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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발레]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2) 진짜 인형 같은 움직임의 한나래

발행일 : 2018-12-16 02:52:49

12월 15일부터 2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 중인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드레스리허설에서 발레리노 이재우와 함께 인도 인형 역을 소화한 발레리나 한나래는 진짜 인형 같은 움직임으로 시선을 끌었다.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 산뜻하고 밝음을 표현한 16인무, 24인무의 군무
 
마리(김지영, 박슬기, 신승원, 박예은, 한나래, 정은영, 김희선, 심현희, 조연재 분), 왕자(이재우, 정영재, 김기완, 허서명, 박종석, 하지석 분)와 16명의 여자 무용수가 교차하면서 안무를 펼치는 장면에서 내리는 눈꽃은 야외 공연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군무를 출 때 무용수들은 각기 다른 방향을 바라보며 안무를 소화하는 시간도 있다. 군무의 통일성과 눈이 하늘에서 내릴 때 각각이 눈송이가 내려오는 듯한 자유가 느껴지는 움직임을 동시에 표현한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다채로우면서도 아름다운 안무이다.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16인무는 24인무로 이어지는데 다른 발레 작품에서의 백색발레가 웅장함과 우아함을 보여준다면, <호두까기인형>에서의 백색발레는 산뜻하고 밝음을 표현한다. 자유롭고 산뜻하게 표현하는 것 같으면서도 정확한 안무를 구사하는 안무는 알고 보면 더욱 감동적이다.
 
◇ 진짜 인형 같은 움직임의 발레리나 한나래! 절제된 아이솔레이션은 감정 조절과 발레 실력이 뒷받침돼야만 가능한 표현이다!
 
16일(일) 18시 공연과 22일(토) 14시 공연에서 주인공 마리 역을 맡은 발레리나 한나래는 드레스리허설에서 인도 인형 역을 맡았다. 한나래는 균형 감각이 무척 뛰어난 무용수로, 한 다리로 서 있으면서 동작을 할 때와 공중 동작을 할 때 모두 마치 두 다리를 땅에 대고 있는 것처럼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다리 하나를 땅에 대고 다른 다리는 공중에서 동작을 바꿀 때도 한나래의 몸은 절대 흔들리지 않았다. 다리 근력과 복근의 힘이 무척 강하기 때문에 가능한 균형 감각으로 추정된다.
 
한나래는 진짜 인형인 것처럼 아이솔레이션(isolation) 된 움직임을 보여줬다. 아이솔레이션은 분리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무용에서는 손, 팔, 머리, 몸통, 다리, 발을 분리해 안무를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비슷한 동작이지만 수준급의 고급스러운 춤으로 보이는 경우 아이솔레이션이 명확한 경우가 많다.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일반적인 안무에서는 연속적으로 이어진 부드러운 동작 속에서 신체 각 부분이 별개로 움직이는데, <호두까기인형>처럼 인형을 묘사한 안무에서는 관절을 기준으로 봤을 때의 분리를 확실하게 표현할 경우 더욱 멋진 안무가 될 수 있다.
 
한나래는 마치 관절을 자유자재로 움직이지 못하는 인형처럼 명확하게 아이솔레이션 된 안무를 보여줬는데, 한나래로 인해 다른 모든 인형 역의 무용수들을 볼 때도 관객들이 인형적인 정서를 가지게 된다는 점이 주목된다.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한나래는 인도 인형 안무를 하면서 자신의 감정, 감성을 과감 없이 표현하고 싶었을 수도 있는데, 실제 인형의 움직임처럼 절제되고 수준 높은 동작 표현했다. 감정 조절과 발레 실력이 모두 겸비돼야만 가능한 표현력을 발휘했는데, 마인드컨트롤과 연습의 힘이라고 생각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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