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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숫자녀 계숙자’(10) 숙자에게 서희는 나와 닮은 존재임과 동시에 또 다른 나

발행일 : 2018-05-10 11:32:03

김형규 제작, 김형섭 각본/연출, MAKETH(메익스)가 만든, oksusu(옥수수) 채널의 웹드라마 <숫자녀 계숙자> 제10회는 ‘나를 찾아줘’이다. 갑자기 사라진 서희(엄채영 분)를 찾는 긴박하고 초초한 시간을 통해 숙자(전혜빈 분)는 자신의 내면에 꽁꽁 숨겨두었던 자기 자신의 모습을 찾게 된다.
 
숙자에게 서희는 나와 닮은 존재임과 동시에 또 다른 나인 것인데, 비슷한 아픔을 접하면서 스스로의 아픔에 직면하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숙자는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내는데, 철두철미한 숫자녀가 아닌 빈틈이 있는 그런 모습이 숙자의 본모습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 서희가 사라진 이유? 나를 찾아줘?
 
숙자는 본인 때문이라는 죄책감을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가지고 있다. 본인이 직접 잘못한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주변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죄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어릴 적 상황과 서희가 없어진 현재의 상황, 두 경우 모두 숙자는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다.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사라진 서희를 찾을 때 숙자는 처음에는 어른의 입장에 있었는데, 자신의 어릴 적 경험과 기억을 떠올리면서 서희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된다. 서희를 찾는 과정은 숙자가 자신의 본모습을 찾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어둡고 푹신푹신한 곳이 처음에는 무서웠는데 이제는 제일 편한 곳이 됐다는 서희처럼, 숙자도 똑같은 마음으로 아픔을 견디고 극복했던 것이다. 서희에게 투사되는 숙자의 마음은, 숙자에게 서희는 나와 닮은 존재임과 동시에 나의 다른 모습으로 느껴진다는 것을 확인하게 한다.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의식의 수준에서 감당하기 힘들어 내면에 꼭꼭 숨겨두고 문을 닫은 채 꽁꽁 얼려놓은 것을 다시 꺼내는 것은 쉽지 않다. 시간이 지나서 어른이 됐다고 하더라도 그 아픔의 순간으로 돌아가는 것은, 그 아픔의 순간을 마주하는 것은 어른이 된 내가 아니라 그때의 나이기 때문이다.
 
숙자는 스스로 내면의 기억과 아픔에 직면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철저하게 숫자에 집착하는 삶을 살아왔던 것인데, 서희를 통해 자신의 아픔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꽁꽁 숨겨둔 내면의 아픔에 대해 서희가 빗장을 여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 숫자를 걷어낸 세상, 가슴이 터질 듯이 뛰는 숙자
 
<숫자녀 계숙자> 마지막회에서 숙자는 숫자를 걷어낸 세상에서 자신의 가슴이 터질 듯이 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집착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고, 굴레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숫자’를 ‘완벽주의’로 바꾸면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숙자의 이야기는 적용될 수 있다. 무조건 추종하고 지켜야 할 가치였던 숫자에서 벗어나면서 행복해지기 시작한 숙자처럼, 완벽주의에서 벗어난다면 세상이 행복해지는 사람들은 참 많을 것이다.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 결말은 숙자의 해방이라고 볼 수 있다. 숙자가 숫자에 집착했던 것은 과거의 경험과 기억에 살아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 선택이었지만, 그 선택은 숙자가 감당할 수 있는 시간이 됐을 때고 숙자를 스스로 구속하고 있었다.
 
숙자는 스스로 만든 마음의 감옥에서 나온 것인데, 숙자 스스로의 노력도 있었지만 서희를 통해 숙자가 자기 자신의 내면을 보게 됐다는 점이 의미 있다. 누군가를 위하는 진실된 마음이 있다면, 그 마음은 결국 나를 치유하게 될 것이라는 아름다운 결말을 <숫자녀 계숙자>는 시청자들에게 선물한다.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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