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RPM9

문화예술
HOME > 문화예술 > ET-ENT영화

[ET-ENT 영화] EBS국제다큐영화제(4) ‘제인’ 침팬지에 대한 애정과 관찰력, 침팬지를 바라보는 제인 구달에 대한 애정과 관찰력

발행일 : 2018-08-19 06:43:35

브렛 모겐 감독의 <제인(Jane)>은 제15회 EBS국제다큐영화제(EIDF2018) 월드 쇼케이스 섹션의 아시안 프리미어(Asian Premiere) 상영작이다. 저명한 영국 영장류 동물학자 제인 구달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그녀의 연구 주제는 침팬지이다.
 
<제인>은 침팬지에 대한 다큐멘터리이면서, 침팬지를 바라보는 제인 구달에 대한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침팬지에 대한 제인 구달의 애정과 관찰력을 발견함과 동시에 그런 제인 구달을 바라보는 남편이자 카메라맨 휴고 반 라윅의 애정과 관찰력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제인’ 스틸사진, 사진=EBS국제다큐영화제 제공 <‘제인’ 스틸사진, 사진=EBS국제다큐영화제 제공>

◇ 침팬지에 대한 애정과 관찰력, 침팬지를 바라보는 제인 구달에 대한 애정과 관찰력
 
<제인>에서 제인 구달은 다른 시야에서 보려고 시도한다. 나무 위에 올라가서 침팬지들의 움직임을 전체적으로 보기도 하고, 움직이지 않고 멈춰있는 채로 침팬지들의 모습에 집중하기도 한다. 지금 같으면 드론을 띄워 공중 촬영을 하면서 침팬지 무리의 움직임을 파악했을 수도 있다.
 
영화에서 침팬지는 무척 중요한 대상인데, 침팬지를 바라보는 제인 구달의 모습 못지않게 제인 구달을 바라보는 카메라의 시야가 부각된다. 카메라맨이자 남편인 휴고 반 라윅의 눈에 비친 제인 구달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는데, 카메라는 제인 구달과 제인 구달이 바라보는 침팬지를 같이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관객은 <제인>을 보면서 침팬지에 감정이입할 수도 있고, 제인 구달에 감정이입할 수도 있고, 제인 구달을 바라보는 카메라, 즉 남편의 시선에 감정이입할 수도 있다. 동물에 대한 다큐멘터리이기도 하지만, 동물에 강한 애정을 가진 사람에 대한 다큐멘터리, 그런 사람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다큐멘터리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영화를 보면 <제인>의 침팬지에 대한 애정과 관찰력과 함께, 제인 구달에 대한 애정과 관찰력을 같이 발견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공유할 때의 감정과 감성이 영화에 담겨 있다.

‘제인’ 스틸사진, 사진=EBS국제다큐영화제 제공 <‘제인’ 스틸사진, 사진=EBS국제다큐영화제 제공>

◇ 학위도 경험도 없이, 집념과 직관, 열정, 인내와 노력으로 이뤄낸 성과
 
<제인>에서 주목되는 점은 학위도 경험도 없는 젊은 여자 제인 구달의 도전이라는 점이다. 학위도 경험도 없이, 집념과 직관, 열정, 인내와 노력으로 침팬지의 도구 사용과 육식 습관, 동족 살해 폭력성까지 발견하는 성과를 이룬다. 영화 속의 인터뷰를 통해 제인 구달의 마인드를 직접 들을 수도 있다.
 
요즘은 예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고등교육을 받고 있는 시대이지만,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시도하고 도전하기에 아직도 부족하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해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경향도 있다.
 
제인 구달의 도전을 보면서 옛날이니까 가능했다는 식으로 막연하게 평가절하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의 나도 제인 구달처럼 도전할 수 있다는 자극을 받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 제인 구달이 심리학적 기준과 판단력, 적용력까지 가졌다면?
 
애정과 관찰력, 직관을 가지고 침팬지의 도구 사용과 육식 습관, 동족 살해 폭력성까지도 발견한 제인 구달이 만약 심리학적인 공부를 해서 기본적인 기준과 판단력, 적용력을 가지고 있으면 어땠을까? 제인 구달의 애정이라면, 침팬지의 행동 습성뿐만 아니라 생각과 내면 깊은 곳의 의식까지 꿰뚫어 더욱 위대한 성과를 냈을 수도 있다.
 
외모와 표면적 행동은 달라도 내면의 심리와 더 깊은 곳의 자의식, 무의식의 세계는 어쩌면 동물과 사람이 공통적으로 비슷할 수도 있다. 실제 유인원 중의 한 종으로 분류되는 침팬지가 인간의 유전자와 98% 정도 비슷하다는 점도 이런 가정을 가능하게 만든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최신포토뉴스

위방향 화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