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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갤러리] ‘최은희 개인전’ 봄꽃축제에 온 것 같은 화사함과 생명력이 기분을 좋게 만든다

발행일 : 2018-04-27 15:34:26

<최은희 개인전>이 4월 25일부터 5월 1일까지 갤러리 루벤에서 전시 중이다. 전시장으로 들어가면 봄꽃축제에 온 것 같은 화사함이 기분을 좋게 만든다. 꽃 자체가 아름답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림에 생명력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최은희 개인전>의 작품들은 멀리서 보면 세밀하게 정돈된 느낌을 주지만 가까이로 다가가면 과감한 붓 터치를 볼 수 있는데, 섬세하면서도 동적인 생명력을 전달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 ‘행복으로 가는 수레바퀴, 100.0×72.7cm’

‘행복으로 가는 수레바퀴, 100.0×72.7cm’는 꽃이 가득 담긴 수레 자체를 선물 받는다면 정말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작가가 상상이 아닌 실제 모습을 보고 그린 것이라면 수레에 꽃을 실제로도 참 예쁘게 담았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행복으로 가는 수레바퀴, 100.0×72.7cm’. 사진=최은희 제공 <‘행복으로 가는 수레바퀴, 100.0×72.7cm’. 사진=최은희 제공>

사람이 끌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수레의 앞부분은 작은 화분에 걸쳐 있는데, 화분에 지나치게 의지하거나 혹은 화분을 억누르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안정된 균형을 이루면서도 동적인 기운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림의 구도 또한 그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품의 제목에는 ‘꽃’이 없고 ‘행복’과 ‘수레바퀴’가 있다. 우리가 꽃이 있는 수레로 가서 행복해지는 것일 수도 있지만, 수레에 담긴 많은 꽃들이 수레바퀴의 움직임으로 인해 행복의 세계, 행복의 장소, 행복의 시간으로 간다는 뜻일 수도 있는데, 그런 의미로 바라보면 꽃과 수레바퀴가 모두 희망에 차 행복한 모습으로 보인다.

◇ ‘With charity Ⅰ(사랑으로 함께), 72.70×72.7cm’

‘With charity Ⅰ(사랑으로 함께), 72.70×72.7cm’는 원경과 근경의 느낌이 차이가 있는 작품이다. 작품에서 떨어져서 감상하면 크고 시원시원하면서도 안정된 정적인 식물의 느낌을 주는데, 초근접해서 바라보면 강하게 막 꿈틀거리려고 하거나 아니면 움직임을 막 멈춘 상태처럼 동적인 느낌을 주기도 한다.

‘With charity Ⅰ(사랑으로 함께), 72.70×72.7cm’. 사진=최은희 제공 <‘With charity Ⅰ(사랑으로 함께), 72.70×72.7cm’. 사진=최은희 제공>

초근접해서 과감한 붓 터치에 몰입해 부분만 바라보면 추상화처럼 생각되기도 하는데, 전체적으로 볼 때 구체적인 모습을 가진 그림으로 보인다는 점은 흥미롭다. 작가는 벽화 등 이 작품보다 훨씬 큰 작품을 그리게 됐을 때도 과감한 결단과 행동력으로 시원시원하게 진도를 뽑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부분이 섬세해도 전체적으로는 섬세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그림도 많은데, 작가가 과감하게 그리면서도 전체적으로 무척 섬세한 작품이 되도록 결과를 만든다는 점은 놀라고 감탄하게 만든다.

◇ ‘With charity Ⅳ(사랑으로 함께), 72.70×53.0cm’

‘With charity Ⅳ(사랑으로 함께), 72.70×53.0cm’의 빨간색 꽃은 타오르는 불꽃이거나 아니면 녹아내리는 불꽃같은 느낌을 준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타오르는 사랑으로 생각되기도 하고, 번지는 기법을 활용한 것을 보면 사랑 안에 분노가 있을 수도 있다고 예상되기도 한다.

‘With charity Ⅳ(사랑으로 함께), 72.70×53.0cm’. 사진=최은희 제공 <‘With charity Ⅳ(사랑으로 함께), 72.70×53.0cm’. 사진=최은희 제공>

빨간 꽃 사이에 초록 잎이 마치 토핑을 한 것처럼 표현돼 있는데, 붉은 정렬의 마음과 안정적인 초록의 마음이 뒤섞이지 않고 잠시 분리된 내면을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상하 방향으로 대상들이 위치해 있는데, 굵은 점선처럼 표현된 짙은 분홍색은 좌우로 펼쳐져 있어 균형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만약 그림에서 짙은 분홍색을 제외한다고 가정하고 보면 그림이 더 역동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불안하게 보일 수도 있는데, 짙은 분홍색이 완충의 역할을 한다는 점은 흥미롭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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