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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발레] 스코틀랜드 국립발레단 ‘헨젤과 그레텔’ 연극적 요소가 강조된 댄스 뮤지컬 같은 느낌의 발레 무용극

발행일 : 2018-05-24 17:15:37

스코틀랜드 국립발레단 <헨젤과 그레텔(Hansel and Gretel)>이 5월 23일부터 27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영국이 자랑하는 4대 발레단 중의 하나인 스코틀랜드 국립발레단은 무척 아름다운 무대를 보는 즐거움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그림 형제의 동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인데, 연극적인 요소가 강조돼 발레의 기교적인 면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스토리텔링에 충실한 작품이다. 연극적 요소가 강조된 댄스 뮤지컬 같은 느낌의 발레 무용극이라고 볼 수 있다.

‘헨젤과 그레텔’ 공연사진. 사진=LG아트센터 제공 <‘헨젤과 그레텔’ 공연사진. 사진=LG아트센터 제공>

◇ 연극적 요소가 강조된 댄스 뮤지컬 같은 느낌의 발레 무용극
 
발레는 동작의 확장성이 좋은 장르의 춤이다. 다른 장르의 춤을 발레로 표현하기도 좋고, 발레 동작을 다른 장르의 춤에 활용할 경우 다채로운 안무를 만들 수도 있다. 발레는 팔과 다리를 쭉쭉 뻗으며 움직이고, 공중 동작과 회전도 자유로우며, 독무와 커플무가 모두 원활하기 때문에, 춤이 아닌 일상의 움직임을 표현하는데 어떤 장르의 춤보다도 뛰어난 안무가 가능하다.
 
댄스 뮤지컬을 만들 때 한 장르의 춤으로만 표현할 경우 표현의 제약이 따르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발레는 그런 제약 없이 다양한 작품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헨젤과 그레텔’ 공연사진. 사진=LG아트센터 제공 <‘헨젤과 그레텔’ 공연사진. 사진=LG아트센터 제공>

<헨젤과 그레텔>은 이런 발레 동작의 확장성을 잘 활용한 작품이다. 의자와 책상을 오르내리는 동작도 발레 안무를 활용하고, 연극적 동작들을 포용하기에 좋은 발레의 특징 또한 잘 활용하고 있다. 연극적 요소가 강조된 댄스 뮤지컬 같은 느낌의 발레 무용극이라고 느껴진다.
 
무대 의상은 현대적인 일상 의상과 발레복이 같이 조화를 이루는데, 안무가 펼쳐지는 시간은 발레만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는 점이 눈에 띈다. 발레의 기교적인 면보다는 거의 대부분이 극의 내용에 더 충실하다는 점이 주목된다.

‘헨젤과 그레텔’ 공연사진. 사진=LG아트센터 제공 <‘헨젤과 그레텔’ 공연사진. 사진=LG아트센터 제공>

안무로 스토리텔링과 동작을 표현할 때 동심을 파괴하지 않는 선에서 이뤄진다는 점도 알 수 있는데, 잘린 인형의 모습을 표현한 안무는 무척 인상적이다. 혐오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순간에, 뛰어난 표현력으로 승화해 관객이 극으로부터 마음을 닫지 않도록 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 무용극으로서의 발레의 활용 가능성을 알려준 작품
 
<헨젤과 그레텔>은 아역을 제외하고 22명의 무용수가 무대에 오른다. 대규모의 군무가 펼쳐지는 발레에 비해서는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적은 인원이라고 볼 수도 없는 규모이다.

‘헨젤과 그레텔’ 공연사진. 사진=LG아트센터 제공 <‘헨젤과 그레텔’ 공연사진. 사진=LG아트센터 제공>

우리나라에서 공연되는 발레 작품들은 무용극일 경우 대규모 공연으로 펼쳐지거나, 아니면 발레 자체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 일반적이다. 관객에게 와닿는 스토리텔링을 위해서는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하는 작품이 많고, 스토리텔링보다는 그 속에서의 화려하고 감미롭고 멋있는 발레 동작이 더 우선시되는 경우가 많다.
 
<헨젤과 그레텔>은 스토리텔링에 초점을 둔 발레 무용극을 만들면서도 발레의 묘미를 충분히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대규모의 군무가 없이 스토리텔링에 충실하면서도 재미있는 공연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헨젤과 그레텔’ 공연사진. 사진=LG아트센터 제공 <‘헨젤과 그레텔’ 공연사진. 사진=LG아트센터 제공>

화려한 기교가 주는 시원함을 원했던 관객의 욕구를 채우기에는 다소 미흡할 수도 있겠지만, 가족단위로 즐기거나 친근하게 접하기를 원하는 관객에게는 더욱 좋은 공연이라고 느껴진다.
 
무대 장치의 변화도 파격적으로 이뤄지기보다는 마치 연극 무대처럼 변화의 과정을 관객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알 수 있게 보여줬다는 점도 동화적인 낭만성과 호기심을 유지하는데 일조한다.

‘헨젤과 그레텔’ 공연사진. 사진=LG아트센터 제공 <‘헨젤과 그레텔’ 공연사진. 사진=LG아트센터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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