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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발레] 정형일 Ballet Creative ‘The Seventh Position’ 착시와 잔상과 시간의 예술이 남긴 여운

발행일 : 2018-07-12 06:48:18

7월 7일부터 8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정형일 Ballet Creative의 <The Seventh Position>이 신작 <Two Feathers>에 연이어 공연됐다. 착시와 잔상과 시간의 예술이 남긴 여운이 돋보이는 발레 작품이다.

‘The Seventh Position’ 공연사진, 사진=정형일 Ballet Creative 제공 <‘The Seventh Position’ 공연사진, 사진=정형일 Ballet Creative 제공>

◇ 나를 바라봐준다, 나를 버텨준다, 나를 부정하지 않고 견뎌준다
 
<The Seventh Position>은 ‘발레 기본 포지션이 다섯 가지가 아닌 그 이상이라면, 움직임은 어떻게 진화했을까?’라는 흥미로운 가정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발레의 기본 스텝이 아닌 일반적인 걸음걸이로 무용수들이 등퇴장하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발레의 기본 포지션에서 확장된 움직임을 통해 2명의 무용수가 나와 거울상 안무를 할 때의 메시지는 거울을 통해 바라보는 나에 대한 마음을 표현한 듯하다.
 
무대에서 발레리나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찬찬히 바라보고 익숙한 듯 낯설고 또한 당연한 듯 또 어색하고 마음에 들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거울의 내 모습에 가까워졌다 멀어졌다를 다른 느낌으로 리드미컬하게 반복한다.
 
그 몸짓들은 처음에는 어색하고 직설적이다가 멀어졌다가 다가왔다가 그러다 적정한 거리에 머무른다. 마치 나만 아는 내 못난 면을 바라보다가 외면하고 회피하며 멀어지고 다시 돌아와 나를 가만히 느끼고 그리고 받아들이는 것 같은 몸짓이다. ‘나를 바라봐준다’, '나를 버텨준다’, ‘나를 부정하지 않고 견뎌준다’라는 느낌을 준다. 비슷한 동작이지만 강약을 조절하는 이런 느낌의 반복은 ‘함께 있어 준다’라는 공감대로 이어진다.
 
<The Seventh Position>은 움직이는 동작뿐만 아니라 정지하는 동작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몸으로 동작으로 시선으로 근육의 모양으로 정지함으로써 관객들을 집중하게 만든다. 이런 정서적인 흐름은 바흐의 음악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안무를 시각적으로 보면서도 동시에 더욱 상상하게 만든다.

‘The Seventh Position’ 공연사진, 사진=정형일 Ballet Creative 제공 <‘The Seventh Position’ 공연사진, 사진=정형일 Ballet Creative 제공>

◇ 눈의 착시를 활용해, 이전 동작이 계속 잔상으로 남아있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듯하게 표현하는 안무
 
<The Seventh Position>은 특히 군무를 출 때 몸으로 표현하는 지휘자의 손끝 같은 느낌을 주는데. 눈의 착시를 활용해 이전 동작이 계속 잔상으로 남아있는 듯하게 표현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무용수들의 옷은 검은 바탕에 연분홍색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조명을 비롯한 색의 대비를 통해 움직일 때는 주황색으로 보임으로써 색의 변화를 통해 동작에 역동감을 더 한다.
 
공연 후반부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권오현이 무대에 직접 올라와 연주를 하고, 그 연주에 맞춰 안무가 펼쳐지기도 한다. 무용수의 움직임을 보면 바이올린의 현의 떨림을 근육으로 표현하면 저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만약 바이올린 소리를 빛의 스펙트럼에 통과시키면 저런 잔상과 색의 파노라마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떠올리게 된다. 반대로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주는 공기의 진동을 현으로 옮기면 바흐의 음악처럼 저런 음악이 나오겠구나 생각되기도 한다. 소리가 중첩되고 중첩되면서 감기고 조이는 화음이 시각적으로 무용수들의 몸짓으로 표현되어 전달된다.
 
이런 느낌으로 몰입하면 어느새 무용수의 움직임은 바이올린 위에서 움직이는 활과 오버랩돼 음악 그 자체가 된다. 또한 화음이란 남녀 무용수들이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앙상블처럼 음들이 저렇게 얽히고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조합이겠구나 상상하게 하여 어느새 시각화되는 경험을 하게 하는 작품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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