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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쌍용 G4 렉스턴, 대형 SUV를 말하다

발행일 : 2017-06-13 09:08:14
[시승기] 쌍용 G4 렉스턴, 대형 SUV를 말하다

오랜 기다림이었다. 지난 2001년, 조르제토 주지아로의 디자인으로 나온 쌍용 렉스턴이 드디어 16년 만에 ‘G4 렉스턴’이라는 이름의 후속 모델로 등장했다.

G4 렉스턴의 외관은 지난 2013년 서울모터쇼에 공개된 LIV-1을 바탕으로 완성됐다. 앞뒤 펜더에 두툼한 라인을 더한 외관이 인상적인 차였다. 2016년 파리모터쇼에 나온 LIV-2는 사실상 G4 렉스턴의 쇼카 성격이 강한 양산 직전의 콘셉트카였다. 현장에서 본 LIV-2는 고급스러운 외관과 실내가 돋보였다.

크림색으로 꾸몄던 콘셉트카의 실내는 양산차로 넘어오면서 블랙 원톤, 블랙/베이지 투톤, 브라운 컬러 등 3가지로 정리됐다. 기존 렉스턴에서 아쉬웠던 시트는 훨씬 고급스러워지고 착좌감이 개선됐다. 다만 앞좌석 시트 쿠션은 조금 작은 느낌이다. 운전석과 조수석에 익스텐션(확장) 기능을 넣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시승기] 쌍용 G4 렉스턴, 대형 SUV를 말하다

G4 렉스턴의 외관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엠블럼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쌍용차의 수출용 차에 달리는 타입을 달았는데, 뒤쪽에는 ‘G4’라고 쓰인 날개 모양의 새로운 엠블럼을 장착했다. 이 엠블럼은 역사성이나 상징성이 부족할뿐더러 모양도 그리 예쁘지 않다. 차라리 앞에 달린 엠블럼을 뒤에도 다는 게 나을 것으로 보인다.

파워트레인은 2.2 디젤 엔진과 7단 자동변속기로 구성됐다. 2.2ℓ 엔진을 쓰는 쌍용차는 코란도 C와 코란도 스포츠, 코란도 투리스모가 있는데, 이들 엔진의 최고출력은 178마력, 최대토크는 40.8㎏‧m다. G4 렉스턴은 같은 배기량이지만 187마력, 42.8㎏‧m으로 파워를 높였다.

출발은 가뿐하다. 쌍용차의 자료에 따르면 정지에서 시속 20㎞까지 가속시간의 경우 G4 렉스턴은 1.49초로 싼타페 1.51초, 모하비 1.61초에 비해 빠르다. 그러나 시속 20~80㎞ 구간에서 추월 가속은 조금 아쉽다. 차체가 크고 2톤에 육박하는 차체 중량 때문에 힘이 넘친다는 느낌은 없다. 중속 구간에서의 가속력은 시승 모델에 달린 20인치 휠 때문일 수도 있다. 따라서 럭셔리나 프라임 트림에 달린 18인치 휠이라면 가속력이 다를 수 있다. 대신 탄력이 붙으면 가속할 때 숨통이 트인다.

[시승기] 쌍용 G4 렉스턴, 대형 SUV를 말하다

방음대책은 신경 쓴 티가 난다. 가속 페달을 살짝 밟으면 엔진음이 나지막이 들리고, 풀 가속을 해야 소리가 신경 쓰일 정도다. 일반적인 운전 상황에서는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은 없겠다.

시승회 도중 오프로드 코스로 들어섰다. 동승한 오토다이어리 오종훈 편집장은 “기아 모하비 시승회 때 코스와 똑같다”고 한다. 경쟁 모델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구성한 코스인지, 우연인지는 모를 일이다. 이 코스는 오프로드는 맞지만 풀숲이 많을 뿐 본격적인 험로는 아니다. 그래도 비가 와서 미끄러운 흙길에서는 4륜 구동의 진가가 드러났다.

G4 렉스턴은 파트타임(선택형) 4륜 구동을 채택하고 있다. 기아 모하비는 VIP 트림에서 파트타임이 기본, 프레지던트가 상시 4WD를 기본으로 채택한 게 차이점이다. 많은 럭셔리 SUV들이 상시 4WD를 장착하고 있지만, 오프로드를 공략할 때는 파트타임도 괜찮다는 게 내 생각이다.

[시승기] 쌍용 G4 렉스턴, 대형 SUV를 말하다

승차감은 확실히 모하비보다 낫다. 프레임 타입 SUV의 경우 차체 구조상 요철을 지날 때 차체가 앞뒤로 흔들리는 경우가 많은데, G4 렉스턴은 이를 어느 정도 잡아냈다. 다만 드라이브 모드가 없다는 건 아쉽다.

가격만 단순히 비교하면 3350만~4510만원의 G4 렉스턴이 4110만~4850만원의 모하비보다 저렴하다. 하지만 “2.2ℓ와 3.0ℓ 모델이 같은 급이냐”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배기량을 보면 완전히 같은 급이라 할 수는 없지만, 차체 크기나 가격대로 볼 때 비교 대상인 것은 확실하다. 실제로 이들 차종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도 한 번쯤 비교대상에 올려놓을 가능성이 높다.

편의장비만 놓고 보면 G4 렉스턴이 확실히 앞선다. 특히 한 번에 목적지 검색이 가능한 음성인식 내비게이션, 라디오 주파수 자동 이동, 음원 저장 기능, 계기반 그래픽 변경 등에서 이런 점이 눈에 띈다. 좀 더 강력한 엔진이 추가된다면 쌍용차의 대형 SUV 시장 석권이 좀 더 수월해질 것이다.

[시승기] 쌍용 G4 렉스턴, 대형 SUV를 말하다

평점(별 다섯 개 만점. ☆는 1/2)
익스테리어   ★★★★
인테리어     ★★★★
파워트레인   ★★★★
서스펜션    ★★★★☆
정숙성      ★★★★
운전재미    ★★★☆
연비        ★★★★
값 대비 가치 ★★★★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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