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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국악] 국립극장 마당놀이 ‘춘풍이 온다’(1) 춘풍의 어머니 김씨에게 이름을 부여했다면?

발행일 : 2018-12-12 00:58:34

국립극장 마당놀이 <춘풍이 온다>가 12월 6일부터 2019년 1월 20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손진책 연출, 김성녀 연희감독, 김지일 극본, 배삼식 각색, 박범훈 작곡, 국수호 안무, 이경섭 지휘로 실력파 제작진들이 모두 모였고, 이광복, 김준수를 비롯한 국립창극단의 주연 소리꾼들이 무대에 올랐다.
 
무대의 일부를 객석으로 바꾼 변화가 주는 생생함과 시대 분위기를 반영한 해학, 그리고 주연이면서 실질적으로 1인 다역을 소화한 출연진의 연기에 대한 리뷰를 본지는 2회에 걸쳐 공유한다.

국립극장 마당놀이 ‘춘풍이 온다’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극장 마당놀이 ‘춘풍이 온다’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 일부를 객석으로 만들다! 정말 가까운 곳에서 마당놀이를 즐기는 기분!
 
<춘풍이 온다>는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데, 무대의 일부를 객석으로 만들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원래의 객석과 새로 만들어진 객석에 앉은 관객 모두에게 정말 가까운 곳에서 마당놀이를 즐기는 기회가 주어졌다.
 
관객은 무대만 바라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상대편 관객석을 같이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같이 느끼게 될 때 공감이 더 증폭될 수 있다. 원형 극장의 경우에도 이런 상황은 가능하지만, 원형 극장은 시선이 분산되기 때문에 무대와 관객 반응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무대로는 <춘풍이 온다>가 가장 부합된다고 볼 수 있다.

국립극장 마당놀이 ‘춘풍이 온다’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극장 마당놀이 ‘춘풍이 온다’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마당놀이에서 오프닝 제사 때는 관객 또한 제례에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가 펼쳐지는데, <춘풍이 온다>에서의 가까운 무대는 공연의 일환으로 제사를 보는 게 아니라 실제 제사에 참여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오늘 오신 손님 반갑소’로부터 시작한 공연은 ‘뒤풀이’로 끝나는데, 모든 출연자가 무대에 나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장면은 무대와 관객석의 가까운 거리 덕분에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국립극장 마당놀이 ‘춘풍이 온다’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극장 마당놀이 ‘춘풍이 온다’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 시대 분위기를 반영한 해학! 김씨에게 이름을 부여했더라면?
 
일반적으로 마당놀이는 시대 분위기를 반영한 해학을 담고 있다. 사이다같이 시원한 대사는 사람들의 답답한 마음을 풀어주기도 하고, 아픈 마음에 공감해 위로를 전달하기도 한다.
 
<춘풍이 온다>에서의 해학은 정치적 이슈가 아닌 사회적 이슈 다루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바람둥이 춘풍(이광복, 김준수 분)의 이야기를 펼치면서 미투에 관련된 시대적 목소리를 오목(서정금, 조유아 분)의 입을 통해 전달한다.

국립극장 마당놀이 ‘춘풍이 온다’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극장 마당놀이 ‘춘풍이 온다’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조선시대 서민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던 낭독가 역할을 하는 전기수가 있었다면, 마당놀이에는 꼭두쇠(최호성 분)가 있다. 꼭두쇠는 서사를 알려주기도 하지만, 해학적 상황에 대한 해설을 해주기도 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김씨(김미진 분)는 이름이 없다는 것이다. 오목이도 이름이 있고, 평양 최고의 미녀 추월(홍승희 분)도 이름이 있는데 김씨는 성만 있고 이름이 없다. <춘풍이 온다>에서 김씨에게 이름을 부여했으면 어땠을까?

국립극장 마당놀이 ‘춘풍이 온다’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극장 마당놀이 ‘춘풍이 온다’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실제 그 시절에는 양반집 부인에게 이름을 부여하지 않았더라도 창극 작품이 아닌 마당놀이에서는 이름을 부여하더라도 충분히 해학 속에서 포용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 당시에는 이름이 부여되지 않았지만 현재 공연에서는 이름을 부여한 이유에 대해 꼭두쇠가 이야기를 해줄 수도 있고,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도 있고, 어떤 이름이 어울릴 것 같냐고 질문을 던질 수도 있을 것이다.

국립극장 마당놀이 ‘춘풍이 온다’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극장 마당놀이 ‘춘풍이 온다’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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