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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진심이 닿다’(3) 감정이입해 유인나 표정 따라하기

발행일 : 2019-02-16 00:03:36

박준화, 최지영 연출, 이명숙, 최보림 극본, tvN 수목드라마 <진심이 닿다> 제3회에서 이동욱(권정록 역)은 유인나(오진심 역)에게 “우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죠”라는 멘트를 했다. 유인나를 비서로 인정하면서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업무를 시작하자는 이야기였는데, 마치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관계성을 구축하자는 이야기처럼 들리는 듯했다.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우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죠! 이중적으로 해석 가능한 대사는 암시의 기능을 한다
 
“우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죠”라는 이동욱의 멘트는 일에 대해 말한 것이지만, 사랑에 대해 말한 것처럼 듣고 싶어졌다. 이는 유인나와 시청자가 모두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일 이야기일까, 관계 이야기일까? 이중적으로 해석하면 암시의 기능을 하는 대사라고 볼 수 있는데, <진심이 닿다> 제3회에서는 일을 지칭했지만, 일반적으로는 어긋났던 사랑을 다시 시작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암시라고 보는 게 지나친 추측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제2회와는 다르게 제3회에서 이동욱은 돌에 걸려 넘어지려는 유인나를 피하지 않았고, 유인나는 이동욱에게 안겼다.
 
“저 이번엔 안 피했습니다”라는 이동욱의 심쿵 멘트와 함께 흘러나오는 배경음악은 분위기를 한껏 고조했다. 게다가 이동욱은 피하지 않았다는 것을 굳이 말로 표현해 티냈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이 장면에서 두 사람의 옷 색깔은 커플룩으로 맞춰 입은 것처럼 비슷했는데 이 또한 이미지적 암시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 모든 디테일이 이중적인 의미, 암시의 역할로 해석될 수 있고, 꽁냥꽁냥한 이야기를 기대할 수 있게 만든다.
 
◇ 감정이입해 유인나 표정 따라하기
 
유인나에 감정이입해 유인나의 표정 변화를 따라가며 관람하면 디테일한 감정 변화를 더 잘 느낄 수 있다. 신경 써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비슷한 표정을 계속 짓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유인나의 표정은 역동적으로 변화하는데 표정 변화의 디테일을 직접 따라가면 미묘한 감정 변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미 시청한 사람은 재방 때 적용해보길 추천한다.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독백으로 이동욱을 칭찬하면서 유인나는 ‘우리 변호사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말하고 나서 스스로 놀라는 유인나의 표정도 따라해 보면, 나도 몰랐던 나의 마음이 구체화될 때 깜짝 놀라는 것을 더욱 공감할 수 있다.
 
◇ 원리와 이유를 차분하고 자세하게 알려주면 바로 이해하는 유인나
 
<진심이 닿다>에서 유인나는 서투르지만, 이유를 설명하면 금방 알아듣는다. 모든 일에 어설프고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원리와 이유를 차분하고 자세하게 알려주면 바로 이해한다.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이동욱과 언쟁을 하다가도 이동욱이 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해 원리와 이유를 설명하니 유인나는 바로 수긍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습득력과 유연성이 좋은 것이다. 장소연(양은지 역)과 딸의 전화 통화를 우연히 듣고 나서, 거짓말의 이유가 관심받고 싶어서, 사랑받고 싶어서일 수 있다는 것을 유인나는 깨닫는다.
 
그냥 깨닫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의뢰인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에 대해 공감하면서 수용하고 인정하는 태도를 취한다는 점은 무척 인상적이다. 다른 사람은 듣지도 않으려는 말이라고 제대로 설명해주면 <진심이 닿다>의 유인나는 들어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스스로 깨닫지 못했던 것에 대해 외부에서 정보나 자극이 들어오면, 유인나는 빠르게 이해하고 습득하는 능력과 자세 갖춘다. 연예인이니까 이런 건 모를 거라고 대하는 것 자체가 선입견일 수 있다는 것을 유인나는 보여준다.
 
유인나의 습득력을 알게 된다면, 유인나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막 생길 것이다. <진심이 닿다>에서 유인나는 발연기로 유명한데, 어쩌면 연기 선생님들이나 매니지먼트에서 연기의 원리를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고 주입식으로 따라하게 만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냥 이 장면에서는 이렇게 연기해야 한다고 주입하지 않고, 이 상황은 어떤 배경에서 어떤 조건을 전제로 펼쳐지기 때문에 등장인물은 어떤 감정을 어떻게 가지는 게 맞는지에 대해 제대로 상세하고 차분하게 알려준다면, 오진심 캐릭터는 더 이상 발연기를 하지 않고 멋지고 감탄하게 만드는 연기를 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이런 점은 <진심이 닿다>에서 오진심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사항일 수 있다. 우리가 무언가 제대로 못할 때 우리 잘못도 있겠지만, 제대로 원리와 방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설프게 가르쳐주는 사람이 아닌, 원리를 장악하고 가르쳐주는 사람이 있다면 오진심과 우리 모두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유인나에게, 오진심 캐릭터에게 진심으로 공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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