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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연극] 2017 코믹소등극 ‘오! 마이 고스트’ 대전 공연, 불을 켜면 3년 전 죽은 아내가 나타난다?

발행일 : 2017-07-20 11:02:34

2017 코믹소등극 ‘오! 마이 고스트’ 대전 공연이 대전광역시 대흥동 소재 아신극장 1관에서 7월 20일부터 8월 20일까지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백재현 작/연출, 이승훈 조연출, 아신아트컴퍼니 주최로 진행된다.

공연의 부제는 ‘불을 켜면 3년 전 죽은 아내가 나타난다?’이다. 현재 아내 이수영(김자미 분)과 살고 있는 심령 소설가 박도진(김건욱 분)이 소설을 집필하기 위해 무속인들을 만나고 직접 체험을 하게 되면서, 3년 전 죽은 전 부인 금진희(유보영 분)가 눈에 보이면서 세 명의 기막힌 동거(!)가 시작된다. 주술사, 아기보살 등 1인 6역 이상을 소화하는 전종희의 활약도 눈에 띈다.

‘오! 마이 고스트’ 리허설사진. 사진=아신아트컴퍼니 제공 <‘오! 마이 고스트’ 리허설사진. 사진=아신아트컴퍼니 제공>

◇ 참신한 아이디어, 혹시나 하는 관객의 의구심을 극 안에서 풀어내는 재치

‘오! 마이 고스트’ 리허설을 직접 보니 코믹소등극이라는 타이틀을 왜 달았는지 실감 날 정도로 재미있는 공연이었다. 신선한 아이디어에 휴머니즘을 담고 있으면서도, 쉴 새 없이 웃게 만든 시간이었는데, 배우들은 진지한 연기를 통해 웃음을 전달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사랑이 남아있다면 죽은 사람의 모습이 내 눈에 보일 수 있고, 죽은 전 부인이 남편과 현재의 부인을 도와준다는 설정은 관객의 성향에 따라서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설정일 수도 있고,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다.

‘오! 마이 고스트’ 리허설사진. 사진=아신아트컴퍼니 제공 <‘오! 마이 고스트’ 리허설사진. 사진=아신아트컴퍼니 제공>

‘오! 마이 고스트’는 혹시 있을 수도 있는 관객의 의구심을 극 안에서 아기보살과 도진의 대화를 통해서 터놓고 이야기해 관객을 공감하게 만든다. 이 작품은 연극 속 설정을 받아들이게 되면 극 속의 상황에 대한 디테일, 웃음 코드가 더욱더 재미있게 느껴지는데, 그런 측면은 무척 돋보인다.

‘오! 마이 고스트’는 극 중 극 형식을 가지고 있다. 도진의 소설 속 이야기와 현실의 이야기는 흥미롭게 연결되며 반복되는데, 머리를 쓰지 않고 보고만 있어도 100분 동안 몰입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오! 마이 고스트’ 리허설사진. 사진=아신아트컴퍼니 제공 <‘오! 마이 고스트’ 리허설사진. 사진=아신아트컴퍼니 제공>

◇ 뛰어난 대사전달력, 외운 대사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인 듯 자연스럽게 흐름을 이어가는 연기를 보여준 김자미

‘오! 마이 고스트’에서 현재 아내 역의 김자미는 뛰어난 대사전달력을 발휘한다. 코믹소등극으로 대사가 중요한 작품에서 김자미는 마치 아나운서가 내레이션을 하듯 명확하게 이야기를 전달한다.

감정이 고조될 때와 차분해졌을 때 모두 대사가 관객들에게 잘 들릴 수 있도록 전달한다는 점은 무척 놀라웠다. 김자미는 연극적 연기를 하며 존재감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외운 대사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흐름을 이어가는 연기를 펼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오! 마이 고스트’ 리허설사진. 사진=아신아트컴퍼니 제공 <‘오! 마이 고스트’ 리허설사진. 사진=아신아트컴퍼니 제공>

‘오! 마이 고스트’에서 진희의 모습과 말은 도진에게만 전달되는데, 무대에 같이 등장해 있는 진희에게 도진이 한 말이 자신에게 한 말인 줄 알고 오해하며 대응하는 수영을 김자미는 무척 능청스럽게 표현한다.

김자미의 대사전달력과 연기를 보면 모노드라마를 해도 혼자서 무대를 모두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오! 마이 고스트’에서 가장 관객과 가까운 정서를 효과적으로 표현한 것을 보면, 김자미는 관객과 주고받는 연극도 잘 소화할 것이라고 기대된다.

‘오! 마이 고스트’ 리허설사진. 사진=아신아트컴퍼니 제공 <‘오! 마이 고스트’ 리허설사진. 사진=아신아트컴퍼니 제공>

◇ 무대에서 더욱 발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김건욱, 수많은 무대 경험을 제대로 발휘한 유보영, 등장만으로도 웃음을 선사한 전종희

‘오! 마이 고스트’에서 도진 역의 김건욱은 시원스럽게 펼치는 큰 동작, 큰 감정의 표현에 뛰어남을 발휘했다. 김건욱의 연기를 보면 뭔가 하고 싶은 게 내면에 엄청 쌓여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내면의 발산과 절제해 공간을 만드는 것의 조화와 넘나듦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면 주목받는 인기 배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진희 역의 유보영은 오랜 연기 경험만큼이나 원숙한 연기를 보여줬다. 유보영은 LED 조명과 함께 하늘하늘한 의상으로 춤추는 장면을 여러 번 소화하는데, 분위기를 환기하며 완급조절을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오! 마이 고스트’ 리허설사진. 사진=아신아트컴퍼니 제공 <‘오! 마이 고스트’ 리허설사진. 사진=아신아트컴퍼니 제공>

1인 6역 이상을 소화한 전종희는 서로 다른 배역으로 바로바로 등장했다. 다른 역할을 하면서 감정의 점핑을 어떻게 극복할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의상을 어떻게 저렇게 빨리 갈아입는지 신기하게 바라보다 보면 전종희 또한 바쁘게 의상을 갈아입으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역할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전종희는 등장만으로도 웃음을 주는데, 웃기는 연기를 할 때뿐만 아니라 진지한 장면에서도 웃음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종희의 얼굴을 보면 동시에 떠오르는 배우가 여러 명 있는데, 그런 이미지는 다역을 소화하는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오! 마이 고스트’ 리허설사진. 사진=아신아트컴퍼니 제공 <‘오! 마이 고스트’ 리허설사진. 사진=아신아트컴퍼니 제공>

‘오! 마이 고스트’는 큰 강도의 반전을 가진 작품이다. 만약 진지하기만 한 작품이었다면 반전이 논란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인데, 반전 또한 관객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정서를 공연 내내 축적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 마이 고스트’ 본공연에 대한 대전 관객들의 반응은 어떨지 궁금하다. 마음 편하게 실컷 웃으며 즐길 것인가, 진지함 속에 내적으로만 웃으며 표정관리를 할 것인가? 관객석의 반응에 따라 배우들은 어떤 소통의 손을 관객들에게 내밀 것인가 궁금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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