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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발레]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1) 모범적인 연속 회전 허서명, 가볍게 움직이면서도 흔들림 없는 박예은

발행일 : 2018-12-15 07:26:56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이 12월 15일부터 2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유리 그리고로비치 안무,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 음악, 강수진 예술감독으로 국립발레단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함께 했다.
 
드레스리허설에서 마리 역 발레리나 박예은과 왕자 역 발레리노 허서명은 안정적이고 명확한 안무를 선보였다. <호두까기인형>은 워낙 유명한 발레 작품으로 인형의 움직임 표현이 인상적인데, 발레리나 한나래는 인도 인형을 소화하면서 실제 인형이 움직이는 듯 절제된 동작을 펼친다는 점이 주목됐다. 본지는 2회에 걸려 리뷰를 공유한다.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 매년 연말이 되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발레 작품! 서로 다른 세계를 이미지적으로 연결하는 연출과 동심을 파괴하지 않으려는 디테일!
 
<호두까기인형>은 워낙 유명한 발레 공연이다. 인형의 움직임을 표현하기 때문에 고정 자세도 중요한 작품이다. 발레는 팔과 다리를 길게 사용하는 것이 특징인데, 발레로 표현된 <호두까기인형>은 정지 동작이 표현하는 것 또한 크고 명확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고정 레퍼토리인데도 볼 때마다 매년 재미있는 이유는 확실하고 대표적인 안무, 반복 공연을 통해 축적된 무용수들의 뛰어난 실력, 재미있고 교훈적인 스토리텔링, 차이콥스키의 음악에서 찾을 수 있다. 국립발레단을 비롯해 거의 모든 발레단에서 공연되는 <호두까기인형>은 앞으로도 계속 스테디셀러의 위치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인터미션 후 제2부가 시작되면, 반가림막 뒤 공중에서 배를 타고 있는 박예은과 허서명은 동화 같은 분위기를 만든다. 반가림막 앞에서 스페인 인형 커플, 인도 인형 커플, 중국 인형 커플, 러시아 인형 커플, 프랑스 인형 커플 등 인형들의 춤이 펼쳐진 후 생쥐들의 춤이 이어져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
 
음악과 함께 불안감 고조시킨 생쥐들의 안무가 펼쳐진 후 그냥 퇴장하는 게 아니라 한 마리의 생쥐가 다른 생쥐들에게 빨리 퇴장하라고 신호해 무언가 꾸미고 있다는 것을 표현한 디테일이 눈에 띈다.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반가림막 앞에 있던 인형들과 생쥐들은 차례로 반가림막 뒤로 지나가는데, 현실의 세계와 동화적 세계가 오버랩 되는 느낌은 영화적 연출처럼 느껴진다. 판타지적인 분위기를 만들면서,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 무대는 실제로 눈이 내리는 기분을 관객이 느끼게 만든다.
 
생쥐 안무와 의상은 너무 혐오스럽지도 않고 눈을 감을 정도로 무섭지도 않다. 캐릭터를 특징을 명확히 드러내면서도 동심을 파괴하지 않도록 수위를 조절한 설정의 디테일은 똑똑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 모범적인 회전 발레리노 허서명, 실제 인형의 움직임처럼 절제되고 수준 높은 안무 선보인 발레리나 박예은
 
공중회전 동작을 할 때 체공 중 공중에서 잠시 멈추는 장면을 표현할 때 허서명은 무척 멋있다. 마치 멈춤 화면을 잠시 본 듯한 허서명의 공중회전은 무용수가 직접 실행한 것이 아니라 영상 장비의 도움을 받아 표현한 것처럼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허서명은 제자리에서 연속 회전을 할 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회전하는 모범적인 회전을 보여줬다. 연속 회전할 때 박예은은 가볍게 회전해, 허서명과 박예은 모두 안정적이고 정확한 안무를 소화했다.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박예은은 리프팅 동작을 할 때 우아하게 올라가 우아하게 내려왔다. 동작을 소화하는데 급하지 않고 여유가 있었다. 관객이 차분하게 감상할 시간적 여유를 관객들에게 확보해 줬는데, 리프팅 동작으로 공중에 있을 때 움직이지 않는 정지 인형처럼 보인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박예은은 허서명이 허리를 잡고 돌려 연속 회전을 도와주는 시간에는 마치 자동으로 도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회전을 소화했다. 점프 후 착지 동작에서도 가볍게 내려오는 모습에서 중력과도 호흡을 맞춰 연착륙할 줄 아는 무용수라고 느껴졌다.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박예은은 마치 체중을 대기실에 두고 온 것처럼 가볍게 움직였는데, 가볍게 움직이면서도 흔들림이 없다는 점이 주목된다. 빠른 동작은 정확히 소화하고, 천천히 하는 동작에서는 우아함을 표현했는데, 연속 회전을 하고 나서도 더 많은 회전을 해도 될 것처럼 느껴졌다.
 
가볍고 정확한 연속 회전으로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은 박예은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무용수이다. 주연과 조연을 넘나들며, 주연 무용수와 의미 있는 조연 무용수로 더 많은 작품에 참여하기를 기대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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