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M9

문화예술
HOME > 문화예술 > ET-ENT영화

[ET-ENT 영화] ‘픽시’ 히어로가 나보다 작은 것이 더 이상 놀랍지 않은 시대

발행일 : 2018-08-20 10:35:52

바시코 베도슈빌리, 이반 프숀킨, 안드레이 콜핀 감독의 <픽시(The Fixies: Top Secret)>에서 전자제품 속에 사는 1cm 미니 히어로 픽시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10살 소년 톰 토마스와 천재 교수 유지니어스뿐이다.
 
영화와 애니메이션에서 히어로가 나보다 작은 것을 더 이상 놀랍게 받아들이지 않는 시대에, 악당과 싸우는 대립구조가 아닌 내부의 갈등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계속적으로 이어지는 시리즈물의 비기닝(탄생)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픽시’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픽시’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 히어로가 나보다 작은 것이 더 이상 놀랍지 않은 시대! 개념의 변화를 상식으로 받아들이는 시대의 미니 히어로!
 
최근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보면 히어로의 개념과 성격 변화가 두드러진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히어로가 인간적인 고뇌를 가지고 있고 실수도 하고 악당과 같은 이기심을 발휘하기도 한다.
 
전통적인 히어로는 크고 강한 존재인데, 초미니 히어로의 등장은 실사영화와 애니메이션에서의 공통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체격이 크지 않더라도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잠재의식으로 심어주는 효과를 주기도 한다.

‘픽시’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픽시’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다른 작품에서의 영웅, 악당의 관계와는 달리 <픽시>에서는 픽시라는 미니 영웅이 등장하지만 그에 대응하는 악당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 주목된다. 별도의 명확한 악당이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동심을 파괴할 위험성은 줄어들지만, 갈등 구조가 명확하지 않게 된다는 단점 또한 드러난다.
 
<픽시>는 그 자체로도 이야기가 되지만, 더 많은 시리즈의 스토리텔링을 위한 비기닝이라고 볼 수도 있다. 사람들에게 존재 자체의 정체를 숨기고 있는 픽시가 존재감을 드러낸 후 본격적인 활약을 하는, 후속편 애니메이션이 등장할지 궁금해진다.

‘픽시’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픽시’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 인형으로 가지고 싶은 귀여운 캐릭터! 각자 고유의 색으로 성격을 표현하면서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
 
<픽시>는 캐릭터의 명료성을 가지고 있다. 각 픽시 캐릭터별 고유의 색이 있는데, 실물 인형으로 가지고 싶은 귀여운 캐릭터라는 점이 눈에 띈다. 보는 즐거움을 주는데,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이 아니면서도 뛰어난 3D 기술력을 발휘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픽시>는 러시아 연방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최근 작품들을 보면 3D 애니메이션에 있어서 러시아 연방과 중국의 기술력은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의 기술력과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와 일본은 3D 애니메이션에 있어서 한참 뒤처져 있다고 볼 수 있다.

‘픽시’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픽시’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CG 분야에서 세계적인 실력을 발휘하면서도, 3D 애니메이션의 발전은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생각되는데, 기술력의 문제라기보다는 기획력, 스토리텔링 능력의 차이일 것이다. 이야기 자체를 재미있고 흥미롭게 만드는 게 필요하다.
 
◇ 뮤지컬신에서의 아쉬움! 노래를 따라 부르기가 어렵다
 
<픽시>는 좋은 작품인데 뮤지컬신에서는 아쉬움이 있다. 뮤지컬신 자체가 많지 않고 따라 부르기에도 쉽지 않다. 배경음악은 훌륭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작품의 완성도에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관객이 애니메이션의 정서에 밀착하도록 하는 데는 소홀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픽시’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픽시’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애니메이션에서의 뮤지컬신은 완급 조절, 분위기 환기, 긴장 이완, 관객들에게 참여하는 기쁨을 주는 여러 가지 효과를 가지고 있다. 애니메이션에서의 뮤지컬신은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의 취약점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오페라 공연, 발레 공연의 관객 중에는 라이브로 연주되는 클래식 음악을 듣기 위해 오페라 공연, 발레 공연을 관람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꽤 있는데, 뮤지컬신을 보고 듣기 위해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을 관람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픽시’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픽시’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최신포토뉴스

위방향 화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