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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서울독립영화제2018(16) ‘풍정.각(風精.刻) 푸른고개가 있는 동네’(감독 송주원) 노래는 부르지 않고 춤으로 표현하는 뮤지컬 영화

발행일 : 2018-11-18 06:05:40

송주원 감독의 <풍정.각(風精.刻) 푸른고개가 있는 동네>는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SIFF2018, 서독제2018) 특별초청 부문에서 월드 프리미어(World Premiere)로 상영되는 단편 영화이다. 여덟 번째 풍정.각(風精.刻) 시리즈로, ‘푸른 언덕’이라는 뜻을 가진 청파(靑坡)동의 풍경을 담은 댄스 필름이다.
 
노래는 부르지 않고 춤으로 표현하는 뮤지컬 영화라고 생각되기도 하는데, 뮤지컬신의 비율로만 보면 뮤지컬 영화보다 더 춤이 등장하는 장면이 많기 때문이다. <풍정.각(風精.刻) 푸른고개가 있는 동네>는 재개발로 사라질 푸른고개에 대한 기록 영화로서의 가치도 가지고 있다.

‘풍정.각(風精.刻) 푸른고개가 있는 동네’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SIFF) 제공 <‘풍정.각(風精.刻) 푸른고개가 있는 동네’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SIFF) 제공>

◇ 더 이상 현재의 모습으로는 움직이지 않을 동네, 움직임을 통해 조명하는 댄스 필름
 
<풍정.각(風精.刻) 푸른고개가 있는 동네>는 노래는 부르지 않고 춤으로만 표현하는 뮤지컬 영화라고 볼 수도 있다. 거의 모든 장면이 뮤지컬신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요즘 무용 공연은 말을 하지 않는 무언극의 연극 공연처럼 펼쳐지기도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보면 영화 속으로 들어온 무용 공연이라고 볼 수도 있다.
 
등장인물들의 움직임이 특징적인데, 말로 표현하면 쉬운 것을 모두 몸의 언어로 표현하면서 어려움도 많이 겪었을 것이다. 지붕 위에 올라가는 것, 좁은 건물 안에서 춤을 추는 것 모두 표현하기와 영상에 담기에 수월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풍정.각(風精.刻) 푸른고개가 있는 동네’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SIFF) 제공 <‘풍정.각(風精.刻) 푸른고개가 있는 동네’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SIFF) 제공>

◇ 춤과 움직임을 대사로 바꾸는 글쓰기 수업에 활용할 경우, 재미있을 것이라고 추측되는 작품
 
<풍정.각(風精.刻) 푸른고개가 있는 동네>에서 보여주고 등장인물들이 몸으로 표현한 것을 대사로 바꾼다면 어떨까? 어떻게 대사로 표현할 것인지에 대한 글쓰기 수업을 해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움직임 자체를 글로 표현하는 것도 재미있겠지만, 움직임을 지문이 아닌 대사로 환원하기 위해 이 영화를 본다면 움직임의 디테일 또한 더욱 생생하게 보일 것이라고 추측된다.

‘풍정.각(風精.刻) 푸른고개가 있는 동네’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SIFF) 제공 <‘풍정.각(風精.刻) 푸른고개가 있는 동네’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SIFF) 제공>

◇ 재개발로 사라질 푸른고개, 기록 영화로서의 가치
 
<풍정.각(風精.刻) 푸른고개가 있는 동네>는 재개발로 사라질 푸른고개에 대한 기록 영화로서의 가치도 담고 있는 작품이다. 미용실, 봉제공장. 600년 된 은행나무, 언덕 위 빈 집, 기차가 보이는 골목, 한옥과 양옥과 아파트가 교차되는 골목, 한국전쟁 때 시체를 쌓아두었다는 계단, 영선이네 집 옥상 빨랫줄까지 동네의 모든 장소가 놀이터이자 삶의 시공간을 볼 수 있다.
 
일제 강점기부터 일본인이 모여 살던 적산가옥의 흔적과 600년이 넘은 은행나무, 그리고 한국전쟁을 거치며 만들어진 마흔두 개의 계단도 있고, 도시형 한옥, 서민형 양옥,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들, 낡음과 빠름이 혼재된 주거형 봉제공장 등 다양한 건축물의 집들이 밀집된 모습이 영화를 통해 기록으로 남는다.

‘풍정.각(風精.刻) 푸른고개가 있는 동네’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SIFF) 제공 <‘풍정.각(風精.刻) 푸른고개가 있는 동네’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SIFF) 제공>

청파동의 시공간, 삶의 흔적들, 재개발로 사라지게 될 푸른고개가 있는 동네의 풍경이 몸짓으로 그려졌다. 일반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인 카메라로 바라보며 내레이션을 제공하는 방법이 사용되지 않고, <풍정.각(風精.刻) 푸른고개가 있는 동네>는 영상 안에 활기차게 살아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음으로써 더욱 살아있는 공간으로 기억될 것으로 기대된다.
 
독립 단편 영화의 특성상 여건이 녹녹치 않았겠지만, 여러 카메라가 여러 각도와 높이에서 바라봤다면 디테일한 모습들이 더욱 잘 표현돼 기록 영화로서의 가치가 더 높아졌을 수도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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