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M9

문화예술
HOME > 문화예술 > ET-ENT연극

[ET-ENT 연극] 라이브로 만나는 아름다운 그림책 ‘작은악사’

발행일 : 2017-01-10 18:12:31

아시테지(ASSITEJ)는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이다. 아동청소년 연극이 유럽을 중심으로 발달했고, 협회 창립 단계에서 유럽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 1965년 파리 창립된, 전 세계 83여 개 회원국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비정부 국제기구로, 3,000명이 넘는 전 세계 아동청소년 공연 단체 및 예술인이 각국 본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작은악사’는 제13회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 공식초청작으로, 1월 7일부터 8일까지 드림아트센터 3관에서 공연됐다. 아시아문화원에서 만든 작품으로, 아름다운 선율에 따뜻한 정서를 담은 시(詩)음악극이다.

‘작은악사’ 공연사진. 사진=아시테지 한국본부 제공 <‘작은악사’ 공연사진. 사진=아시테지 한국본부 제공>

◇ 소리와 움직임, 아동극의 기본에 충실한 공연

아동청소년극 중에서도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아동극을 관람하면 어린 관객들은 대사보다는 소리와 움직임에 크게 호응을 보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은악사’는 이런 아동극의 기본에 충실한 공연이다.

공연 시작을 알리는 안내가 나와도 어린 관객들을 조용히 집중하도록 만들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작은악사’는 집중을 반복해 요청하기보다는, 무대 중앙에서 주인공이 피리를 불며 공연을 시작했다.

‘작은악사’ 공연사진. 사진=아시테지 한국본부 제공 <‘작은악사’ 공연사진. 사진=아시테지 한국본부 제공>

피리 소리에 더 이상 개별적인 이야기를 하는 관객 없이 무대에 바로 집중하는 모습은 놀라웠다. 무대 공연에서 관객의 호응이라고 하면 대부분 박수와 환호를 연상하는데, 아동극에서는 개별적으로 이야기를 하던 어린 관객들이 초집중하는 모습은 박수와 환호 이상의 엄청난 호응이라고 볼 수 있다.

◇ 음악극! 뮤지컬을 상상할 수 있었지만, 음악이 강조된 연극

‘작은악사’는 피리와 25현 가야금이 무대에서 라이브로 연주됐다. 음향효과를 만드는 폴리 아티스트가 무대 위에서 직접 폴링을 하는 모습은 어린 관객들뿐만 아니라 어른 관객들에게도 호기심을 자극했는데, 별도의 폴리 아티스트가 아닌 배우가 폴리 아티스트의 역할을 같이 한다는 점도 주목됐다.

‘작은악사’ 공연사진. 사진=아시테지 한국본부 제공 <‘작은악사’ 공연사진. 사진=아시테지 한국본부 제공>

‘작은악사’에서 추운 겨울, 외롭고 배고픈 작은 악사 모비치를 못된 친구들이 괴롭히는 장면이 있다. 이때 모비치는 피리를 연주하고, 엄마 생각이 나게 만드는 모비치의 피리 소리는 못된 친구들도 울먹이게 만든다.

무대의 배우가 울먹이는 모습에 같이 울먹인 관객들도 있었는데, 눈물 나는 감동은 배우가 같이 울 때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경험한 시간이었다. ‘작은악사’는 음악극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어서 뮤지컬을 상상할 수도 있지만 연극인데, 음악이 중요한 극이기 때문에 감성적인 분위기가 더욱 고조된다고 볼 수 있다.

‘작은악사’ 공연사진. 사진=아시테지 한국본부 제공 <‘작은악사’ 공연사진. 사진=아시테지 한국본부 제공>

◇ 거울에 반사된 태양빛, 고동을 연상하는 소리

‘작은악사’는 태양빛이 거울에 반사된 곳을 노란색으로 표현하는 아이디어를 발휘한다. 실제 빛과 거울을 이용하지 않고 거울과 노란색 면만을 이용해 표현한 점은, 특징에 관객들을 집중하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무대 장치의 변화를 줄 때 막을 내리지 않고, 배우가 관객석으로 들어가 소라의 고동을 연상하는 소리를 내며 관객들의 시선을 받으며, 그동안 무대 장치 변화를 준 아이디어 또한 돋보였다.

‘작은악사’ 공연사진. 사진=아시테지 한국본부 제공 <‘작은악사’ 공연사진. 사진=아시테지 한국본부 제공>

포장용 에어캡을 이용해 얼음을 표현하고, 모비치가 얼음으로 뒤덮여 얼린 모습을 보여준 것은 마치 애니메이션이나 CG처럼 신선한 재미를 줬다. 포장용 에어캡으로 전혀 다른 공간을 창출하고, 에어캡이 터지는 소리 또한 활용한 점은 소리와 움직임에 민감한 아동극에 맞는 연출이었다.

‘작은악사’는 가족의 개념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든다. 누구나 혼자일 수 있고, 혼자가 될 수도 있는데, 혼자가 된 사람이 다시 가족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는, 모비치의 특별한 모험을 훈훈하게 기억하도록 만들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최신포토뉴스

위방향 화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