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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사바하’ 종교적으로 바라볼 것인가? 인간 본성의 측면에서 바라볼 것인가?

발행일 : 2019-02-19 11:52:26

장재현 감독의 <사바하(娑婆訶, SVAHA : THE SIXTH FINGER)>에서 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쌍둥이 자매는 올해로 16살이 된다. 한편, 신흥 종교 비리를 찾아내는 종교문제연구소 박목사(이정재 분)는 사슴동산이라는 새로운 종교 단체를 조사 중이다.
 
영화 처음부터 무서운데, 배경 지식이 없으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서 무섭고, 원래 알고 있었으면 더욱 몰입하게 돼 무섭다. <사바하>를 종교적으로 바라볼 것인가, 인간 본성의 측면에서 바라볼 것인가 관객은 선택하게 되는데, 여름이 아닌 2월에 개봉하는 무서운 영화가 관객에게 어떤 호응을 받을지 흥행 여부가 궁금해진다.

‘사바하’ 스틸사진. 사진=외유내강 제공 <‘사바하’ 스틸사진. 사진=외유내강 제공>

◇ 처음부터 무섭다! 배경 지식이 없으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서 무섭고, 원래 알고 있었으면 더욱 몰입하게 돼 무섭다!
 
<사바하>는 1999년 강원도 영월에서 나와 함께 태어난 귀신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영화 시작부터 엄청 무서운데 현재도 귀신과 함께 살고 있다는 말은 더욱 오싹하게 만든다. 배우와 스태프는 촬영하면서도 무서웠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악귀를 잡는 악신’에서 악귀가 더 무서울지, 악신이 더 무서울지 모르기 때문에 더더욱 불안해진다.
 
금화와 그것의 1인 2역을 맡은 이재인과 정나한 역 박정민은 등장만으로도 관객들에게 무서움을 선사하는데, 촬영을 할 때는 스스로 가장 무서워했을 수도 있다. 고요셉 역 이다윗은 대부분 이정재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실제 상황이어도 이재인이나 박정민보다는 덜 무서웠을 것이고, 촬영할 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사바하’ 스틸사진. 사진=외유내강 제공 <‘사바하’ 스틸사진. 사진=외유내강 제공>

박정민의 경우 실체를 알 수 없는 정비공의 역할을 하는데, 아직 드러나지 않은 실체를 표현하기 위해 감정이입해 몰입하다 보면 시나리오에도 없고, 감독의 디렉팅에도 없던, 새로운 영역을 스스로 느꼈을 수도 있다.
 
이재인의 경우 무서움을 그대로 표현해도 되기 때문에 촬영을 하면서 감정의 해소가 어느 정도 됐을 수도 있지만, 박정민은 무섭더라도 무서움을 표현하지 않아야 하는 역할을 하면서 감정을 쌓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촬영하면서 실제로 마음이 가장 힘들었을 수도 있다.

‘사바하’ 스틸사진. 사진=외유내강 제공 <‘사바하’ 스틸사진. 사진=외유내강 제공>

김동수 역 유지태, 황반장 역 정진영은 영화 초반 설정과 상황으로 보면 무언가 할 수 있는 것, 혹은 해야 하는 것을 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드는데, 반전과 반전의 극대화를 위해 아껴둔 인물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 종교적으로 바라볼 것인가? 인간 본성의 측면에서 바라볼 것인가?
 
<사바하>는 불교 이야기, 불교에서 파생된 또 다른 종교 이야기, 새로운 종교 단체 이야기와 함께 기독교 이야기가 나온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기독교 또한 파생된 또 다른 종교들도 있는데, 파생된 종교라고 보는 시선도 있고 이단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사바하’ 스틸사진. 사진=외유내강 제공 <‘사바하’ 스틸사진. 사진=외유내강 제공>

만약 <사바하>에서 이정재가 스님이었다면, 영화가 만들어가는 시야가 좁아졌을 수도 있다. 이정재는 불교에서 파생된 신흥 종교의 이야기를 제3자의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정재가 목사이기 때문에 해안스님 역 진선규가 하는 말과 추론, 통찰력에 객관성이라는 명분을 부여한다는 것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이정재와 진선규가 모두 스님으로 설정됐으면, 관객은 영화 자체의 스토리텔링에 마음을 맡기고 그냥 따라가기보다는 진짜 그런가 생각하면서 봐야 할 수도 있다.

‘사바하’ 스틸사진. 사진=외유내강 제공 <‘사바하’ 스틸사진. 사진=외유내강 제공>

이정재와 진선규를 다른 영역에 둠으로써 그들의 추론과 추적에 관객들이 큰 저항감 없이 따라가게 만드는데, 정말 똑똑한 설정이라고 느껴진다. 진선규가 있음으로 해서 이정재가 심판자라기보다는 추적자라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영화 초반 이정재의 모습은 심판자 혹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인물로 보이는데, 진선규의 등장 후 진선규와 친분을 보여주면서 의견 공유를 해 가는 과정에서 점차 추적자라는 이미지를 가지게 된다.

‘사바하’ 스틸사진. 사진=외유내강 제공 <‘사바하’ 스틸사진. 사진=외유내강 제공>

사건의 실체에 이정재 혼자 들어가는 게 아니라 핵심적인 연결고리를 진선규가 찾는다는 점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모든 실체를 이정재 혼자 찾았으면, 관객의 성향이나 종교관에 따라 매우 불편해졌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사바하>는 종교적인 소재이고 종교적인 영화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인간 본성의 이야기라고 봐도 무방한 작품이다. 실제로 <사바하>에는 인간 본성에 대한 언급이 많이 나온다는 점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

‘사바하’ 스틸사진. 사진=외유내강 제공 <‘사바하’ 스틸사진. 사진=외유내강 제공>

◇ 2월에 개봉하는 무서운 영화, 흥행할 것인가?
 
<사바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이면서 공포 영화라고 볼 수도 있다. 공포 영화는 대부분 여름에 개봉한다. 더운 여름에 오싹함을 느끼면서 카타르시스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687만 명을 동원한 영화 <곡성(哭聲, THE WAILING)>의 경우 2016년 5월 12일 개봉했고, 267만 명의 관객이 찾은 영화 <곤지암(GONJIAM: Haunted Asylum)>은 2018년 3월 28일에 개봉했다. 여름이 아닌 2월에 개봉하는 <사바하>의 흥행 여부에 따라 무서운 영화의 개봉 시기 기준이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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