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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극한직업’ 뻔하게 흐를 수도 있는 이야기를 채우는 디테일

발행일 : 2019-01-18 13:41:26

이병헌 감독의 <극한직업>은 낮에는 치킨장사, 밤에는 잠복근무, 해체 위기를 맞은 마약반의 색다른 잠복근무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가볍게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코미디 영화로, 뻔하게 흐를 수도 있는 이야기를 채우는 디테일이 깨알 재미를 준다.

‘극한직업’ 공연사진. 사진=어바웃필름, 영화사 해그림,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극한직업’ 공연사진. 사진=어바웃필름, 영화사 해그림,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가볍게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영화, 뻔하게 흐를 수도 있는 이야기를 채우는 디테일
 
마약반의 고반장(류승룡 분), 장형사(이하늬 분), 마형사(진선규 분), 영호(이동휘 분), 재훈(공명 분)은 잠복근무를 위해 치킨장사를 시작한다. 치킨장사는 위장이기 때문에 장사가 안 되어야 하고, 그래서 장사가 전혀 안 되는 집을 인수했는데 갑자기 장사가 잘 되기 시작한다.
 
잠복한 치킨집에 손님이 몰아치고 일손이 부족해져, 치킨장사에 더욱 매진하는 모습은 마치 코미디 프로그램의 한 코너를 보는 듯한 재미를 준다. 주객전도, 인과관계의 모순은 설정 자체로 재미를 줄 수 있지만 반복되면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다.

‘극한직업’ 공연사진. 사진=어바웃필름, 영화사 해그림,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극한직업’ 공연사진. 사진=어바웃필름, 영화사 해그림,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런데 <극한직업>은 뻔하게 흐를 수도 있는 스토리텔링을 디테일로 채운다. 전체적인 흐름이 예측돼도 순간순간 웃을 수 있다는 점은 무척 긍정적이다. 작은 반전을 촘촘히 배치해 웃음을 주는데, 진정성과 휴머니즘 또한 대놓고 주입하기보다 웃음 사이에 살짝살짝 지속적으로 투입하기 때문에 관객은 웃고 즐기는 감정선을 그대로 유지하며 영화를 볼 수 있다.
 
◇ 배우들 간의 호흡, 음악과 함께 한 액션
 
<극한직업>은 다섯 명의 마약반의 케미와 함께 악역인 이무배(신하균 분), 테드 창(오정세 분)과의 호흡도 뛰어나다. 마약반과 서장(김의성 분)은 믿음과 위계를 넘나드는 관계를 구축하는데, 진지한 듯 웃기는 배우들의 코믹 연기가 관계성과 스토리텔링을 부드럽게 만든다.

‘극한직업’ 공연사진. 사진=어바웃필름, 영화사 해그림,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극한직업’ 공연사진. 사진=어바웃필름, 영화사 해그림,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극한직업>은 불편할 수도 있는 결투 액션 장면에서 음악을 효과적으로 사용해 강약과 완급을 조절하면서 첨예한 대립을 피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음악을 빼고 보면 결투 장면 자체가 불편하게 보일 수도 있고, 결투를 희화화한 게 더 불편하게 보일 수도 있는데 음악을 통해 완충한 것이다.
 
이병헌 감독이 각색을 맡은 강형철 감독의 <써니>와 이병헌 감독의 <스물>에서도 똑같은 방법을 사용했는데, 결투 자체로 불편해지는 것을 막고 액션신의 완성도를 과도하게 높이지 않고도 장면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극한직업’ 공연사진. 사진=어바웃필름, 영화사 해그림,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극한직업’ 공연사진. 사진=어바웃필름, 영화사 해그림,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짠내로 시작해 급격히 호감과 매력을 발산하는 마형사 역의 진선규! 지루해질만하면 진선규가 나타난다
 
<극한직업> 초반에 진선규는 이하늬에게도 무시당하는 트러블 메이커이다. 그가 나타나면 사고가 발생한다. 그런데, 수원 왕갈비집 아들로, 갈비 양념 비법을 치킨에 적용해 대박을 터뜨리며 판 전체를 좌우하는 인물로 변화한다.
 
짠내로 시작해 호감과 매력을 발산하는 역할까지 진선규는 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를 소화한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지루해질만하면 나타나 웃음을 주는 캐릭터가 있는데, <극한직업>에서 진선규는 대놓고 코믹 연기를 펼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지루해지지 않게 만드는 웃음 제조기 역할을 한다.

‘극한직업’ 공연사진. 사진=어바웃필름, 영화사 해그림,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극한직업’ 공연사진. 사진=어바웃필름, 영화사 해그림,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중반 이후부터는 진선규가 눈에 보이면 웃을 준비를 하게 되는데, 진지하게 나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모습을 통해 웃음을 전달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진지함 속에 웃음을 주는 모습을 보면, 진선규는 예능 프로그램, 특히 체험형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실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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