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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터널’(11) 갈등의 해소 뒤 또 다른 갈등의 론칭, ‘터널’의 고차원적 갈등 구조

발행일 : 2017-05-09 04:44:31

신용휘 연출, 이은미 극본의 OCN 토일드라마 ‘터널’ 제11화는 1971년부터 1989년까지 880부작으로 방영된 MBC 드라마 ‘수사반장’의 분위기를 연상하게 만드는 음악과 흑백 영상으로 시작했다.

이는 과거에 선풍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의 향수와 추억을 공유한다는 측면이 있다. ‘터널’이 1986년에서 2016년으로 타임 슬립한 이야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사반장’과 ‘터널’은 범죄 드라마라는 공통점 이외에도 시간적으로 겹치는 기간이 있다는 공통점 또한 찾을 수 있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 호루라기 소리와 호루라기 목걸이

‘수사반장’과의 이미지적 연결로 시작한 ‘터널’ 제11화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연결고리, 신재이(이유영 분)와 박광호(최진혁 분)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로 호루라기 소리와 호루라기 목걸이를 사용했다.

위급한 상황에서 신재이가 박연우일 수도 있다는 것을 박광호가 깨닫게 됐는데, 극적인 상황에서 새로운 반전을 시작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위급한 상황이었다는 점과 연결고리가 이어졌다는 점은 신재이가 과거를 떠올리게 만드는 계기를 만든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우린 주변의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모르고 지나치기도 한다

‘터널’ 제11화에서 정호영(허성태 분)에게 살인을 당할 수 있었던 위험한 상황을 겪은 후 깨어나지 못하는 신재이를 보며 박광호는 신재이와의 에피소드들을 하나씩 떠올렸는데, 박광호가 흘리는 눈물의 진정성이 느껴졌다.

박광호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가슴 절절히 슬프면서도 감동적인 순간일까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박광호는 신재이가 자신 주변에 계속 있었는데 신재이가 박연우인 것을, 자신의 딸인 것을 몰랐었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우리는 살면서 정말 소중한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 것을 잊고 살기도 하고, 주변의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모르고 지나치기도 한다. ‘터널’을 보면 스쳐 지나친 인연 중에 정말 소중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러 번 스치는 안타까움 속에 결국 만나게 될 사람은 만난다는 감동 또한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

30년 동안 아파할 때 같이 있어주지 못한 미안함을 박광호는 가지고 있는데, 드라마 속 인물의 감정이 아닌 실화라고 하면 내가 그 대상이 아닐지라도 가슴을 후벼파는 듯한 아픔을 같이 겪을 수도 있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갈등의 해소 뒤 또 다른 갈등의 론칭, ‘터널’의 고차원적 갈등 구조

정호영으로부터 신재이를 구한 뒤 신재이가 의식을 잃으면서 또 다른 위기 상황에 봉착했는데, 신재이의 안전 여부와 함께 신재이가 박연우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주는 혼란과 갈등도 증폭됐다.

“고생했어. 근데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거 알지? 잡으면 끝나는 놈이 있는가 하면, 잡고 나서부터가 더 힘든 면이 있어”라는 전성식(조희봉 분)의 말은 ‘터널’이 만드는 고차원적 갈등 구조를 단적으로 알려준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작은 갈등을 시청자들에게 숨기며 가기보다는, 큰 갈등의 제목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면서도 그 안에 있는 갈등의 디테일과 또 다른 갈등의 론칭 가능성을 내포하면서 진행되는 ‘터널’의 스토리텔링은 작은 호기심을 해소하게 하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게 만든다는 점이 돋보인다.

정호영은 자신이 신재이를 죽이려고 한 것이 아니라 구해주려고 했다고 말한다.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터널’의 고차원적 갈등 구조를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로 생각할 수 있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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