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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보이스 시즌2’(3) 피해자는 아직 용서하지 않았는데, 가해자는 스스로 용서받았다고 느낄 때 피해자의 참을 수 없는 고통과 분노

발행일 : 2018-08-19 21:42:50

이승영 연출, 마진원 극본, OCN 토일드라마 <보이스 시즌2>(이하 <보이스2>) 제3화의 부제는 ‘심판의 시간’이다. 범죄자 못지않게 주변의 반응이 무섭다는 것을 초반에 보여주면서 시작했다.
 
피해자는 아직 용서하지 않았는데, 가해자는 스스로 뉘우치고 용서받았다고 그리고 종교를 통해 면죄부를 받았다고 느끼고 행동할 때 피해자가 받는 분노와 배신감의 고통이 얼마나 큰 지 <보이스2> 제3화는 보여주고 있다.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피해자는 아직 용서하지 않았는데, 가해자는 스스로 용서와 면죄부를 받았다고 느낄 때 피해자의 참을 수 없는 고통과 분노
 
<보이스2> 제3화는 범죄자 못지않게 주변의 반응이 무섭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내가 저런 범죄의 피해자라고 가정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운데, 그 고통의 시간을 버티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주변의 반응이 저렇다면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
 
가해자가 죄책감을 느끼는 게 맞는다고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불필요한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 현실이다. 피해자가 겪은 고통으로 인한 분노는 내가 괴물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매시간 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뜻한다.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피해자가 용서하지 않았는데, 가해자는 스스로 반성하고 종교를 통해 용서받았다고 느낄 때의 배신감이 <보이스2> 제3화에 적나라하게 드러나는데, 영화 <밀양>에서와 비슷한 상황이다.
 
용서를 해도 내가 해야 하는 것인데, 나는 이제 그런 권한조차 없게 되는 것이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볼 때 가해자는 죄를 짓고 스스로 용서받은 것이다. 범죄 못지않게 더 용서할 수 없는 것이 가해자가 스스로 용서받았다고 느끼는 것이다.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아무리 잊으려고 해도 잊히지 않는 고통의 지옥 속에서 피해자는 살고 있는데, 가해자는 스스로 면죄부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절대 피해자는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하루 종일 뱀이 내 몸을 기어 다니는 느낌의 고통 속에서 살고 있는데 가해자는 종교를 통해 궁극적인 면죄부를 받았다고 느끼는 것을 보면, 피해자가 아닌 제3자가 종교라는 이유로 함부로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된다.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골든타임팀과 아직은 따로 움직이는 이진욱
 
<보이스2> 제3화 초반에는 이진욱(도강우 역)의 단독 행동이 이어졌는데 도강우 캐릭터를 표현하는 현실이면서 효과적인 방법으로 여겨진다. 골든타임팀에 또 다른 위기 상황이 벌어지자 제3화 중반부터 이진욱은 이하나(강권주 역)의 지시를 받으며 팀의 일원으로 활약한다.
 
이진욱은 골든타임팀에 그냥 흡수되는 게 아니라 골든타임팀의 새로운 동력으로 활약하게 되는 것인데, <보이스1>에서의 장혁(무진혁 역)이 골든타임팀에 합류했을 때와 같은 방식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주연, 시청자뿐만 아니라 조단역 배우들도 매우 힘든 드라마
 
<보이스2>는 각 회차마다 주요한 메시지를 인용을 통해 보여주는데, 제3화에서는 ‘죄를 저지른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며, 자기의 죄를 정당화하려는 것은 악마의 일이다’라는 톨스토이의 말을 전달했다.
 
<보이스2>는 무섭고 잔인한 장면을 미화하거나 왜곡하지 않고 가능한 현실적으로 생생하게 표현하려고 하는데, 민감하고 힘든 소재와 에피소드는 시청자들의 심장을 벌렁벌렁하게 만드는데, 주연배우뿐만 아니라 조단역 배우들과 스태프들도 촬영을 할 때 그리고 나서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에 대한 힐링과 심리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본 드라마는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얻었으나 드라마적으로 재구성된 픽션이며 등장인물은 실제 인물과 관련이 없음을 밝힙니다’라는 자막을 매 시작시마다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데, 실제와는 연관 없는 이야기라기보다는 이런 이야기가 실제와는 연관이 없기를 바라는 <보이스2>의 희망과 의지, 취지를 반영한 표현이라고 느껴진다.
 
‘아동 성범죄에 대해 미국은 최소 징역 25년, 프랑스 최소 징역 20년, 영국 종신형, 중국 사형을 구형한다. 우리나라 역시 법적 규정은 있으나 실제 처벌은 아동의 피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아동 청소년이 입은 정신적 피해는 평생 이어질 만큼 심각하기에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라는 <보이스2> 제3화의 마지막 자막이 자막으로만 끝나지 않기를 간곡하게 바란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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