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은 유럽에서 독일 다음으로 완성차를 많이 생산하는 주요 국가다. 기아는 1992년 스페인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2004년부터는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하고 직접 판매를 시작했다. 설립 첫해 총 3만여 대를 판매한 후 2006년까지 누적 10만 대, 2009년 20만 대, 2014년 30만 대의 판매를 기록하며 성장해왔다. 2016년부터는 연간 5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법인 설립 후 지난해까지는 20년간 총 86만여 대를 판매했다.
이곳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자리한 '기아 인테그랄 카'를 지난달 25일 찾았다. 지난 2008년에 오픈한 이곳은 약 580평의 면적에 신차와 중고차를 판매하고 정비까지 가능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전시장에는 모닝을 비롯해 스토닉, 니로, 씨드, 프로씨드, X씨드, EV3, EV6, EV9, 스포티지, 쏘렌토를 판매 중이며, 아홉 개의 차종을 전시하고 있다.
기아 인테그랄 카 관계자는 “최근 스페인에서 몇 년 동안 한국차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좋아졌는데, 디자인을 비롯해 차량 퀄리티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특히 개런티(보증 서비스)를 7년 이상 해주면서 다양한 혜택들을 제공해 판매량이 늘었는데, 최근 케이팝이나 한국 문화의 유입은 판매에 큰 영향은 없다는 게 기아 관계자의 분석이다.

실제로 기아는 스페인을 중심으로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기아는 2024년 스페인 전기차 시장에서 총 2645대를 판매(소매 기준)했다. 전년 대비 1.0% 증가했으며 이로써 기아는 2017년 90대를 판매한 이후 7년 연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기아는 2014년 쏘울 EV를 출시하며 스페인 전기차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이후 2019년 니로EV, 2021년 EV6, 2023년 EV9, 2024년 EV3를 선보이며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해왔다.
전기차 시장 진출 첫해에는 쏘울EV 2대에 그쳤지만 2017년 90대를 판매한 뒤 2018년 102대, 2019년 379대, 2020년 875대를 판매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르포] 기아, 유럽 시장 전동화 22% 목표로 뛴다](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3/03/news-p.v1.20250303.6f74e3cf67d248bfbdec276bd56e5e48_P1.jpg)
특히 2021년에는 EV6를 총 1085대 판매하며 처음으로 연간 2000대 판매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후 2022년 2213대, 2023년 2620대를 판매하는 등 상승 흐름을 유지, 지난해에는 EV3가 큰 인기를 얻으며 역대 최고 연간 판매량을 기록했다.
기아가 스페인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이후 11년간 가장 많이 판매한 모델은 니로EV다. 니로EV는 2019년부터 올해 1월까지 총 6513대가 판매돼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EV6는 총 2874대가 판매됐으며, EV3는 스페인 시장의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총 1162대가 팔렸다. 쏘울은 734대, EV9은 총 310대가 판매됐다.
![[르포] 기아, 유럽 시장 전동화 22% 목표로 뛴다](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3/03/news-p.v1.20250303.1f46c7ab88664a8085b9510935c48e41_P1.jpg)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스페인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연간 약 6만 대 규모로 성장했다.
2024년에는 전년 대비 7.4% 증가한 5만8859대가 판매됐다. 2023년에는 총 5만4813대가 판매됐는데, 이는 2022년의 3만1490대 대비 74.1% 증가한 수치다. 2022년 전기차 판매도 2021년 2만3977대 대비 약 31.1%의 증가율을 보였다.
2024년 스페인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한 제조사는 총 1만6661대를 판매한 테슬라다. BMW가 3966대, BYD가 3801대, 메르세데스-벤츠가 3470대, 볼보 3241대, MG가 3210대로 뒤를 이었다.
![[르포] 기아, 유럽 시장 전동화 22% 목표로 뛴다](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3/03/news-p.v1.20250303.654f5bb3ff054ee3a3f82cb7a91b89d7_P1.jpg)
전기차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기아는 제조사 순위 7위를 기록하며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에는 EV3가 총 417대 판매되며 BYD 돌핀(394대), 다치아 스프링(374대)을 제치고 차종별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스페인 완성차 판매에서 1~3위는 토요타, 폭스바겐, 르노다. 기아 인테그랄 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기아와 가장 많이 비교하는 차는 토요타, 폭스바겐, 현대차”라고 말한다. 다만 토요타는 스페인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이 전혀 없다.
지난 1월 스페인 정부의 전기차 및 충전 인프라 지원 프로그램 'MOVES III'의 2025년 6월 연장안이 최종 부결되면서 보조금 지급이 중단됨에 따라 현지 업계는 올해 전기차 판매가 소폭 감소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조금 지급 중단 이후, 스페인자동차제조협회를 비롯한 관련 업계는 MOVES III 연장 승인 촉구에 나섰다. 스페인 정부는 보조금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전기차 지원 프로그램을 재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관계자는 “대중화 EV 신차 라인업 확대로 올해 유럽 시장 전동화 비중 22%를 목표하고 있다”라며, “지속적인 전동화 라인업 확장을 통해 스페인뿐만 아니라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EV뿐 아니라 전동화에도 적극적이다. 전체 판매 차종의 63%가 하이브리드이며, EV 5%, PHEV 4% 등 72%가 전동화 라인업으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전기차 시장의 부침에도 잘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기아는 올해 EV3, EV6, EV9 등 전기차와 니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쏘렌토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판매를 앞세워 스페인에서 누적 90만 대 판매를 넘어설 전망이다.
또, 기아는 올해부터 스페인 시장을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대중화 전기차 모델 판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올해는 EV4, EV5, PV5 등 신차 판매를 통해 전동화 브랜드로의 입지를 강화한다. 또한 EV2를 비롯해 2027년까지 15종의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하는 등 전동화 선도 브랜드로서 이미지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기아 인테그랄 카 관계자는 “EV6 등 그간의 EV 시리즈가 모두 잘됐다. EV3도 많이 팔리고 했지만, 스페인 사람들이 선호하는 차 크기가 EV2이므로 잘 팔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시장에서는 올해 PV5, 2027년 PV7을 선보이며 2030년까지 연간 25만 대(PV5 15만 대, PV7 10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