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RPM9

문화예술
HOME > 문화예술 > ET-ENT연극

[ET-ENT 연극] 예술의전당 어린이 가족 페스티벌 ‘빅토리아의 100번째 생일’ 연극적 연출과 영화 같은 연출에 대한 관객의 반응

발행일 : 2018-08-14 13:47:24

예술의전당 어린이 가족 페스티벌 <빅토리아의 100번째 생일>이 8월 14일부터 8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발레극 <똥방이와 리나>, 물체놀이극 <평강공주와 온달바보>에 이어 공연되는 작품으로, 8월 23일부터 9월 2일까지 CJ 토월극장에서의 일본 인형극 <피노키오>로 이어진다.
 
덴마크 극단 메리디아노의 영화 같은 인형극으로 쟈코모 라비치오가 연출했다. 무대 위 빅토리아가 사람인지 인형인지 궁금하게 만들면서 호기심을 자아낸 작품이다. 어린 관객들은 공연 전반부 연극적 연출에 재미와 흥미를 느끼지만, 후반부 멀티미디어를 사용한 영화 같은 연출에는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어른 관객들은 반대로 느낄 가능성이 많다.

‘빅토리아의 100번째 생일’.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빅토리아의 100번째 생일’.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 어린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공연 초반 연극적 연출
 
<빅토리아의 100번째 생일> 공연 초반, 빅토리아가 사람인지 인형인지 궁금해하는 아이들이 웅성거리는 소리는 흥미롭다. 고양이 시카가 진짜 고양이인지 인형인지 엄마에게 묻는 관객들도 꽤 있었는데, 그만큼 움직임의 디테일이 좋았다는 것을 뜻한다.
 
스쿠터 타는 모습, 의자에 앉아서 졸고 있는 모습에 아이들은 크게 반응했는데, 어른들이 볼 때는 저 장면이 뭐가 그리 웃긴가 의아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큰 재미를 주는 동작들이다.
 
공연 초반 애니메이션, 인형극 같은 움직임은 어린 관객들을 오히려 더 집중하게 만든다는 점이 주목된다. 인형으로 만든 장면을 촬영해 각 장면을 연결해 만드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촬영 현장을 보는 듯한 재미도 쏠쏠하다.

‘빅토리아의 100번째 생일’.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빅토리아의 100번째 생일’.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공연 후반 프레임 안에 들어가 연기를 하는 장면부터, 멀티미디어 효과를 이용해 영화 같은 연출이 펼쳐진다. 빅토리아가 매년 찍던 생일 사진을 연상하게 만들기도 하고, 기억 속 영상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빅토리아의 위시리스트라고 생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기술력과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시간으로 어른 관객들은 흥미를 가지고 집중할 수 있지만, 어린 관객들은 큰 임팩트를 느끼지 못하고 지루하게 여길 수도 있다. 공연 전반부보다 후반부의 느낌과 여운이 공연 전체에 대한 기억으로 남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연 전반부에 정말 재미있다고 느꼈던 어린 관객들 중에는 기술력이 돋보이는 후반부를 본 후 전체적으로 지루했다고 기억할 수도 있다. 덴마크를 비롯한 유럽의 어린 관객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어린 관객들은 아마도 그렇게 느낄 가능성이 많다.

‘빅토리아의 100번째 생일’.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빅토리아의 100번째 생일’.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 영어 대사와 한국어 더빙
 
<빅토리아의 100번째 생일>에서 영어 대사와 한국어 더빙은 무척 똑똑한 선택으로 생각된다. 등장인물은 영어로 대사를 하고 한국어 내레이션으로 더빙을 해, 들려주는 연극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영어 사용으로 인한 원작 정서의 전달과 함께 한국어 더빙으로 인한 의미전달력 강화가 함께 이뤄졌는데, 더빙이 자막보다 훨씬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외국에 나가지 않고 외국 작품을 직접 관람하는 기회는, 어린 관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정서적 다양성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포용력과 감각도 좋아질 것인데, 우리나라 작품과 외국 작품에 대한 느낌 차이가 어떻게 나는지 부모와 함께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가지면 더욱 좋은 경험으로 기억될 것이다.
 
빅토리아는 어떤 일을 세 번 이상 반복하면 전통이 된다고 말하고, 다른 방식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고 싶은 것이 많아 끊임없는 위시리스트를 가진 빅토리아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도전이라는 교훈을 관객들에게 남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최신포토뉴스

위방향 화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