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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해적왕 작스톰’ 프랑스와 합작한 수준 높은 우리나라 3D 애니메이션

발행일 : 2018-07-22 23:58:50

필립 귀엔 감독의 <해적왕 작스톰(Zak storm)>에서 아빠 몰래 아빠의 목걸이 ‘베루의 눈’을 손에 넣은 ‘작스톰’은 서핑을 즐기던 도중 소용돌이에 휩쓸려 버뮤다 삼각지대에 빠진다. 버뮤다의 일곱 바다의 전설을 들은 작스톰은 드림팀을 결성하고 버뮤다 삼각지대를 빠져나오기 위한 모험을 한다.
 
프랑스와 합작한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인 <해적왕 작스톰>은 실사 영화와 같은 카메라 워킹과 함께 뛰어난 3D 애니메이션의 기술력과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 호기심을 자아내는 방법, 어드벤처를 통한 다양한 미장센 표현, 팀워크를 만드는 방법의 제시 등 보는 즐거움과 애니적 교훈을 동시에 선사해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가지게 만든다.

‘해적왕 작스톰’ 스틸사진, 사진=삼지애니메이션 제공 <‘해적왕 작스톰’ 스틸사진, 사진=삼지애니메이션 제공>

◇ 호기심을 자아내도록 만드는 목걸이 ‘베루의 눈’, 어드벤처를 통해 펼쳐지는 두 가지 미션
 
영화 초반부터 작스톰이 아빠의 목걸이 ‘베루의 눈’을 왜 호시탐탐 노리는지, 아빠는 왜 작스톰이 그걸 가지고 나가지 못하게 만드는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이 여행이라는 어드벤처를 통해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이야기에 관객들은 일반적으로 환호하는데, 성장 이야기가 주는 대리 만족과 함께 장소 이동에 따른 다양한 볼거리와 스토리텔링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해적왕 작스톰>도 애니메이션의 그런 성공 법칙을 따라가고 있다. 또한 어드벤처를 하면서 두 가지 미션이 제공되는데, 버뮤다 삼각지대를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인가와 진정한 해적이 될 수 있을 것인가이다. 두 가지 미션은 결국 하나로 연결된다고 볼 수 있는데, 애니메이션에서 작스톰이 성장하는 과정을 보면 두 가지 미션은 각각의 의미를 가진 각각의 단계로 볼 수도 있다.

‘해적왕 작스톰’ 스틸사진, 사진=삼지애니메이션 제공 <‘해적왕 작스톰’ 스틸사진, 사진=삼지애니메이션 제공>

버뮤다 삼각지대와 해적, 유령은 현실적이고 분석적인 시야로 볼 때는 매우 위험한 요소이지만, 동심으로 바라볼 때는 판타지를 자극할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에 실사 영화가 아닌 애니메이션 소재로 선택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 팀워크를 만드는 방법
 
애니메이션의 교육적 가치는 흥행과도 연결되는데,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졌다는 점과 함께 팀워크를 만드는 구체적인 예시를 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나 혼자서는 할 수 없어. 팀원이 필요해.”라고 말하는 작스톰은 한때 대립하던 상대였더라도 서로 진심이 통한 후에는 같이 뭉치는 쿨한 마음을 보여준다.

‘해적왕 작스톰’ 스틸사진, 사진=삼지애니메이션 제공 <‘해적왕 작스톰’ 스틸사진, 사진=삼지애니메이션 제공>

서로 다른 종류의 대상들이 모여 팀을 이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령 ’클로비스’와 말하는 칼 ‘칼라브라스’를 포함해 다양한 조합이 작스톰의 드림팀을 구성한다.
 
작스톰은 팀을 만들면서 포용력과 겸손함을 보여주는데, 선입견이 없이 능력과 심성 위주로 선발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서로 다르다는 것은 서로 다른 역량을 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는데, <해적왕 작스톰>에서 작스톰이 틀리다, 다르다, 다양하다는 개념 자체에도 얽매이지 않고 그냥 받아들이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해적왕 작스톰’ 스틸사진, 사진=삼지애니메이션 제공 <‘해적왕 작스톰’ 스틸사진, 사진=삼지애니메이션 제공>

진정한 캡틴의 자질에 대한 반복되는 질문도 관객으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 것이다. 리더인 척해야 하는 것인지, 리더라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통해 작스톰의 리더십을 차근차근 완성해 나간다. 작스톰의 리더십은 개인적 역량의 발휘라기보다는 인정과 존중, 믿음과 협력의 팀워크라고 느껴진다.
 
◇ 실사 영화 같은 카메라 워킹, 수준 높은 3D 애니메이션
 
<해적왕 작스톰>은 애니메이션 시작부터 실사 영화 같은 카메라 워킹이 인상적이다. 프랑스와 합작으로 만들어졌는데, 수준 높은 영상 표현은 우리나라 3D 애니메이션의 현재와 미래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만든다.

‘해적왕 작스톰’ 스틸사진, 사진=삼지애니메이션 제공 <‘해적왕 작스톰’ 스틸사진, 사진=삼지애니메이션 제공>

우리나라 실사 영화와 컴퓨터그래픽스(CG : Computer Graphics)는 세계 최고 수준에 육박하고 있지만, 애니메이션 특히 3D 애니메이션은 한참 부족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해적왕 작스톰>의 뛰어난 기술적, 예술적 영상미는 희망을 가지게 만든다.
 
아픈 손가락을 건드리는 이야기인데, 우리나라 3D 애니메이션은 기술적인 면과 함께 스토리텔링 또한 세계적인 수준과 함께 볼 때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정서적인 면을 다루는 기준과 콘셉트 또한 아쉬움이 많은데, <해적왕 작스톰>은 우리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해적왕 작스톰’ 스틸사진, 사진=삼지애니메이션 제공 <‘해적왕 작스톰’ 스틸사진, 사진=삼지애니메이션 제공>

바다와 파도, 구름, 불꽃, 먼지, 털과 머리카락 등은 실사 영화로 찍을 때는 그냥 찍으면 되지만 3D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력과 노동력이 필요하다. 애니메이션, 특히 3D 애니메이션은 기술집약적이자 노동집약적인 장르이기 때문이다.
 
원경이나 악당은 2D 애니메이션의 표현법을 사용해 애니적 감성을 살리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해적왕 작스톰>은 스토리텔링과 기술력, 애니적 감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더욱 훌륭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해적왕 작스톰’ 스틸사진, 사진=삼지애니메이션 제공 <‘해적왕 작스톰’ 스틸사진, 사진=삼지애니메이션 제공>

TV 애니메이션과 같은 명쾌함을 전달하는 시간도 있다는 점 또한 흥미롭다. 한 가지의 표현법으로 모든 시간을 채우지 않고 상황과 분위기에 맞게 적정한 선택을 했다는 점은, 관객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으면서 영상미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결투 장면에서는 게임 캐릭터들의 결투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해 색다른 재미를 준다. 전체적으로 아름답고 시원한 영상미는 바다라는 배경과 함께 시너지를 내, 관객에게 무더운 여름을 버티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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