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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엔젤 해즈 폴른’ 적의 실체가 드러난 후에도 긴장감이 줄어들지 않는 영화

발행일 : 2019-11-04 08:36:08

릭 로먼 워 감독의 <엔젤 해즈 폴른(Angel Has Fallen)>은 비밀 경호국 최고 요원 마이크 배닝(제라드 버틀러 분)의 임무수행 중 발생한 트럼불 대통령(모건 프리먼 분)을 향한 의문의 사상 최대 규모 드론 테러로 이야기가 시작한다.
 
드론을 이용한 공격은 새로운 스타일의 공포로 관객을 긴장하게 만드는데, 아무도 믿을 수 없다고 차례로 느끼게 되는 두 주인공의 감정은 감정이입한 관객들 또한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다. 적의 실체가 드러난 이후에도 긴장감이 줄어들지 않고 새로운 긴장감을 적절하게 론칭했다는 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엔젤 해즈 폴른’ 스틸사진.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엔젤 해즈 폴른’ 스틸사진.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 드론을 이용한 공격! 새로운 스타일의 공포로 관객을 긴장하게 만든다
 
<엔젤 해즈 폴른>은 처음부터 신선할 수도 있고 그렇기에 더욱 무자비할 수 있는 액션이 시선과 감정을 자극한다. 드론을 이용한 공격의 무자비함은 한 대의 드론이 아니라, 작지만 수많은 드론들의 공격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조선시대에 사용된 로켓 화살 화기인 신기전, 동시에 많은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방사포를 연상하게 만드는 <엔젤 해즈 폴른>의 드론 공격은 어디서 본 듯한 장면이라는 익숙함과 이전에 본 적이 없었다는 새로움의 결합으로 와닿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더욱 현실적이고 섬뜩하게 느껴진다.

‘엔젤 해즈 폴른’ 스틸사진.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엔젤 해즈 폴른’ 스틸사진.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눈에 보이지 않은 적들로부터의 무자비한 공격이라는 점은 현대전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전면전이 아닌 국지전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것을 <엔젤 해즈 폴른>은 시각적으로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대통령 암살 시도와 주인공이 함정에 빠지는 내용을 보면 큰 틀에서의 이야기 구조는 다른 흥행 영화들과 비슷할 수도 있으나, 새로운 디테일이 뻔하지 않은 공포를 전달하는 작품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엔젤 해즈 폴른’ 스틸사진.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엔젤 해즈 폴른’ 스틸사진.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 아무도 믿을 수 없다! 감정이입한 관객 또한 궁지로 몰아넣는다
 
<엔젤 해즈 폴른>에서 마이크 배닝의 추락은 영웅의 몰락을 의미한다. 내부적으로는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서 특수 경호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지 의문이 생기는 상황에서, 외부적으로는 모함과 함정에 휩싸이기 때문이다. 배닝처럼 영웅적 삶을 살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중장년의 관객은 자신의 삶이 연결돼 떠올라 배닝과 같이 느낄 수 있다.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대통령의 말이 결국 배닝의 말일 수도 있겠다는 것이 느껴지게 만드는 디테일은 훌륭하다. 대통령이 가진 의심과 불안감이 배닝에게 전달되고, 배닝을 통해 확산되고 강화된 의심과 불안감이 관객에게 전달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엔젤 해즈 폴른’ 스틸사진.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엔젤 해즈 폴른’ 스틸사진.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만약 의심과 불안감의 시작이 배닝이었다면 관객은 한 사람의 특정한 생각과 감정으로 느꼈을 수도 있지만, 대통령으로부터 시작해 배닝까지 이르렀기 때문에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정서가 되고, 관객은 더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는 점이 눈에 띈다.
 
◇ 적의 실체가 드러난 후에도 긴장감이 줄어들지 않는 영화
 
<엔젤 해즈 폴른>은 적의 실체를 보여주지 않고 이야기가 진행된다. 양쪽에서 쫓기는 심정을 한동안 유지한다. 적의 실체가 드러난 후에도 긴장감이 줄어들기보다는, 그 적에 어떻게 대항해야 할 것인가에 집중하게 만들어 새로운 긴장감을 부여하기 때문에 긴장감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은, 관객의 감정선을 그래도 이어갈 수 있게 만든다는 점에서 무척 돋보이는 대목이다.

‘엔젤 해즈 폴른’ 스틸사진.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엔젤 해즈 폴른’ 스틸사진.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엔젤 해즈 폴른>은 한 나라의 위급 상태가 국가 차원의 상대방이 아닌 일개 조직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는 개연성과 경종을 울린 영화이다. 우리는 국가의 신용도보다 기업의 신용도가 높아지고, 국가 차원보다는 도시 차원, 혹은 지역 사회나 기업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이뤄지는 일이 점점 늘어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엔젤 해즈 폴른>의 상황이 단순히 영화적 상황으로만 느껴지지는 않을 수 있다.
 
전쟁이 목적이 된 사람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해치고 희생하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는 사람들이 단지 영화 속 사람들이라고만 느껴지지는 않다는 점은 매우 씁쓸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 결단할 수 있는 용기는 이 영화가 남기는 여운 중의 하나이다.

‘엔젤 해즈 폴른’ 스틸사진.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엔젤 해즈 폴른’ 스틸사진.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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