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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17) 갈마가 맺어졌다, 갈마가 풀어졌다? 이름에 묶여있다? ‘아스달 연대기’가 가진 믿음과 집착의 세계관

발행일 : 2019-09-22 11:35:05

tvN 토일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제17회는 ‘갈마가 맺어졌다’, ‘갈마가 풀어졌다’라는 개념을 전달했는데, <아스달 연대기>가 가진 믿음과 집착의 세계관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드라마 초반 ‘이름에 묶여있다’라는 개념과 같은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폭포의 심판’에서 살아났다는 것은 ‘와한의 꿈’이었던 은섬(송중기 분)이 이나이신기의 재림으로 인정받으며 새로운 영웅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라문 해슬라의 재림일 것이라는 이미지에서 이나이신기의 재림이라는 이미지까지 가지게 됨으로써, 초강력 절대 영웅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돋보인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갈마가 맺어졌다, 갈마가 풀어졌다? 이름에 묶여있다? <아스달 연대기>가 가진 믿음과 집착의 세계관
 
<아스달 연대기> 제17회에서 모모족의 샤바라인 카리카(카라타 에리카 분)는 물에 빠져 죽을 위기에 처한 은섬을 구한 후, “당신이 나의 아이를 구하면서 우린 갈마가 맺어졌고, 내가 당신의 목숨을 구하면서 우린 갈마가 풀어졌습니다. 이제 당신과 난 처음으로 돌아왔습니다.”라고 말했다.
 
‘갈마’의 의미에 대해 등장인물들은 아스달 언어로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게 없지만 ‘인연 같은 것’이라는 추측을 했다. 맥락적으로 파악할 때 ‘갈마’는 받은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보답 의무, 보상 의무, 심리적 부채로 인해 엮인 인연이라고 볼 수 있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이제 당신과 난 처음으로 돌아왔습니다.”라는 카리카의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갈마는 도의적 연결과 사항이라기보다는 꼭 풀어야 하는 숙제 같은 느낌을 준다. <아스달 연대기>가 주는 믿음과 집착의 세계관은, 아스달과 아스달 사람들의 운명은 정해진 인과관계로 흐르고,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되도록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부여한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아스달 연대기> 초반에는 탄야(김지원 분)와 은섬, 은섬과 도우리(칸모르)가 이어지는 필연성을 ‘이름에 묶여있다’라는 개념을 부여함으로써 확보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갈마가 맺어졌다’, ‘갈마가 풀어졌다’, ‘이름에 묶여있다’ 등의 개념과 정서는 <아스달 연대기>의 세계관을 독창적으로 보여주는 요소 중의 하나이다. 제1회 또는 제2회에서의 암시와 정서적 암시를 시청자들이 제17회에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더 명확하게 전달됐으면, 지금보다 더 감동적으로 느껴져 눈물을 흘리며 시청하는 사람이 많이 늘어났을 수 있다.
 
◇ ‘폭포의 심판’에서 살아난다는 의미는? 영웅으로 다시 태어나는 은섬!
 
<아스달 연대기> 제17회에서 카리카는 은섬에게 아고의 폭포에서 살아난다는 것은 다른 무엇이 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고족으로 돌아가면 당신은 이제 당신으로 살 수 없게 됩니다. 원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우리와 함께 떠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할 때 카리카는 모모족의 언어를 사용했는데, 호기심을 주면서 동시에 한국어로 표현했을 때의 어색함으로 인한 극적 긴장감 저하를 사전에 차단한 선택이 주목된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전반부에는 은섬이 아라문 해슬라의 재림일 수 있다는 강력한 암시가 있었는데, 후반부에는 이나이신기의 재림이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드라마 전반부에 아라문 해슬라에 이미지를 부합하고, 후반부에 이나이신기의 이미지에 부합하도록 만들면서, 결국 마지막에는 은섬이 서로 대립했었던 아라문 해슬라와 이나이신기를 모두 아우르는 초강력 절대 영웅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게 만들었다는 점에 감탄하게 된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연기의 일관성을 지키는 송중기
 
<아스달 연대기> 제17회에서 이나이신기의 재림으로 추앙받는 은섬은 아고족을 이끌고 돌담불의 노예를 구했다. 송중기는 영웅의 카리스마를 보여주면서도, 노예일 때 은섬의 목소리를 그대로 유지해 다른 인물이 아닌 같은 인물이라는 것을 시청자들이 느끼면서 감정선을 그대로 유지하게 만들었다.
 
은섬과 사야의 1인 2역을 소화하는 송중기는, <아스달 연대기> 제17회에서 사야가 타곤(장동건 분)을 보좌하고 구하는 역할을 하면서 행동은 변했지만 목소리와 눈빛, 그리고 디테일한 움직임의 뉘앙스는 그대로 유지했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1인 2역을 소화하면서, 은섬과 사야가 상황에 따라 행동과 선택을 바꿔야 하는 모습을 표현하면서, 송중기는 연기의 일관성을 유지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더 존재감을 발휘하는 연기를 하고 싶었을 순간에서도, 은섬 캐릭터의 현재 내면을 표현한 연기를 위해 강약과 수위, 완급을 조절했던 송중기의 마지막 불꽃 연기가 기대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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