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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EBS국제다큐영화제(1) ‘306 할리우드’ 한 사람이 남긴 모든 것은 그 사람의 역사이자, 그 사람이 만든 우주이다

발행일 : 2018-08-16 11:27:07

제15회 EBS국제다큐영화제(EIDF2018)가 8월 20일부터 26일까지 EBS 디지털통합사옥,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메가박스 일산벨라시타,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 노래하는 분수대, 클링크에서 열린다.
 
엘란 보가린, 조나단 보가린 감독의 <306 할리우드(306 Hollywood)>는 월드 쇼케이스 섹션의 아시안 프리미어(Asian Premiere) 상영작이다. 할머니를 잃은 남매는 ‘사랑하는 이가 세상을 떠나면 남겨진 물건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에 대한 대답을 사실주의 여정을 통해 보여준다.

‘306 할리우드’ 스틸사진, 사진=EBS국제다큐영화제 제공 <‘306 할리우드’ 스틸사진, 사진=EBS국제다큐영화제 제공>

◇ 한 사람이 남긴 모든 것들은 그 사람의 역사이자, 그 사람이 만든 우주이다
 
가까운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그 사람을 잃은 상실감 못지않게 그 사람이 남긴 물건과 흔적, 기억을 정리하는 게 매우 큰 숙제로 남는다. 어떤 물건은 남기고 어떤 물건은 버려야 하는지, 남겨진 물건을 다른 누군가에게 줘야 하는지 아닌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과 갈등을 하게 된다.
 
남은 물건을 제3자가 정리한다면 사실 그리 어렵지 않게 빠르며 명쾌하게 정리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하나하나의 물건이 그 사람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아는 사람은 자신의 물건을 정리하는 것 이상으로 힘들 수 있다.

‘306 할리우드’ 스틸사진, 사진=EBS국제다큐영화제 제공 <‘306 할리우드’ 스틸사진, 사진=EBS국제다큐영화제 제공>

그 사람이 살아있을 때 물건들이 가지고 있던 의미도 중요하기도 하고, 세상을 떠난 후 이제 그 사람이 남긴 물건은 그 사람의 분신이기 때문에 물건 하나하나를 정리하는 과정은 그 사람을 마음속에서 떠나보내는 과정이 되기 때문이다.
 
<306 할리우드>는 한 사람이 남긴 모든 것들은 그 사람의 역사이자, 그 사람이 만든 우주라는 것을 보여준다. 할머니가 남긴 서류를 그냥 버리지 않고 분쇄해서 버리는 장면이 영화에 나오는데, 그 과정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서 비슷한 경험을 했던 관객은 공감하면서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

‘306 할리우드’ 스틸사진, 사진=EBS국제다큐영화제 제공 <‘306 할리우드’ 스틸사진, 사진=EBS국제다큐영화제 제공>

◇ 감상적인 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물리학자, 큐레이터, 기록보관인의 도움으로 의미를 찾고 부여한다
 
<306 할리우드>는 감상적인 면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 주목된다. 영화에 등장하는 할머니가 대중적으로 유명한 인물은 아니기 때문에 감상적인 면에만 주목해 만들어졌다면 다큐멘터리가 주는 공감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 사람에게만 한정됐을 수도 있다.
 
어수선한 뉴저지 집을 폐허로 탈바꿈시키는 과정 속에서 골동품에 공예품의 의미를 부여하고 남매는 할머니라는 우주를 되돌아보는 고고학자로 탈바꿈한다는 점이 이 작품을 보는 영화적 재미를 높인다.
 
할머니가 사용했던 밴드에이드, 칫솔, 라디오를 그냥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새롭게 배열하고 재구성해 그 안에 들어있는 모습을 찾는 과정을 통해 공유와 공감을 전달하는데, 영화가 끝날 때쯤 되면 할머니를 원래 알고 있던 것처럼 느껴진다는 점이 흥미롭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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