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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스테이션 7’ 아직 우리가 이루지 못한 미래의 이야기를 30년 전의 이야기로 보면서

발행일 : 2017-11-21 17:06:26

클림 시펜코 감독의 ‘스테이션 7(Salyut 7)’은 1985년 냉전 시대, 우주를 향한 국가 간의 끝없는 전쟁이 펼쳐지던 시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소비에트 연방의 전유물인 살류트-7 무인 우주 정거장이 제어에서 벗어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블라디미르(블라디미르 브도비첸코프 분)와 빅토르(파벨 데레비앙코 분)에게 인류 역사상 최대 미션이 주어진다.

이 영화는 실화의 역사적인 사건이 주는 스토리텔링과 함께 그 역사 속에 있었던 인물의 내면에 깊숙이 들어가면서 우주와 지구, 인간, 외적으로 강한 장애물과 내부의 두려움의 매크로한 면, 마이크로 한 면이 모두 살아 숨 쉬고 있는 작품이다.

‘스테이션 7’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진진 제공 <‘스테이션 7’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진진 제공>

30년도 넘는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관람하면서, 누군가에게는 추억 같은 이런 이야기가 아직 우리에게는 이루지도 못한 미래라는 점은 감동을 감동으로 느낄 수만은 없는 불편함 또한 느끼게 만든다.

◇ 성공과 실패,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느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만드는 절박한 상황에서

‘스테이션 7’은 궤도를 이탈한 우주 정거장과 우주선의 수동 도킹, 그리고 그 이후 우주 정거장의 수리 등 결코 쉽지 않은 임무를 다루고 있다. 성공과 실패,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느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만드는 절박한 상황에서 인간의 선택에 대해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만드는 작품이다.

‘스테이션 7’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진진 제공 <‘스테이션 7’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진진 제공>

당장 죽을 수도 있다는 절박함과 두려움, 미션을 수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한계에 대한 답답함, 이것만 해결하면 조국과 과학 역사에 큰 획을 그을 수 있다는 희망이 혼재돼 있는데,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느냐에 따라 극과 극의 결과와 평가가 나올 수 있기에 긴장감이 지속된다.

실제로 블라디미르와 빅토르의 입장이 된다면 마음은 더욱 복잡할 수 있다. “금방 올 거야?”라는 가족의 질문에 현실을 직시한 대답보다는 의지를 포함한 대답을 할 수밖에 없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스테이션 7’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진진 제공 <‘스테이션 7’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진진 제공>

지구로 돌아가지 못하고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상실의 고통 자체도 무겁지만, 상실의 고통이 올 것이라는 예측 속 무력함과 절망감은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강한 체력과 강한 멘탈, 최고의 지식과 최상의 경험이 모두 있어야 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우월적인 자신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두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점 또한 주목된다.

‘스테이션 7’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진진 제공 <‘스테이션 7’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진진 제공>

◇ 아직 우리가 이루지 못한 미래의 이야기를 30년 전의 이야기로 보면서

‘스테이션 7’은 나사(NASA; 미국항공우주국)가 경계했던 역사적인 우주 미션을 담고 있다. 아직도 냉전시대가 지속됐다고 가정하면, 어쩌면 이 영화를 보면서 소비에트 연방의 미션이 실패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졌을 수도 있다.

냉전시대가 끝났기에 정치적인 시야보다는 우주 과학의 발전과 인간 생명의 존엄성이라는 영화적 측면에서 다소 마음 편하게 관람할 수 있지만,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점은 또 하나 존재한다.

‘스테이션 7’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진진 제공 <‘스테이션 7’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진진 제공>

인공위성은 가지고 있고 고체 로켓 기술까지는 보유하고 있지만, 우주 정거장은 물론 액체 로켓 기술도 아직 없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볼 때는 ‘스테이션 7’은 단지 영화적 이야기로만 볼 수 없기도 하다.

우리에겐 과거의 이야기가 아닌 아직 경험하지도 못한 미래라는 점은 영화를 보면서도 마음 한 편을 불편하게 만든다. 우리는 언제쯤 ‘스테이션 7’을 보며 남 이야기처럼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

‘스테이션 7’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진진 제공 <‘스테이션 7’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진진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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