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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화유기’(18-2) Deci & Ryan의 자기결정성 이론으로 바라본 오연서의 동기

발행일 : 2018-03-02 05:51:54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 제18회까지 진행된 오연서(진선미/삼장 역)의 행동을 Deci와 Ryan의 자기결정성 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 SDT)을 통해 살펴보면 내재화의 과정으로 간다는 점은 이승기(손오공 역)와 비슷하지만, 디테일과 속도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기결정성 이론으로 볼 때 오연서는 이승기보다 훨씬 수용적인 선택을 한 이유를 확인할 수 있는데, 오연서가 삼장으로서의 소명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이유도 동기의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파괴력을 가진 요괴가 아닌 인간 역할이기에 Ryan & Deci의 자기결정성 이론을 적용할 때 더욱 와닿는 오연서

Ryan & Deci의 자기결정성 이론은 인간이 자율적이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고 보는 이론으로 ‘자율성’이 핵심 개념이다. ‘화유기’를 보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며 행동하던 오연서는, 차승원(우마왕 역)과 이승기의 요구에 의해 움직이기도 하다가, 자신의 소명을 직접 다가서는 적극성을 점점 보이고 있다.

오연서는 어릴 적부터 귀신의 모습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자신이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다른 삶을 산다는 것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는데, 어린 시절에 다른 선택의 방법을 모르는 상태에서 자기결정성이 전혀 없는 무동기(amotivation)에 의해 움직였다고 볼 수 있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귀신이 나타나면 우산을 펴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을 그냥 받아들인 것인데, 만약 어린 시절부터의 상황이 아니었다면 무조절, 무동기보다는 외적조절(external regulation), 외적동기에 의해 외부에서의 압력과 강요를 자각하면서 행동했을 수도 있다.

오연서는 어릴 적부터 귀신에 의해 위협받는 친구를 우산으로 보호했고, 커서 부동산을 운영하면서 악귀가 든 집에서 악귀를 내쫓거나 혹은 억울한 영혼을 위로하며 달래주기도 했는데, 외부적인 상황에서 오는 것을 점차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큰 저항 없이 수행한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오연서가 귀신을 보는 것과 삼장의 소명을 하는 것은 별개의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자기결정성 이론에 따르면 동기의 내재화와 통합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설정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정말 평범하게 살았던 사람이 삼장으로 선택됐으면 동기의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오연서가 이승기를 만나면서 삼장의 소명을 가진 것처럼 진행되다가, 제18회에서는 태어나면서부터 오연서는 삼장의 소명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 명확하게 밝혀지는데, 자기결정성 이론에 입각해서 볼 때도 두 번째 스토리텔링이 훨씬 더 개연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자율성 욕구, 유능감 욕구, 관계성 욕구를 모두 증진하는 오연서

자기결정성 이론은 인간이 역량과 기능을 잘 발휘하려면 자율성 욕구(need for autonomy), 유능감 욕구(need for competence), 관계성 욕구(need for relatedness)의 세 가지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하다는 이론이다.

이 세 가지는 태어나면서부터 가진 보편적 특성이라고 보는데, ‘화유기’의 오연서는 어릴 적부터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이 모두 결핍돼 이 세 가지에 관한 심리적 욕구가 모두 결핍돼 있었고 충족이 필요했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이승기는 자율성 욕구와 관계성 욕구가 점점 충족됐다고 볼 수 있는데, 오연서는 유능감 욕구까지도 증진되고 있다. 이세영(아사녀 역)과 몸이 바뀌었다가 다시 돌아오는 과정을 통해 예지력을 얻게 된 오연서는 유능감을 스스로 느끼며 좋아하는데, 그런 오연서를 보면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계속하는 이승기에 의해 오연서의 내재동기는 더욱 고양된다고 볼 수 있다.

누군가와 친밀한 관계를 가지기 어려웠던 오연서에게 이승기는 의미 있는 타자가 되는데, 이승기와의 관계성 증진은 애정의 관계로 볼 수도 있지만 따뜻함과 보살핌, 안전과 안정을 주고받는 관계라고 볼 수도 있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전반부에 이승기를 보면 원망과 두려움을 얼굴에 표현했던 오연서는 점차 사랑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다가 이제는 무척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오연서와 이승기의 관계에서 사랑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안전감이라고 볼 수 있다.

평범함의 가치를 그렇게 바라던 오연서가 삼장의 소명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려고 하는 것은 외재동기가 점점 더 내재동기로 내재화되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자율성 욕구를 충족해 간다는 점 또한 주목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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