ‘안시성’이라는 영화가 저에게 찾아오게 된 계기가 된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안시성이라는 영화가 우리나라 최초로 기승 오디션을 실시한다고 해서 끌렸습니다.

- 승마가 오디션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거네요.

그래서 지금 인터뷰도 하고 있고 문경에서 승마 교육 및 일산에서 검술 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올해 40이 되면서 다짐한 것이 있습니다. 후회 없이 연기를 하자 그래서 가족들이나 제자들에게 배우로써 자랑스러운 아들이자 스승이 되자는 것 입니다.

독도 수중 정화 활동 중인 이정민 배우. 사진=이정민 제공 <독도 수중 정화 활동 중인 이정민 배우. 사진=이정민 제공>

- 다이빙으로도 오디션을 본 적이 있나요?

얼마 전에 울릉도, 독도 수중 정화 활동 봉사를 다녀왔습니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 입도를 할 수 있다는 독도에서 다이빙까지 했으니 저는 정말 행운아 인 건 분명합니다.

수중 정화 봉사란, 스쿠버 다이버들이 바다 심해 20~30m를 내려가서 불가사리 및 오염물질을 건져 올리는 일이거든요. 저도 이 일을 하면서 불가사리가 바다 생태계를 망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 다이빙은 오디션이 아니라 봉사의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으신 거네요.

제가 봉사를 좋아 하다 보니 국제 봉사단체인 토성 라이온스클럽에서 활동경력이 벌써 5~6년차가 됐고 개인 봉사단체에도 꾸준히 재능 기부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어렵다고 저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돕지 않는 다는 것은 핑계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제가 쫌 고생을 즐기는 편인가요? 저는 배우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합니다. 풍족할 때 남을 도우는 것은 쉽지만 어려울 때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에 지금 제가 하는 모든 봉사 들은 모두 의미가 있고 행복 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안시성’ 합숙 훈련 기간과 겹친 독도 수중 정화 활동 기간에, 수심 30에서 1000만 대박 기원 플래카드를 들고 소원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이정민 배우. 사진=이정민 제공 <영화 ‘안시성’ 합숙 훈련 기간과 겹친 독도 수중 정화 활동 기간에, 수심 30에서 1000만 대박 기원 플래카드를 들고 소원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이정민 배우. 사진=이정민 제공>

◇ 영화 ‘안시성’으로 다시 시작하는 본격적인 배우의 길

- 본격적으로 다시 배우의 길을 선택한 거네요.

그 시작이 영화 ‘안시성’입니다. 이 영화를 통해서 한 단계 더 발전하는 배우 이정민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작품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렇게 경력이 쌓이고 좋은 감독님, 동료 분들을 만나다 보면 저도 조금씩 관객들에게 알려 지지 않을까요? 그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제가 지속적으로 작품을 하는 이유는 저의 작품세계를 믿고 함께하는 동료, 후배, 스승님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함께 하기에 연기도 가능하고 또한,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늘 자신의 일처럼 응원하고 힘을 주는 제자들도 있기에 배우로써의 삶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무대에서 펼쳤던 저의 에너지와 열정을 영화에 쏟으려고 합니다.

어울림 승마장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는 조수혁 배우와 장현정 배우. 사진=이정민 제공 <어울림 승마장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는 조수혁 배우와 장현정 배우. 사진=이정민 제공>

- ‘안시성’ 촬영이 시작됐나요? 말을 타는 배우들은 기승 오디션에 합격한 후에도 승마 훈련을 별도로 받는다고 들었습니다.

영화 ‘안시성’에서 제가 맡은 배역은 당나라 부대장입니다. 저희 ‘안시성’은 말을 잘 다뤄야 하는 배역이 많기 때문에 최초로 기승 오디션까지 보고 배우를 선별한 영화입니다. 기존에 말을 타고 무술을 하는 부분을 대부분 액션팀이나 무술팀이 대역을 했다면 우리 안시성 제작팀에서는 배우가 직접 대역 없이 모든 신을 소화해 주길 바라고 있는 작품입니다.

우리 제작팀의 세심한 배려와 노력으로 현재 기승을 하는 배우들은 문경에서 이시은 승마감독님 지도로 2박 3일씩 합숙 훈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말 위에서 칼을 찌르고 화살도 쏘고 창을 휘두릅니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훈련을 마다 않고 말과 함께 땀을 흘리며 달렸습니다. 그리고 또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느끼는 배우들은 문경 훈련뿐만 아니라 자기들이 사비를 들여 각자가 다니는 승마 클럽에 가서 훈련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울림 대마장에서 마장마술 국가대표 선수들이 일반인을 상대로 지도를 해 주고 있는 모습. 사진=이정민 제공 <어울림 대마장에서 마장마술 국가대표 선수들이 일반인을 상대로 지도를 해 주고 있는 모습. 사진=이정민 제공>

- 개인 연기 연습 하듯이 개인 승마 훈련을 해야겠네요.

저 또한 개인적으로 다니는 승마장이 화성에 위치한 어울림 승마장입니다. 어울림 승마장은 함께 ‘안시성’에서 파소부장 역으로 출연하는 배우 조수혁 선배님께서 팀을 결성해 다니는 곳으로써 시설은 국내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한 곳이며 국가대표 마장마술 선수들이 개인 훈련 및 마장마술을 및 승마 기본기를 가르치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실내 대마 장을 보유하고 있는 곳입니다. 그곳에서 함께 훈련을 할 수 있게 해주신 조수혁 선배님, 장현정 선배님께 감사드립니다. 여기서 저희 어울림 승마장 배우 팀들은 함께 훈련도 하고 부족한 부분은 개인지도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힘을 써주시는 어울림 승마장 유종오 사장님께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조수혁 배우가 영화 ‘안시성’을 위해 개인 훈련하는 모습. 사진=이정민 제공 <조수혁 배우가 영화 ‘안시성’을 위해 개인 훈련하는 모습. 사진=이정민 제공>

-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한 때 연극을 좋아 했고 미쳐 있었지만 앞으로는 드라마 및 영화에 매진하여 좋은 모습 보여 드릴 수 있는 믿음이 가는 배우가 되도록 약속드리겠습니다. 항상 노력하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배우는 자세로 끝까지 가 보려고 합니다. 지금 제 글을 읽어 주시는 모든 분들께 이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힘들어도 포기 하지 마십시오. 사람의 마음을 이용하거나 영악하게 살고 얍삽하게 살지 않아도 분명히 성공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늦게 가는 것처럼 보여도 그 누군가는 분명히 당신의 그 노력을 알고 있고 도와주실 겁니다.

저는 빌립보서 4장 13절 성경구절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을 마음에 새기고 살고 있습니다. 저는 믿습니다. 간절히 원하고 노력 하면 이루어진다. 저희 영화 ‘안시성’ 많이 봐 주시고 배우 이정민도 많이 응원해 주세요. 저희 영화에 많은 관객들이 박수쳐 주시는 그날을 상상하며 열심히 훈련하고 있습니다. 기대 많이 해 주시고 응원해 주세요. 고맙습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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