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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차제도 2020년으로 연기...내년부터 전기차 지원 차량 두 배 확대

발행일 : 2014-09-02 16:58:00

정부가 배출권거래,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와 관련한 산업계의 요구를 수용해 시행 시기를 한 박자 늦췄다. 배출권거래의 산업계 온실가스 감축 의무는 축소되고 저탄소차 제도는 5년 뒤로 연기됐다.

저탄소차제도 2020년으로 연기...내년부터 전기차 지원 차량 두 배 확대

정부는 2일 경제관계 장관회의에서 배출권거래제는 예정대로 내년 시행하되 산업계 감축률을 낮추고 저탄소차제도는 2020년 말까지 시행을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두 제도가 내년에 동시 시행되면 국내 산업에 지나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배출권거래제의 내년 시행은 관련 법령과 대외 신뢰도를 고려해 결정됐다. 대신 제도 초기 산업계의 불안과 시장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완화 방안이 함께 추진된다. 모든 업종에서 온실가스 감축률을 10% 완화하는 게 대표적이다. 특히 감축 부담이 큰 간접배출과 발전 분야 등은 추가 완화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배출권 기준 가격도 시장안정화를 위해 1만원으로 설정했다.

저탄소차 제도는 시행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크지 않고, 2016년 이후 재정 균형을 맞추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고연비 차량에 부과하려 했던 부과금은 유예하고, 해당 부과금으로 충당하려 했던 친환경차의 보조금은 재정 지원으로 메울 예정이다.

올해 말 일몰 예정이었던 전기 자동차 세제 감면은 연장하고 보조금 지원대수를 내년부터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한다. 하이브리드카 취득세, 개별소비세 등의 감면도 연장하고 중소형 하이브리드카 구매 시에는 100만원을 추가 보조금으로 지급한다. 이와 함께 국내 판매차량을 대상으로 평균 온실가스 연비기준을 2020년까지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운송부문 온실가스 감축과 친환경 기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함이다.

정부는 온실가스 관련 두 제도의 수위완화 연장선으로 2020년까지의 국가온실가스 배출전망치 재산정 작업에도 착수한다. 전망치 재산정은 올해부터 진행 중인 장기 배출 작업과 함께 검토할 계획이다.

방향은 정했지만 방법이 없는 대책

지금 당장의 먹거리가 급했다. 정부의 이번 발표는 기후변화대응을 통한 미래 신산업 육성보다는 현재 국가 경쟁력에 기여할 수 있는 핵심 산업 지키기를 위한 선택이다. 배출권거래제 내년 시행이라는 명분은 챙겼지만 사실상 산업계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

문제는 국가 온실가스감축 목표 달성 유무다. 산업계 감축률을 낮추고 저탄소차제를 연기하면서 온실가스감축의 두 개 핵심축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권의 온실가스감축 정책이 잠시 휴무에 들어가면서 그 부담이 다음 정권으로 넘어가게 됐다는 평이다.

정부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배출권거래 1기는 시장 안착과 불확실성을 감안해 제도를 유연하게 운용하고 2기에 가서 산업계와 함께 감축노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본격적인 감축은 다음 정권에서 한다는 설명이다.

해당 계획에 산업계가 동참할지는 미지수다. 저탄소차제 역시 산업계 요구에 2013년 이미 한차례 시행을 늦췄음에도 재차 연기됐다. 2020년이 돼서도 산업계는 계속 경제 부담을 이유로 제도 시행 연기를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임시방편책은 마련했다. 친환경차 보조금을 확대하고 연비기준을 높이는 것도 감축목표 미달성을 우려한 대책이다. 하지만 이 정도로 배출전망치 대비 30% 감축이라는 국제사회 약속을 지키기에는 부족하다. 정부가 아예 배출전망치 재검토를 언급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지금 정책방향으로는 목표달성이 어려우니 배출전망치를 수정해 목표량 감소 효과를 본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제 논란은 사실상 정치권으로 넘어갔다. 야권은 이번 정부 결정을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파기로 보고 있다. 2일 오전 환노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저탄소제 연기는 국회 입법권에 대한 도전이자 정부의 법질서 와해 행동이라고 규탄했다. 정부가 계획 중인 저탄소제 관련법 부칙 개정도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기세다.

정부는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가능한 한 연말 전까지 국회통과를 목표로 추진하겠다”며 “만약 통과가 지연되면 통과 노력에 최선을 다하고 정부가 발표한 원칙에 따라 제도를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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