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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무용] 서울시무용단 ‘더 토핑’(1) 한국무용과 판소리가 만난 최태선 안무자의 ‘여민도기’

발행일 : 2017-07-07 11:35:09

2017 서울시무용단 정기공연 ‘The Topping; 더 토핑’(이하 ‘더 토핑’)이 7월 6일부터 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 중이다. ‘한국무용을 토핑하라!’라는 부제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한국무용을 기반으로 다른 장르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신선한 무대를 꾸미고 있다.

‘더 토핑’에서는, 한국무용과 판소리가 만난 최태선 안무자의 ‘여민도기’, 한국무용과 뮤지컬이 만난 정지현 안무자의 ‘다섯가지 사랑이야기’, 한국무용과 우도농악(부포놀이)이 만난 전진희 안무자의 ‘계집, 女’, 한국무용과 드로잉아트가 만난 김진원 안무자의 ‘TAXI’가 펼쳐진다. 세종대왕이 백성을 위해 만들었다는 ‘여민락’이 모티브가 된 ‘여민도기’를 시작으로 본지는 ‘더 토핑’의 네 작품을 공연 순서대로 모두 공유할 예정이다.

‘더 토핑’ 중 ‘여민도기’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더 토핑’ 중 ‘여민도기’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 제의(祭儀)형식을 통해 전달된 세종대왕의 정신세계

‘여민도기’는 세종대왕이 백성을 위해 만든 ‘여민락(與民樂)’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작품이다. 제1장 ‘천이(天夷)’ 보아도 보이지 않은 빛, 제2장 ‘地希(지희)’ 들어도 들리지 않는 소리를 거쳐, 제3장 ‘인미(人微)’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 마음으로 이어진다.

우주만물에 고하는 제의(祭儀)형식으로 만들어진 공연으로 종교적인 의미로 볼 수도 있지만 역사적인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작품이다. 지난 6월 4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선보인 ‘여민무’의 확장판으로 알려져 있다.

‘여민무’에서 ‘여민도기’로 확장하는 창작의 발전 과정이 지속된다면 어떤 장르가 추가로 결합돼 종합공연으로 만들어질지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세종대왕의 정신세계를 비언어적인 감성으로 전달한다는 것도 의미 있는 작업인데, 판소리가 함께 하기 때문에 비언어적이라고만 할 수는 없지만 메시지의 주입보다는 이미지의 제시라는 면에서 더욱 신선하다고 볼 수 있다.

‘더 토핑’ 중 ‘여민도기’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더 토핑’ 중 ‘여민도기’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 서서히 움직이다가 빠르게 움직이는 완급조절의 미를 살린 작품

‘여민도기’는 초반에 판소리가 공연을 리드한다. 국가무형문화제 제5호 ‘심청가’ 이수자인 오단해는 깊고 진한 선율로 무대를 휘감는다. 판소리로 시작한 무대는 한국무용과의 오버랩을 통해 전통악기 연주에 맞춰 본격적인 한국무용의 무대로 이어진다.

여자 무용수 중 다섯 명이 함께 하는 시간에는 같은 안무의 범위 내에서 다른 동작을 펼치는데, 서서히 움직이다가 빠르게 움직이며 완급조절의 미를 발휘한다. 측면조명보다 천장조명을 사용해 동작의 화려함보다는, 움직임을 통해 관객들과 정서적 교감을 시도하려는 것을 알 수 있다.

빠른 리듬의 연주가 이뤄지는 시간에 무대에 있던 두 명의 남자 무용수는 자기 속도를 지켜서 안무를 펼치기도 하는데, 정중동(靜中動) 동중정(動中靜)을 변형해서 표현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여민도기’는 정지동작에서 시작해 움직이는 안무를 잘 살리고 있는데, 준비하고 있다가 움직이는 모습은 자연의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고, 세종대왕이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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