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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터널’(15) 단서를 모으듯 흩어진 스토리텔링을 연결하다

발행일 : 2017-05-31 08:21:51

신용휘 연출, 이은미 극본의 OCN 토일드라마 ‘터널’ 제15화는 연쇄살인범 목진우(김민상 분)와 58 박광호(최진혁 분), 김선재(윤현민 분), 신재이(이유영 분)의 관계가 명확하게 확인됐다.

각각의 스토리텔링이 어떻게 하나의 이야기로 커다랗게 만나는지 보여줬는데, 범죄 드라마에서 단서를 하나하나 모으듯 등장인물 각각의 스토리텔링이 연결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각각의 이야기가 엮어서 하나의 이야기가 나오면 긴장감이 떨어질 수도 있는데, 신재이의 납치 사건을 통해 새로운 긴장감을 론칭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흩어져 있던 이야기들을 하나로 모으다, 단서를 모으듯 스토리텔링을 연결하다

다소 긴 호흡으로 이어지는 드라마는 여러 번에 걸친 반전을 통해 스토리텔링을 이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터널’은 전체적인 이야기 속 반전을 꾀하기도 하지만, 목진우, 58 박광호, 김선재, 신재이 등 등장인물 각각의 스토리텔링을 하나로 엮으며 문제를 해결하고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를 다시 제기하는 흥미로운 방법을 사용했다.

인물 위주의 스토리텔링은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작가를 비롯한 제작진은 각 인물이 돼 캐릭터와 이야기를 창출해야 하는데, 같은 작품에서 여러 인물의 개별 이야기를 동시에 전개하면서 일단은 겹치지 않게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직접 글을 써 본 사람은 더욱 잘 알 것이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메인 작가와 보조 작가가 같이 작업할 경우, 메인 작가가 전체적인 이야기를 구성하고 보조 작가가 각각의 에피소드를 만들거나 대사만 위주로 손보기도 하는데, 시즌제로 이어가는 미드의 경우 10명이 넘는 작가가 공동창작을 할 때 각각의 작가는 각각의 캐릭터의 대사를 비롯한 스토리텔링을 만들기도 한다.

시청자들은 성향에 따라서 각기 다른 등장인물에 몰입해 감정이입할 수 있는데, 각각의 캐릭터와 그에 따른 스토리텔링이 살아있다는 것은 전체적인 관심과 함께 마니아적 열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섬뜩함을 발산하는 김민상, 캐릭터 구현인가? 개인의 연기력인가?

‘터널’에서 강력1팀 형사 곽태희 역의 김병철은 차분하면서도 다소 부드러운 연기를 보여준다. 존재감을 드러내기보다는 드라마를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김병철은 드라마 ‘도깨비’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900년간 구천을 떠도는 간신인 박중헌 역을 맡아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했었다. ‘도깨비’에서 김병철이 등장할 때마다 시청자들은 무서움과 함께 급격한 거부감을 느꼈는데, ‘터널’의 김병철은 전혀 다른 이미지로 다가왔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에서 공포감을 불러일으킨 인물은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섬뜩함을 발휘한 사람은 목진우를 연기한 김민상이었다. 차분하고 지적인 국과수 부검의이면서 연쇄 살인범인 이중적 모습을 김민상은 무서우면서도 슬프게 표현했다.

“사랑한 만큼 증오도 깊어진다”라고 납치당한 이유영이 김민상에게 말한 것처럼 김민상은 엄마를 사랑하는데, 엄마의 행동을 싫어하면서도 엄마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저항하는 모습은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전형적인 모습인데, 실제적으로도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많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에서 악역에 인간적인 슬픔을 담은 것은 위험하면서도 카타르시스를 안겨줄 수 있는 절묘한 선택이다. 악을 미화할 수도 있고 보는 사람에 따라 악에 대해 정당성을 찾을 수도 있지만, 실제 삐뚤어진 사람은 마음속 진한 상처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개연성 있는 설정이라고 볼 수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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