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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3) ‘나이트 라이트’ 누군가의 손을 잡는 순간 세상은 총천연색이 된다

발행일 : 2018-10-15 15:29:08

김주임 감독의 <나이트 라이트(Night Light)>는 제20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 2018) 국제경쟁 섹션에서 월드 프리미어(World Premiere)로 상영되는 단편 영화이다.
 
혼밥, 혼술, 혼영... 무엇이든 혼자 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하는 시대에, 누군가의 손을 잡고 무엇이라도 같이 한다는 것이 얼마나 세상을 환하게 만드는 행복한 일인지 영화는 보여준다. 짧은 영화로 이야기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지만, 시각적으로 현실화되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나온다.

‘나이트 라이트’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나이트 라이트’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 누군가의 손을 잡는 순간 세상은 총천연색이 된다
 
<나이트 라이트>는 흑백 애니메이션이다. 대사도 거의 없다. 그런데 두 사람이 손을 잡는 순간 세상이 총천연색의 칼라로 변하고, 흑백 애니메이션으로 끝날 것 같았던 작품은 반전을 맞이한다.
 
‘깜깜한 밤, 남자와 여자는 방에 불을 켜고 누군가를 찾아 헤매고 있다. 서로를 발견한 남자와 여자는 각자의 방을 밀어 서로에게 다가간다. 그들은 어느새 하나가 된 방에서 함께 춤을 추고 있다.’라는 작품 안내는 이야기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게 만들지만, 실제로 작품 속에서 구현되는 순간, 보는 사람의 기분이 확 좋아진다.

‘나이트 라이트’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나이트 라이트’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간단한 사건을 가지고 심리적이면서 정서적인 면에 집중해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마음의 표현, 의지의 표현, 그리고 그것의 실행이 얼마나 멋진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영화는 보여주는데, ‘마음 성장 애니메이션’이라고 느껴진다.
 
◇ 우주 속에 독립된 각자의 방, 홀로 있을 때는 아무런 빛을 내지 않는 흑백이었다
 
<나이트 라이트>에서 방은 각각 남자와 여자의 방이라고 생각되다가, 결국 우주 속에 우리 각자의 방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의미 있는 타자(상대방)와 만나기 전에는 그냥 떠도는 흑백의 방이라는 점은, 현실세계에서 우리의 마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

‘나이트 라이트’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나이트 라이트’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관계성의 연결은 결국 마음의 연결로 이어지는데, 마음의 연결이 관계성의 연결로 이어질 수도 있다. <나이트 라이트>에서 주목되는 점은 남자와 여자가 서로의 존재를 발견했을 때, 상대가 와주기를 바라고 서있지 않고 두 사람 모두 적극적으로 행동을 했다는 점이다.
 
결국 나의 작은 의지와 노력, 행동이 큰 행복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인데, <나이트 라이트>가 더 길게 만들어져 둘 다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커플, 한 쪽만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커플의 경우도 같이 보여준다면 더 많은 것을 생각하며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채 3분이 되지 않는 시간에 핵심적인 정서를 정확하고 인상적으로 전달한 감독의 표현력과 전달력에 박수를 보내며, 더 긴 작품에서도 핵심을 끝까지 놓치지 않고 멋지게 풀어나가기를 응원하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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