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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클래식] 페리지홀 ‘박종훈 신작 리사이틀 시리즈4. 슈만과 자작 피아노 음악’ 상징과 암호, 감정의 도약과 점핑

발행일 : 2018-12-18 12:15:31

페리지홀(PERIGEE HALL) 주최 <박종훈 신작 리사이틀 시리즈4. 슈만과 자작 피아노 음악>이 12월 17일 페리지홀에서 공연됐다. 슈만의 연주곡과 박종훈(Chong Park)의 자작곡이 연주됐는데, 공연의 부제 ‘Schumann as a Human’은 이번 공연의 취지를 명확하게 알려주고 있다.
 
상징과 상상, 암호의 제시, 감정의 도약과 점핑을 느끼게 만든 시간으로 박종훈의 기교와 감성이 일관성 있게 펼쳐졌다. 해설자 홍원준은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박종훈과 해설을 겸비한 대담을 무대에서 나눴다.

‘박종훈 신작 리사이틀 시리즈4. 슈만과 자작 피아노 음악’ 리허설사진. 사진=루비뮤직 제공 <‘박종훈 신작 리사이틀 시리즈4. 슈만과 자작 피아노 음악’ 리허설사진. 사진=루비뮤직 제공>

◇ 음악을 통해 문학으로 들어가는 슈만의 연주곡! 박종훈의 기교와 감성으로 펼쳐진 감동의 시간!
 
<박종훈 신작 리사이틀 시리즈4. 슈만과 자작 피아노 음악>에서 홍원준은 슈만이 음악가라기보다는 문학가였다는 점을 알려줬다. 번뇌와 고통에 쌓였던 슈만의 음악은 문학으로 들어야 한다고 알려줬는데, 친절한 가이드일 수도 있고 관객의 느낌을 한정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첫 곡인 슈만의 <Fantasie in C major, Op.17>은 끝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든 후 다시 질주하는 연주가 인상적이었는데, 작곡가는 연주자 및 피아니스트와 심리적 밀당을 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박종훈 신작 리사이틀 시리즈4. 슈만과 자작 피아노 음악’ 리허설사진. 사진=루비뮤직 제공 <‘박종훈 신작 리사이틀 시리즈4. 슈만과 자작 피아노 음악’ 리허설사진. 사진=루비뮤직 제공>

박종훈은 피아노의 마지막음의 여운이 남아있을 때까지 연주하는 자세를 유지한 후 관객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는데, 먼저 박수치지 않고 여운을 끝까지 느낄 수 있는 시간은 더욱 감동적이었다.
 
관객은 성향에 따라 감동을 빨리 박수로 표현하고 싶을 수도 있고, 남은 음을 끝까지 음미하고 싶을 수도 있는데 이번 공연에서 박종훈은 후자의 관객들을 위한 리드를 했다.

‘박종훈 신작 리사이틀 시리즈4. 슈만과 자작 피아노 음악’ 리허설사진. 사진=루비뮤직 제공 <‘박종훈 신작 리사이틀 시리즈4. 슈만과 자작 피아노 음악’ 리허설사진. 사진=루비뮤직 제공>

인터미션 후 이어진 슈만의 <Abegg Variations Op.1>을 연주하는 박종훈은 긴장하지 않고 자유롭게 보였다. 손과 손가락이 날아다니는 현란한 기교를 선보였는데,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슈만의 변칙을 있는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Abegg Variations Op.1>이 손가락을 공중으로 날아다닌 연주라면 <Arabeske in C major, Op.18>은 건반에서 손이 떨어지지 않고 이어진 연주였다. 춤으로 표현할 때 앞의 곡이 업바운스의 리듬이라면, 뒤의 곡은 시각적으로 다운바운스의 느낌을 가지고 있으면서 음의 표현은 업바운스적 리듬과 다운바운스적 리듬을 교차한다는 점이 주목됐다.

‘박종훈 신작 리사이틀 시리즈4. 슈만과 자작 피아노 음악’ 리허설사진. 사진=루비뮤직 제공 <‘박종훈 신작 리사이틀 시리즈4. 슈만과 자작 피아노 음악’ 리허설사진. 사진=루비뮤직 제공>

건반과 손가락의 관계는 중력과 무용수의 관계를 연상하게 만들었는데, 슈만은 반복적 문향의 아라베스크의 이미지를 음악으로 표현할 때 똑같은 주제를 반복하면서도 화성의 변화를 계속 줬는데, 실제 연주를 들으니 피아니스트 박종훈의 연주 실력과 감성 코드는 슈만과 잘 맞거나 혹은 슈만을 충족시키고 있다고 느껴졌다.
 
◇ 박종훈의 자작곡! 에드거 앨런 포, 프레디 머큐리의 감성을 슈만과 연결하다!
 
<박종훈 신작 리사이틀 시리즈4. 슈만과 자작 피아노 음악>에서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박종훈은 자작곡을 통해 에드거 앨런 포와 프레디 머큐리의 감성을 슈만의 정서, 본인의 정서와 연결하는 신선함을 전달했다.

‘박종훈 신작 리사이틀 시리즈4. 슈만과 자작 피아노 음악’ 리허설사진. 사진=루비뮤직 제공 <‘박종훈 신작 리사이틀 시리즈4. 슈만과 자작 피아노 음악’ 리허설사진. 사진=루비뮤직 제공>

<3 Short Fantasies (after Edgar Allan Poe)>를 연주하면서 박종훈은 포의 작품은 짧고, 암호와 상징, 뜬금없이 진행되는 이야기가 슈만의 정서와 맞닿아있다고 이야기했는데, 그런 모든 정서를 자신의 감성을 담아 작곡하고 연주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상징과 상상, 암호의 제시, 감정의 도약과 점핑이 모두 느껴졌는데, 박종훈이 전달한 감정의 점핑은 단절이라기보다는 빠르게 뛰어가고 도약해서 결국 점핑한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는 점이 더욱 놀랍다.

‘박종훈 신작 리사이틀 시리즈4. 슈만과 자작 피아노 음악’ 리허설사진. 사진=루비뮤직 제공 <‘박종훈 신작 리사이틀 시리즈4. 슈만과 자작 피아노 음악’ 리허설사진. 사진=루비뮤직 제공>

박종훈은 프레디 머큐리(퀸)의 <Bohemian Rhapsody>를 클래식으로 편곡한 곡을 정규 프로그램의 마지막 곡으로 연주했고, 책 <연금술사>를 읽고 영감을 받아 작곡한 앨범의 타이틀곡 <The Kiss>를 두 번째 앙코르곡으로 연주했다.
 
<박종훈 신작 리사이틀 시리즈4. 슈만과 자작 피아노 음악>은 박종훈, 슈만, 에드거 앨런 포, 프레디 머큐리 등 서로 다른 시대와 지역에서 다른 장르의 예술을 한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어떤 일관성으로 하나 될 수 있는지 알려준 감동적인 시간이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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