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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스테이지] 윈디캣 ‘그날 나도 지구에 있었어’ 서로 다른 장르 속에 공통적인 정서가 흘러

발행일 : 2018-03-13 16:51:14

윈디캣이 3월 14일 앨범 ‘그날 나는 지구에 있었어’를 발매한다. 18년 차 아티스트로 그런지록, 펑크록, 모던록, 팝, 일렉트로닉, 신스록, 어쿠스틱, 스페이스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펼쳐왔는데, 장르의 통일성을 추구하지 않는다기보다는 장르의 통일성에 집착하지 않는 팀이라고 볼 수 있다.

윈디캣에서 오영석(프로듀싱, 보컬, 기타)과 김혜림(보컬, 키보드, 어쿠스틱 기타)은 ‘그날 나는 지구에 있었어’를 통해 지구에게, 서로에게, 함께한 친구들에게 이야기의 편지를 전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윈디캣(Windycat). 사진=필뮤직 제공 <윈디캣(Windycat). 사진=필뮤직 제공>

◇ 영화의 OST 같은 느낌을 주는 ‘지구’(Pop alternative rock)

‘지구’는 영화의 OST 같은 느낌을 준다. 우주선에 타고 있다기보다는 우주선으로 장엄하게 걸어가는 모습이 연상된다.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노랫소리는 가사를 더욱 궁금하게 만드는데, 가사가 굉장히 강할 수도 있다고 예상됐지만 함축적으로 표현돼 있어서 듣는 사람에 따라서 가변적인 수위로 받아들일 수 있다.

윈디캣(Windycat). 사진=필뮤직 제공 <윈디캣(Windycat). 사진=필뮤직 제공>

중간에 기악만 연주되는 시간을 거쳐 본격적으로 다시 돌아오는데, 노래가 마무리되다가 환호를 받고 무대에 다시 돌아와 앙코르로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완급의 리듬을 타고 있다.

‘지구’가 라이브로 연주되면 어떤 느낌을 줄지 궁금해진다. 귀 기울여 듣는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볼륨을 높이며 떠들썩하게 연주될 수도 있다고 생각되는데,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다양한 뉘앙스를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 반복된 일상의 허무함을 나지막한 대화를 하듯 전달하는 ‘리기다 소나무’(Pop ballad)

‘리기다 소나무’는 “내 옆에 그 시간들 멀어져 가는 건 그건 너의 기분 탓 그리고 또 한 가지 멀어져 가버린 건 그건 너의 마음뿐야”이라는 가사로 시작한다. 가사를 음미하면 반복되는 일상의 허무함을 표현하고 있는데, 나지막하게 대화를 하듯 전달되는 정서는 그냥 허무함을 드러낼 뿐 다른 사람을 지목해 공격할 마음은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윈디캣(Windycat). 사진=필뮤직 제공 <윈디캣(Windycat). 사진=필뮤직 제공>

‘리기다 소나무’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소소하지만 구체적인 상황과 그 속에 담긴 감정을 리기다 소나무에 투사해 감정이입하는데, 리기다 소나무처럼 잊힌다는 두려움은 잊는 것과 잊히는 것을 모두 포함한 것으로 생각된다.

남자의 이야기에 대해 여자가 화답하는 형식을 가지고 있는데, 직접적이라기보다는 리기다 소나무를 통해 정서와 감정을 완충하고 가다듬는데, 리듬 또한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 ‘How are you’(Folk), 윈디캣과 함께한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

‘지구’가 지구에 던지는 메시지이고, ‘리기다 소나무’는 남녀가 서로에게 마음을 전하는 이야기라고 하면 ‘How are you’는 고양이 윈디캣이 이제껏 함께한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할 수 있다.

‘그날 나도 지구에 있었어’ 앨범 커버. 사진=필뮤직 제공 <‘그날 나도 지구에 있었어’ 앨범 커버. 사진=필뮤직 제공>

‘How are you’는 이번 앨범의 세 곡 중 가장 서정적인 곡이라고 볼 수 있다. 콘서트에서 팬들과 합창하기 좋은 스타일의 곡으로 가벼운 율동을 따라 할 수도 있을 듯하다. 노래 가사에 이름이 등장하는 사람들은 무척 감동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날 나도 지구에 있었어’에 수록된 세 곡은 서로 다른 장르를 표방하고 있지만, 공통적인 정서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 곡만 들으면 윈디캣은 독특한 팀이라기보다는 공통적인 연결고리와 함께 다양성을 가지고 있는 팀이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느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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