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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9) 비밀 연애의 아찔함, 함께 하지 못하는 답답함

발행일 : 2017-04-21 11:56:11

김진민 연출, 김경민 극본의 tvN 월화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이하 ‘그거너사’) 제9화에서는 머쉬앤코가 데뷔를 앞두고 본격적 연습을 하지만, 계획이 유출되는 일이 발생했다.

조이(윤소림 역)와 이서원(서찬영 역)은 마치 실제 연예인 커플이 몰래 데이트를 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다른 사람의 눈치를 안 보고 길을 걷는 등 일상을 같이 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비밀연애, 윤소림과 서찬영의 비밀 데이트

‘그거너사’ 제9화는 이서원에게 안겨서 우는 조이를 몰래 지켜보는 이현우(강한결 역)을 시청자들은 안타깝게 쳐다봐야 했다. 제9화 전반부에는 조이와 이현우의 사랑에 이서원이 끼어든 게 아니라, 조이의 이서원의 사랑에 이현우가 끼어든 것처럼 보였다는 점이 주목된다.

연예인의 비밀 데이트는 세간의 부러움을 산다. 비밀 연예를 들키기 않기 위해 카페나 식당을 통째로 빌리고 고급 승용차에서 내리지 않고 데이트를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비밀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고급 식당을 전체 빌리는 것, 고급 승용차에서 데이트하는 것을 보고 부럽다고 느낀다. 물론, 데이트 상대가 멋진 연예인인 것이 부럽게 생각되기도 한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런데, 만약 내가 연예인이거나 유명인이어서 몰래 데이트를 해야만 한다고 구체적으로 생각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요즘처럼 날이 화창해져도 같이 꽃을 보며 걸을 수도 없고, 손을 잡고 걷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다.

식당에 가서 밥 먹으면서도 서로 좋아하는 표정 숨겨야 하고, 심야 영화를 몰래 볼 때도 영화와 상대방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주변에 누군가가 쳐다볼 수 있다는 사실에 긴장해야 한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불행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것은 재벌이 세금을 너무 많이 낸다고 직장인이 걱정하는 것과 같다. 연예인이나 유명인은 더 많은 여러 가지 보상을 받고 있기 때문에, 비밀 연예를 한다는 이유로 우리가 측은하게 여길 필요는 없다.

◇ 일상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그러나, ‘그거너사’ 제9화에서 조이와 이서원이 비밀 데이트를 하는 것을 보고 우리가 자부심과 우월감을 느낄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우리는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식당에 갈 수도, 손잡고 꽃길을 걸을 수도, 눈치 안 보고 영화표를 예매할 수도 있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만끽할 수 있는 일상의 행복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그거너사’의 비밀 데이트를 보며 알 수 있다. 나뿐만 아니라 내 주변의 사람들도 할 수 있는 일상의 공유는 그리 대단하게 여겨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 함께 하는 시간과 공감은 쉽게 얻을 수 있지만 결코 쉽게 지나치면 안 되는, 무척 소중하면서도 의미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지 못한다.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아닐 경우 이런 소소한 일상이 주는 행복은 삶을 마감하기 직전에야 깨달을 수도 있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시청자들의 카타르시스, 다른 측면에서 느낄 수도 있다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몰입해 내 일처럼 보는 시청자들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등장인물이 돼 간접경험을 하는 판타지를 누리는 것이다. 현실에서 이뤄질 수 없는 일이 펼쳐지는 드라마 속에서 내가 주인공인 것 같은 시간을 느낄 수 있다.

또 하나는 불행한 주인공을 보면서 나는 그보다는 행복하다는 위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막장 드라마를 볼 때 욕하면서도 계속 보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드라마는 판타지와 우월감을 모두 시청자들에게 선물해야 하는 것이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거너사’에서 몰래 데이트를 보며 소소한 일상을 자유롭게 향유하는 기쁨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를 깨달은 시청자는 판타지와 우월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같은 드라마를 보면서도 불행으로 받아들일지 행복으로 받아들일지는, 드라마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의 최종 주인인 시청자가 선택하는 것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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