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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서울독립영화제2018(4) ‘졸업’(감독 박주환) 개인이 감당하기 벅찬 상황에서

발행일 : 2018-11-12 09:12:07

박주환 감독의 <졸업>은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SIFF2018, 서독제2018) 본선경쟁 부문에서 상영되는 장편 영화이다. 상지대 사학비리를 다룬 다큐멘터리로,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하나의 상황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지 보여준다.
 
영화는 집회와는 관련 없는 삶을 살았던 학생들이 투쟁의 현장에서 울부짖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카메라에 담는다. 사건을 대하는, 영화를 보는 관객 각자의 가치관과 시각이 다르더라도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이라는 관점에서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졸업’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SIFF) 제공 <‘졸업’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SIFF) 제공>

◇ 집회와는 관련 없는 삶을 살았던 학생들! 투쟁의 현장에서 울부짖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영화 초반 “학교의 문제를 학교의 주인인 학생이 그냥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라는 내레이션은 집회와는 관련 없는 삶을 살았던 학생들이 투쟁의 현장에서 울부짖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려준다.
 
인식의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아마도 사학비리를 저지른 구재단은 학교의 주인이 구재단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사학 분쟁의 주된 원인은 학교를 사유재산으로 여기기 때문이라는 점을 <졸업>에서도 볼 수 있다.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 또한 사유재산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 또한 볼 수 있다.

‘졸업’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SIFF) 제공 <‘졸업’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SIFF) 제공>

◇ 개인이 감당하기 벅찬 상황! 평범하게 살던 많은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수 있다!
 
<졸업>의 이야기를 특정 사학의 문제로 축소해 바라볼 수도 있지만, 다른 학교에서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문제이고 사회 어떤 곳에서도 벌어질 수 있는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면 결코 남의 이야기로만 볼 수는 없다.
 
중요한 점은 개인이 감당하기 벅찬 상황을 개인이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상을 보면서 권력과 힘 앞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면 무력해지는데, 실제로 10년간 그곳에서 있었던 사람들의 무력감, 억울함, 답답함, 좌절감을 어땠을까 생각하면 차마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워진다.

‘졸업’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SIFF) 제공 <‘졸업’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SIFF) 제공>

◇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이라는 관점에서
 
<졸업>은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이승현, 윤명식, 전종완 등의 인터뷰를 통해 사건 속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실제로 상지대에서 있었던 사건, 영화 속의 내용에 대해 관객은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서로 다른 시야를 가질 수는 있을 것이다. 각자의 시각이 다르더라도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이라는 관점에서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인간의 기본적인 존엄성에 대한 존중을 받지 못한 개인이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기간 내적인 고통, 외적인 장벽에 부딪히며 아파할지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아린다.

‘졸업’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SIFF) 제공 <‘졸업’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SIFF) 제공>

영화 제목은 감독이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학교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를 상징적으로 담고 있다. 졸업장은 받았지만 아직 마음의 졸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감독은 학교 문제가 해결돼 진짜 졸업을 하고 싶기 때문에 제목을 이렇게 정했을 수도 있다.
 
감독의 심리적 졸업은 학내 문제로부터 학생들이 ‘졸업’한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졸업생의 신분이 되었지만 학교를 떠날 수 없었던 감독은 진짜 졸업을 할 수 있을까?

‘졸업’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SIFF) 제공 <‘졸업’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SIFF)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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