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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갤러리] 홍수경 개인전 ‘고운 님 오시는 길’ 살아있는 느낌은 표현력과 사랑하는 마음의 시너지

발행일 : 2018-05-25 18:19:11

홍수경 개인전 <고운 님 오시는 길>이 5월 23부터 29일까지 경인미술관 제6전시실에서 전시 중이다. 전시회의 제목은 개별 작품의 제목과 일치하는데, 그 작품을 이번 전시 안내 책자의 표지로 하지 않고 ‘난분분 난분분 1, 90.9×65.2cm, Watercolor on paper’을 표지로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고운 님’에서의 ‘님’은 작가가 바라보는 대상의 ‘님’일수도 있지만, 작가노트를 보면 작가의 친정어머니가 작가를 바라볼 때를 지칭한 것일 수도 있다. 이제 엄마의 나이가 된, 어쩌면 엄마의 나이를 넘어선 작가가 감정이입한 대상은 나 자신이자 작가의 엄마가 바라본 나 자신이자 그 모든 뿌리인 작가의 엄마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난분분 난분분 1, 90.9×65.2cm, Watercolor on paper’
 
‘난분분 난분분 1, 90.9×65.2cm, Watercolor on paper’은 바라보는 순간 시선을 집중하게 만드는 화려함과 포인트가 있다. 자전거의 상부를 보면 아름다운 꽃을 담고 있는 정적인 모습인데, 하부의 바퀴 부분은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 동적인 느낌을 준다.

‘난분분 난분분 1, 90.9×65.2cm, Watercolor on paper’. 사진=홍수경 제공 <‘난분분 난분분 1, 90.9×65.2cm, Watercolor on paper’. 사진=홍수경 제공>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그 앞에 꽃을 놓았다기보다는, 자전거가 주체가 돼 꽃을 태우고 가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림 속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데, 자전거 안에 감정이 들어가 있는 것 같이 상상이 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자전거 뒤편 바닥에 있는 동그라미는 자전거를 바라보는 눈 같은 생각되기도 한다.
 
자전거를 제외하고 배경을 바라보면, 차분히 바라본 자연이 아닌 움직이는 시선 속에서 포착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색채의 번짐은 부드럽고 편안함을 전달하면서 꽃과 자전거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고 있다.
 
◇ ‘Blooms 2, 18.0×18.0cm, Watercolor on paper’
 
‘Blooms 2, 18.0×18.0cm, Watercolor on paper’를 전시장에서 실제 보면 기존의 액자 틀이 아닌 나무로 만든 부엌 도구 용품을 연상하게 만드는 틀을 사용해 생활 속 아름다움을 상상하게 만들고 있다.

‘Blooms 2, 18.0×18.0cm, Watercolor on paper’. 사진=홍수경 제공 <‘Blooms 2, 18.0×18.0cm, Watercolor on paper’. 사진=홍수경 제공>

숨겨 놓고 고이 간직하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곳에 저렇게 걸어놓고 매일 보는 것도 남다를 것이라고 생각된다. 기존의 액자 틀이 아닌 나무와의 조화는 정사각형 안에 그려진 꽃에게 변화와 자유를 주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가까이에서 보면 아름다움과 함께 아기자기한 산뜻함을 느낄 수 있는데, 어떤 사람은 아름답게 핀 꽃을 계속 간직하기 위해 꽃을 말린다면 작가는 그 아름다운 순간을 작은 화폭에 소중하게 담았다고 볼 수 있다.
 
◇ ‘고운 님 오시는 길 1, 162.2×97.0cm, Watercolor on paper’
 
‘고운 님 오시는 길 1, 162.2×97.0cm, Watercolor on paper’의 우측은 구상의 물체가 구상의 공간에 있는데, 좌측은 구상의 물체가 추상의 공간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 주목된다.

‘고운 님 오시는 길 1, 162.2×97.0cm, Watercolor on paper’. 사진=홍수경 제공 <‘고운 님 오시는 길 1, 162.2×97.0cm, Watercolor on paper’. 사진=홍수경 제공>

작가의 엄마가 손수 지어 돌 때 작가에게 신긴 버선에는 한 땀 한 땀 엄마의 사랑이 담긴 예쁜 자수가 놓여 있었다고 작가는 밝힌 바 있는데, 엄마의 사랑이, 엄마의 사랑으로 만들어진 자수 놓인 버선이 세상에 꽃을 피우게 하고 형형색색의 나비를 날아다니게 만들었다고 작가는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고운 님 오시는 길>의 작품들은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데, 자세히 바라보면 그림 안에 사랑이 풍만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림 속 꽃이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도 표현력과 사랑하는 마음의 시너지 때문일 것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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